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과학자들이 행복한 기억을 재활성화해서 쥐의 우울증을 치료하다

  • 김도훈
  • 입력 2015.06.22 12:03
  • 수정 2015.06.22 12:08

올해 초, 프랑스 신경과학자들이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쥐의 뇌를 해킹해서 기억의 감정적 성격을 바꿔, 중립적인 기억을 긍정적인 기억으로 바꾼 것이다.

MIT의 토네가와 연구실의 신경과학자들은 기억 조작 과학의 또다른 큰 발전을 이루었다.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인공적으로 행복한 기억들을 재활성화해서 우울증과 흡사한 행동을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인간의 우울증 치료에 흥미로운 적용을 이룰 수도 있는 발견이다. 만약 과학자들이 기억을 담고 있는 뇌 세포를 조작할 수 있다면, 우리는 뇌 전체에 작용하는 항우울제보다 더 좁은 타겟을 공략하는 우울증 약물 치료를 언젠가는 개발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치료를 위해 우리는 일단 특정 기억을 고립시키고, 자유롭게 인위적으로 그 기억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동물에게만 할 수 있고, 인간을 위해서는 우리의 데이터를 이런 회로의 작동 방식과 조작 방법을 알기 위한 기초적인 과학 프레임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이 연구를 주도한 MIT의 대학원생 스티브 라미레즈가 허핑턴 포스트에 보낸 이메일이다.

기억에 시동 걸기

어떻게 하는 걸까? 먼저 연구자들은 쥐들을 긍정적인 사교 경험에 노출시켰다. 그 경험의 행복한 기억을 담는 뇌 세포를 고립시키기 위해서다. 그리고 뇌세포를 속여 빛의 깜박임에 반응하게 만들었다. 사회적 교류가 끝나고 시간이 조금 지난 뒤, 연구자들은 긍정적인 기억이 저장된 뇌세포에 빛을 쏘아 기억을 재활성화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연구자들은 쥐들을 계속해서 스트레스에 노출시켜 우울증과 비슷한 증세 – 어려운 일을 쉽게 포기하거나 즐거운 행동에서도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등 - 를 일으켰다.

뇌세포가 재활성화되자, 쥐들은 우울증 증상과 전혀 다른 행동을 보였다. 그들은 기억이 활성화된동안에는 새로운 모티베이션과 기쁨을 느끼는 능력을 보였다.

그러나 우울증에 걸리고 나서 긍정적인 사교 경험을 하는 것은 같은 효과를 보이지 못했고, 증세를 조금 완화시키는데 그쳤다.

MIT 과학자들이 쥐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심고, 나중에 우울증 증상을 반전시키기 위해 그 기억을 재활성화시켰다.

새로운 우울증 치료법?

이번 결과가 즐거운 기억을 되살려주기만 하면 사람들이 우울성 에피소드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되나?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라미레즈가 설명하듯, 우울증의 흔한 증상은 긍정적인 기억에서 기쁨을 얻는 능력을 잃는 것, 심지어 애초에 기억조차 못하는 것이다.

“사람에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라고 명령할 수는 없습니다. 그 사람의 뇌는 긍정적으로 생각을 할 수가 없는 우울한 상태에 있기 때문이죠. 다리가 부러진 사람에게 걸으면 나아질 거라고 말하는 거랑 똑같습니다. 다리는 육체적 개입이 있어야 치료됩니다. 고장난 뇌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개입은 뇌에 끼어들어 그 기억에게 인위적으로 ‘시동’을 걸고 활동을 시작하도록 만드는 거예요.” 라미레즈가 말한다.

라미레즈는 언젠가는 과학자들이 우울증 증세가 나타나는 것을 사전에 막는 방법을 찾길 바란다.

“아주 스트레스가 심한 일이 일어나기 전에 긍정적인 기억을 몇 번이고 인위적으로 자극한다고 상상해보세요. 그리고 당신은 긍정적인 기억의 직접 효과로 훨씬 더 회복력이 좋은 상태로 스트레스가 심한 일을 겪게 되는 거죠. 보호 메커니즘이 될 수도 있습니다.” 라미레즈의 말이다.

과학계에서는 이 연구에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한다. “우울증과 같은 아주 심각한 질병의 기본적인회로를 이해할 뿐 아니라, 치료의 밑에 깔린 회로를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국립 정신 건강원의 디렉터 톰 인셀이 성명을 발표해 말했다.

허핑턴포스트US의 Scientists Reverse Depression In Mice By Reactivating Happy Memorie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페이스북에서 허핑턴포스트 팔로우하기 |

트위터에서 허핑턴포스트 팔로우하기 |

허핑턴포스트에 문의하기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우울증 #뇌 #기억 #쥐 #동물실험 #동물 #과학 #정신과학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