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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박가분, 고대 대학원 총학생회장 자진사퇴(전문)

  • 김병철
  • 입력 2015.06.24 08:08
  • 수정 2015.07.31 11:14

업데이트 : 2015년 7월31일 15:14 (추가)

박원익(필명 박가분) 고려대학교 대학원 총학생회장이 '데이트 폭력' 의혹에 대한 자신의 대응이 적절하지 못했다며 자진사퇴했다.

박씨는 24일 자신의 블로그에 사퇴문을 올렸다. 그는 폭력 혐의는 부인했으나, 총학생회장임에도 개인적으로 대응한 점과, 당사자의 실명을 거론한 점이 부적절했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씨는 "원총 집행부는 저에게 '직무정지' 처분과 '자진사퇴' 그리고 '사과문' 게시를 요구하였고 저는 이를 수용하는 바입니다. 제가 대응과정에서 논란을 일으킨 점에 관해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밝혔다.

박씨는 이어 "혐의내용에 대한 반박을 떠나서 물의를 일으킨 과정에서 저 자신을 되돌아보는 자성의 시간을 갖겠습니다. 구체적인 대응 이전에 충분한 경청과 조언의 시간을 갖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박씨의 옛 여자친구라는 A씨는 박씨가 '데이트폭력'을 했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아래는 박씨의 사퇴문이다.

원총회장직을 사퇴하며 드리는 말씀

안녕하십니까. 저는 경제학과 석사과정 3학기에 재학 중인 박원익이라고 합니다.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으로 재직 중에 있었습니다. 저는 6월 20일 새벽 경에 저에 대해서 강제추행과 협박 그리고 폭력행위 등의 데이트 성폭력 가해 혐의를 온라인상에서 주장하는 글을 읽고 6월 21일 새벽 경에 혐의내용을 부인하며 관련 입장을 밝힌 글을 두 차례 SNS와 온라인상에 올렸습니다. 저의 글은 온라인상에서는 구체적인 폭로를 하지 않은 채 저자로서의 모든 타이틀을 내려놓고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혐의내용을 인정할 수 없으며 데이트폭력의 정황으로 말한 대부분의 사실관계조차 틀리거나 악의적으로 왜곡되었습니다.

한편 6월 22일의 논의에서 원총 집행부는 저에게 “직무정지” 처분과 “자진사퇴” 그리고 “사과문” 게시를 요구하였고 저는 이를 수용하는 바입니다. 제가 대응과정에서 논란을 일으킨 점에 관해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으로서의 신분을 유지하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비록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으나 이를 빌미로 저의 정체성을 망각하고 저의 본의에 맞추어 대응을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원총 집행부와 차기회장단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은 채 저 개인의 입장을 올렸습니다. 이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이는 회장으로서의 “직무방기”라는 질책을 수용합니다.

또한 이미 공연성과 전파성이 있는 SNS에서 먼저 신상공개가 된 상태에서 데이트 폭력 가해자라는 확신범으로 몰려 여론재판을 받는 중이었고, 대개의 학내사건과 달리 과거에나 지금이나 저 자신이 당사자에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위력행사를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폭로글을 통해 관련당사자들의 명칭이 SNS 등의 링크를 통해 이미 광범위하게 전파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혐의제기자의 명칭을 거론하는 것이 이후 원총이 학내에서 반성폭력연대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기본적인 신뢰를 깨뜨릴 위험이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사인과 사인 간의 권리문제를 떠나 학생회장이라는 신분으로서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습니다. 섣부른 대응으로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에 있어서도 학생사회 전체에 깊이 사과드리고 이 역시 원총회장으로서의 책임방기라는 다수의 판단을 수용하는 바입니다.

그 동안 저에게 과분한 지지와 격려 아껴주지 않은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 드립니다. 또한 공인으로서의 신분을 망각한 행동에 관해서 학생사회 구성원 전체에 대해서도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대학원 사회 내에서 공인으로서든 사인으로서든 이 사안에 관한 무한책임을 지겠습니다.

지금도 일부언론과 SNS 상에서는 저를 확신범으로 몰며 조리돌림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오늘 부로 저는 모든 자리를 내려놓고 한 명의 사인으로 돌아갑니다. 앞으로도 온라인상의 대응은 자제하며 보다 더 차분하게 대응하겠습니다. 또한 혐의내용에 대한 반박을 떠나서 물의를 일으킨 과정에서 저 자신을 되돌아보는 자성의 시간을 갖겠습니다. 구체적인 대응 이전에 충분한 경청과 조언의 시간을 갖겠습니다. 원총 집행부가 고민 끝에 한 결정을 존중하며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2015년 6월 24일 박원익

*박원익씨의 제보로 아래 내용을 덧붙입니다.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는 지난 11일 "'박원익 총학생회장의 직무를 무기한 정지하며, 자진사퇴를 촉구한다'는 집행부의 입장은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었으며 그에 따라 모든 처분 및 권고가 '무효'임을 알립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원익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고대원총에서 저에 대한 사퇴권고와 사과요구가 절차상 무효였음을 선언하였습니다. 그러나 복귀의사는 없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사인의 신분으로 돌아가 저에게 부당하게 가해진 일련의 혐의들과 명예훼손 사건에 대한 대응에 전념하겠다는 의사는 변함이 없습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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