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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인 건 괜찮지만 드러내지는 말라고?

  • Rich Hawkins
  • 입력 2015.06.25 13:22
  • 수정 2016.06.24 14:12
ⓒJuanmonino via Getty Images

2015년인 지금, 나는 내 남자 친구의 손을 잡는 게 마음에 걸린다.

내가 어렸을 때는 드라마 '퀴어 애즈 포크'가 TV 방영 중이었다. 십대 때는 '윌 앤 그레이스'에 열광했다. 온갖 드라마에 게이 캐릭터들이 나왔고, 게이 셀러브리티들이 타블로이드를 장식했고, 심지어 내 성교육 교사조차 동성애자가 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어렸을 때 나는 알고 지내는 게이는 없었지만, 게이들을 무시하는 세상에 사는 것도 아니었다.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세상은 변하고 있었고 내가 13살 때 커밍 아웃했을 때는, 말썽은 많았지만 적어도 게이들이 받아들여지기 위한 싸움에서 진전을 하고 있던 사회 안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미국의 남녀 20대 동성애자들은 성인으로서의 인생 내내 충만하고 진정한 삶을 살 수 있는 최초의 게이 세대의 일원이라는 엄청난 특혜를 누린다. 물론 아직 그런 특혜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고, 내가 특혜를 받은 소수라고 말할 수 있는 것 역시 정황이 그랬기 때문이지만, 그래도 특혜는 존재한다. 그러나 운 좋은 집단에 속한 우리들에게도 편안하고 안전하기 위해서는 자유의 한계가 따른다.

나는 동거하며 내 삶을 함께 나누는 오래 만난 남자 친구가 있지만, 나는 그의 손을 잡지 않는다. 우리는 의식/무의식적으로 공공장소에서는 만지지 않지만, 둘이 있을 때는 매우 사랑하며 애정을 표현한다. 친구들은 좀 지나칠 정도라고 말했지만, 그건 다른 문제다. 우리가 낯선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애정 표현을 하지 않는 게 두려움 때문이라는 건 지나치게 단순화한 말도, 드라마틱한 말도 아니다. 아직도 사회는 동성 관계에 오명을 붙이고, 그로 인해 많은 게이들이 '모르는 것', 즉 다른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는 것을 두려워한다.

과거에 성소수자들이 받았던 취급에 비하면 이건 사소해 보일지 모르지만, 소수자들이 정말로 평등해지려면 우리는 수치나 두려움을 느낄 필요가 없는 관계를 가져야 한다. 내가 공공장소에서 내 남자친구의 손을 잡으면 사람들은 우리를 쳐다볼 것이다.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겠지만 볼 것이다. 만약 특정 지역, 특정 사람들 앞에서라면 훨씬 나쁜 반응이 있을 것이다. 미리 방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혼 평등은 게이 인권에 있어 기념비적인 순간이지만, 관계가 무엇인가에 대한 태도를 바꾸고, 이성애자들에겐 당연한 것인 애정의 정상화를 이루려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사람들은 동성애 공포증이 있어서 쳐다보는 것만은 아니다. 익숙하지 않은 것을 보면 호기심이 생기는 인류의 흔한 습관 때문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거기엔 다른 면이 있고, 그것이 우리가 동성애에 수치를 연관짓는 것이다 - 동성 관계가 이상적이지 않고, 전통적인 이성간의 조합보다 못하다고 보는 것이다.

사람들이 동성애에 수치를 연관짓는 완벽한 예를 보고 싶으면, TV에서 이성애자 남성 캐릭터가 게이라고 오인받는 우스운 설정들을 생각해보라. 이성애자 남성을 게이라고 놀리거나, 친한 친구와 같이 잔다고 놀리는 고전적인 농담 형식을 생각해보라. 이성애자 남성들이 서로 애정 표현을 하는 척하며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는 사진들을 보라.

그러나 그것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이성애자 남성 -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수 - 에게 게이냐고 물었을 때의 반응이다. 동성애자라는 가정은 모욕으로 받아들여지고, 게이가 아니냐는 말을 들으면 자신을 변호하게 된다. 결국 그건 게이라는 건 좋은 것이 아니라는 잠재적인 느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사람이 게이인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당신이 게이라는 것은 단점인 것이다. 만약 당신이 내게 발 사이즈가 10이냐고 물으면 나는 아니라고 하겠지만, 당신이 내게 인종차별주의자냐고 물으면 나는 극구 부인하고 방어할 것이다. 극명한 차이다.

이유를 분석하자면 끝도 없고, 큰 이유는 가부장제가 우리에게 알파 수컷이 왕이고 암컷은 부차적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사회의 표준이 게이가 되는 건 여성적 특징을 갖는 것이라고 말하기 때문일 것이다. 남성 먹이 사슬에서 꼭대기에 올라가려는 경쟁에서, 게이 남성은 결코 이기지 못할 것이다. 이성 규범적, 가부장적 문화가 사라져야 한다. 게이 남성이 흑인 여성들의 문화를 도용한다는 2014년의 악명 높은 기사에서,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것은 게이 남성이 남성의 특혜 때문에 이득을 누린다는 주장이었다. 물론 어느 정도 그렇기는 하지만, 남성이라고 해서 가부장제의 피해자가 되지 않는다는 가정은 옳지 않고, 게이 남성들은 특히 그렇다.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사내답게 굴고, 정체성을 숨기고, 들키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도 수치심은 발생한다.

올해 성소수자들의 애정 표현을 정상화하자는 캠페인이 론칭되었다. 홀딩 핸즈 4 이퀄리티(Holding Hands 4 Equality)는 국제 동성애 혐오 반대의 날(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Biphobia, and Transphobia)을 지원하며 다른 사람과 손을 잡은 사진을 공유하기를 권장했다. 게이일 필요는 없고, 그냥 사람이면 되는 것이었다. 나는 큰 관심을 가지고 그 행사를 지켜보았고, 내 안에서 무엇인가가 움텄다. 나는 내가 게이라는 것, 나의 관계에 대해 수치스럽지 않지만, 나는 사람이고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불안해 한다. 그 캠페인은 계속될 것이고, 성공한다면 큰 진전이 될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공포를 느껴서는 안 된다 - 지금은 2015년이고, 비틀스의 노래처럼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싶다.

허핑턴포스트US의 It's Okay to Be Gay, Just Don't Touch Each Other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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