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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보이' 역사상 첫번째 트랜스젠더 모델이었던 여자(사진)

  • 강병진
  • 입력 2015.06.24 12:36
  • 수정 2015.06.26 11:52

모델이자 배우인 캐롤라인 “툴라” 코시(Caroline “Tula” Cossey)는 지난 1991년 9월, ‘플레이보이’에서 화보를 촬영했다. 이 사진은 플레이보이의 역사에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됐다. 코시는 플레이보이 역사상 처음으로 화보를 찍은 트랜스젠더였기 때문이다. 최근 코시는 20년 만에 ‘플레이보이’에 등장해 인터뷰를 가졌다.

1954년 영국에서 태어난 코시는 1970년 호주 보그와 하퍼스 바자등의 패션매거진을 통해 데뷔했다. 1981년에는 12번째 007 시리즈인 ‘유어 아이즈 온리(For Your Eyes Only)에 출연했고, 이를 계기로 극중이름인 ‘튤라’(Tula)란 애칭을 얻었다.

'007 유어 아이즈 온리' 출연 당시, 로저 무어와 본드 걸들. (맨 왼쪽이 코시)

하지만 영화가 개봉한 후, 영국의 한 타블로이드 매체의 보도로 그녀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이 공개됐다. CBS뉴스에 따르면, 당시 이 매체의 1면 타이틀을 다음과 같았다고 한다.

"제임스 본드 걸은 소년이었다!"(James Bond Girl Was a Boy)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진 후, 현재 미국 애틀란타에서 조용한 삶을 살고 있는 코시는 이제 60세의 할머니가 됐다. 그는 ‘플레이보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계적인 트랜스젠더 모델로 알려지는 것과 그냥 성공한 모델이라고 알려지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어요. 그건 같지 않아요. 내가 서커스 공연을 하는 기분이었어요.”

‘플레이보이’는 공식적으로 “코시가 ‘플레이보이’ 매거진에서 '플레이메이트'로서 스프레드 컬러 누드화보가 실린 유일한 트랜스젠더 모델”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4년 5월에는 아인스 라우( nes Rau)라는 이름의 트랜스젠더 모델이 등장한 바 있지만, 그건 화보형태가 아니었다.

코시는 자신의 인터뷰와 함께 다시 플레이보이에 실린 화보에 대해 말하면서 “당시 촬영이 매우 긍정적인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플레이보이’의 운영진은 대부분은 남성이고, 이성애자에요. 그들은 나를 플레이보이로 불러주었고, 나의 섹시하고 매력적인 부분을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걸 입증했죠. 그건 내가 화보를 찍었던 목적이기도 했어요. “

당시 코시는 트랜스젠더로서 출생증명서의 성별을 바꿔달라고 영국 정부에 청원하는 등 여러 활동을 시도했다. 그리고 그녀의 화보가 공개된 1991년 당시, 많은 언론 매체는 그녀와 그녀의 이야기에 대해 주목했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 알 기회를 준 것이죠. 또 그들이 (나에 대해서) 이해하고 공감할 수있는 기회이기도 했어요. ‘플레이보이’가 나에게는 매우 훌륭한 플랫폼이었던 거죠.”

트랜스젠더 커뮤니티는 지난 수년간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코시는 “그에 대해서는 아직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2등 시민이라는 느낌을 떨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그건 정말 나에게 단단히 박혀있고, 태어날 때부터 주입된 것 같은 느낌이에요. 사람이 자라면서 (사회적 기준에) 자신을 맞추지 않으면, 누구와도 어울리지 못하고 괴롭힘을 받아요. 그러니 그런 느낌은 단 5분 만에 사라질 수 있는 게 아니죠. 영영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아요.”

코시의 인터뷰 전문은 이곳에서 볼 수 있다.

 

허핑턴포스트US의 Caroline 'Tula' Cossey, Who Became Playboy's First Transgender Model, Looks Back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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