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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신흥국가, 2008년 이후 자금 유출 최대 기록

  • 원성윤
  • 입력 2015.06.23 12:26
  • 수정 2015.06.23 14:30
A broker sits under he curve of the German stock index DAX at the stock market in Frankfurt, Germany, Friday, June 19, 2015. (AP Photo/Michael Probst)
A broker sits under he curve of the German stock index DAX at the stock market in Frankfurt, Germany, Friday, June 19, 2015. (AP Photo/Michael Probst) ⓒASSOCIATED PRESS

아시아 신흥국가에서 글로벌 자금이 대폭 빠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기사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간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15일 시장조사기관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가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1주일간 글로벌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의 유출입 내역을 분석한 결과, 신흥국의 주식형 펀드에서 무려 92억7천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이 가운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에서 79억600만달러가 빠져나가며 자금 유출 강도가 가장 셌다. 이머징 전반에 투자하는 GEM펀드에서 8억2천900만달러, 중남미 지역에서 4억4천200만달러, EMEA(Europe, Middle East, Africa)에서 9천200만달러가 유출됐다. (6월15일, 연합인포맥스)

아시아의 자금 유출 대부분은 중국에서 발생했다. 중국 주식펀드서 나간 자금은 71억달러를 기록해 최근 강한 유입세에서 순식간에 급격한 유출로 방향을 바꾸었다. 중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이 같은 흐름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최근 1년간 50% 이상 상승한 상태지만 지난달 28일의 경우 신용거래 중단 우려로 6.5% 폭락세를 펼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6월13일, 머니투데이)

이미 이상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말레이시아 링깃화가치는 올 들어 달러화 대비 각각 8%, 7.3% 추락했고 브라질 헤알화와 터키 리라화는 각각 16% 이상 폭락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카스퍼 바르솔디 전무이사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미 국채보다는 신흥국 채권 가격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신흥시장이 긴축발작 재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6월14일, 서울경제)

이 같은 자금 유출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고 돼 있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손꼽힌다.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이 금리 인상을 할 경우 다른 신흥국가들의 불안정한 투자처 보다는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WSJ는 오는 17일 나오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회의 결과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미리 신흥국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상 시점으로 유력한 9월을 앞두고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사진)이 이번 회의에서 시장에 신호를 줄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최근 나온 내수와 물가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넘어선 것도 9월 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12일 발표된 6월 소비자태도지수는 94.6으로 전문가 예상치인 91을 웃돌았고,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0.5% 상승하며 전달의 마이너스에서 벗어났다. (6월14일, 한국경제)

매일경제는 "신흥국 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이 선진국 펀드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며 "지난 한 주(12~18일) 동안 선진국 주식 펀드로 모두 129억3100만달러가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22일 미국의 점진적 금리 인상 가능성과 월말을 앞둔 수출업체의 달러화 매도(네고)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 아래로 떨어졌다.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그럼에도 이번 금리 인상은 예측 가능한 상황이기에 어느 정도 대비가 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폴 챈 아시아담당(인베스코, 일본 제외) 최고투자책임자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서서히' 유출되고 있다”며 “2013년(긴축짜증, taper tantrum)의 반복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천천히' 금리 인상에 맞춰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가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지난 4월 코스피 2150선을 돌파하며 주식시장이 살아나는 듯 했지만 5월 말부터 하락세를 보이더니 6월23일 현재 2080선에 머물러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9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1월에는 1조390억원어치를 팔았지만 2월부터 5월까지 꾸준히 '사자'에 나서 넉 달간 10조6114억원 순매수했다. 하지만 이달 초부터 외국인들은 순매도로 전환하더니 22일까지 1조원 안팎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속 순매도한 것은 물론 16일에는 3137억원어치를 한꺼번에 팔아치워 1월 6일(3309억원) 이후 5개월여 만에 최대 규모 순매도를 보였다. (6월23일, 매일경제)

이 같은 글로벌 자금의 유출은 앞으로도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증시나 일부 동아시아 지역으로 자금이 소폭 이동하고 있지만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이 확실시 되고 있는 만큼 외국인이 매수세로 급격하게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수급의 주체였던 외국인 자금 유입이 둔화되면서 국내 주식시장 역시 지지부진한 흐름을 좀 더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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