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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국가들은 총기 난사 사건 후 총기 단속법을 개정하는데, 미국은 왜?

  • 남현지
  • 입력 2015.06.22 11:25
  • 수정 2015.08.27 08:02
ⓒGettyimageskorea

허핑턴포스트 국제판 월드포스트는 매주 세계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주제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묻는다. 이번에는 하버드대학 데이비드 헤멘웨이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딜란 루프는 6월 17일에 역사적인 흑인 교회에서 한 시간 이상 성경 공부를 하다가 총기 난사를 시작했다. 엠마뉴엘 감리 주교 교회에서 9명이 사망했다. 목사, 최근 대학교를 졸업한 졸업생, 사서 등이었다.

다음 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해 침통한 언급을 했다. “나는 이런 성명을 너무 자주 발표해야 합니다. 커뮤니티들은 이런 비극을 너무 자주 견뎌야 합니다. 이번에도 무고한 사람들이 죽은 이유 중 하나는 남에게 해를 끼치고 싶었던 사람이 아무 어려움없이 총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나의 국가로서 우리는 이런 형태의 집단폭력이 다른 선진국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코네티컷 주 뉴타운의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 끔찍한 살상이 벌어진 뒤 총 구매자의 배경을 더 폭넓게 조사하자는 법안 발의가 실패한지 딱 2년 만에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에서 이런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졌다. 이번 비극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운동가들과 전문가들은 총기에 대한 더 강력한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요구를 보다 넓은 시각으로 보기 위해, 월드포스트는 다른 부유한 국가들의 총기 단속법과 총기 폭력에 대해 데이비드 헤멘웨이 박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헤멘웨이는 하바드 대학교의 건강 정책 교수이며 하바드 부상 통제 연구 센터의 디렉터이다. 그는 파일럿 프로그램인 전미 폭력 사망 보고 시스템을 이끌었으며 ‘사유 총기, 공공 건강(Private Guns, Public Health)’의 저자이다.

-다른 서구 국가들의 총기 단속법에 비하면 미국의 법은 어떤가?

=다른 고소득 국가의 총기 단속법은 미국에 비해 훨씬 강력하다. 총을 가진 사람이 거의 아무도 없는 영국이나 일본처럼 믿기 힘들 정도로 엄격한 총기 제한부터, 상당수가 총을 가지고 있는 캐나다 같은 곳까지 다양하다.

다른 나라들이 어떤 정책을 펴고 있는지 몇 가지 사례를 들겠다. 거의 모든 국가는 다 총기 면허증이 있어야 하고 – 미국에서는 없어도 되는 곳이 대부분이다 – 면허를 받는 것도 미국에 비해 훨씬 엄격하다. 미국의 배경 확인은 그저 당신이 유죄 선고를 받은 흉악범인지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고, 경찰의 재량이 발휘될 여지가 적다. 다른 국가들은 훨씬 더 기준이 까다롭다. 보증인이 필요할 때도 있다. 경찰이 당신의 배우자나 전 배우자에게 당신이 총을 갖고 싶어한다는 걸 알릴 때도 있다.

보통 대기 기간도 있다. 거의 모든 국가에서 총을 입수하기 전에 사격 훈련을 의무화하고 있고, 총을 얻고 나면 제대로 보관해야 한다. 상당한 이유가 없으면 총을 갖지 못하게 하는 국가들도 많다.

-더 엄격한 총기 단속법과 더 낮은 총기 범죄율 사이에 상관 관계가 있는가? 현재의 연구 결과는 어떤가?

=직접적인 이유를 논하기는 늘 어렵다. 심지어 담배가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나.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비교 가능한 주들과 국가들을 보면, 총이 많고 법이 약한 곳에는 총기로 인한 사망이 훨씬 많기 때문에 폭력 사망 사건도 더 많다는 것이다. 총의 수는 전체 범죄량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 같다. 총이 있으면 싸우다 죽을 확률이 더 높아질 뿐이다. 강도 사건에서의 사망 확률도 높인다.

미국과 다른 고소득 국가 전체를 비교해보면, 미국이 월등히 가장 총이 많고, 총기 단속법은 가장 약하다. 미국이 폭력에 있어서는 아웃라이어가 아니다. 총과 관련되지 않은 범죄 – 강도, 절도, 차량 도난 – 발생률이 미국에서 더 높다거나, 미국 아이들이 남들을 괴롭히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총기 관련 범죄를 보면 미국이 훨씬 높다.

미국이 아이, 여성, 노인들이 그렇게 높은 확률로 살해당하도록 내버려두는 이유가 무엇인가?

2010년, 5세에서 14세 사이의 미국 어린이는 다른 고소득 국가 20여개국(예를 들면 프랑스, 이탈리아 노르웨이, 캐나다, 일본,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영국 등)의 아이들에 비해 총으로 살해당할 확률이 18배 높았다. 동시에, 총이 아닌 이유로 살해당하는 확률은 다른 나라들과 아주 비슷했다. 전반적으로, 미국인은 다른 선진국 국민들에 비해 총으로 살해당할 확률이 25배 높다.

내가 가르치는 보건 대학에서 여러 해외 유학생들과 함께 일하는데, 아무도 미국을 이해하지 못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하는가? 왜 우리는 어린이, 여성, 노인들이 그렇게 높은 확률로 살해당하도록 내버려두는가?

-사람들이 총을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미국이 더 안전해진다고 하는 전미 총포 협회(NRA)와 같은 단체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완전히 틀린 말이라는 걸 숫자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들은 그 수치가 말이 되게 하려고 미국과 온두라스, 멕시코, 남아공을 비교한다.

비슷한 국가들끼리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시화된 곳은 도시화된 곳과, 시골은 시골과 비교해야 한다. 보통 총기 단속법이 약한 총이 많은 주와 법이 강한 총이 적은 주를 비교해보면 당신은 총이 적은 주에서 살고 싶어질 것이다. 한 곳에서는 죽는 사람이 많고 다른 곳에는 적다.

총기 지지자들은 시카고와 워싱턴 D.C.를 지목한다. 총기 단속법이 엄격하지만 살인 사건이 많은 곳이다. 하지만 그건 사실은 그 도시들에서는 법률이 느슨한 인근 지역에서 총을 구하기가 무척 쉽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매사추세츠는 법이 강하고 적어도 미국 안에서는 총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범죄자들은 버몬트와 뉴 햄프셔에서 총을 구한다. 매사추세츠는 괜찮은 편이지만, 근처의 다른 주들에도 이런 총기 단속법이 있었다면 지금보다도 더 나아졌을 것이다.

캐나다의 범죄자들이 미국에서 총을 구할 수 없다면 캐나다의 사정도 더 나아질 것이다. 멕시코 범죄자들도 미국에서 총을 구한다. 예전에 자메이카에서 온 인턴이 한 명 있었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자메이카의 범죄자들이 쓰는 총 중 80~85%가 플로리다의 세 카운티에서 온 것이라 한다.

-이번과 같은 총기 난사가 일어나면 우리가 총기 단속법을 강화해야 하는가 하는 새로운 논의가 불거진다. 다른 국가에서도 이런 논의가 있었고, 그 결과 변화가 있었는가?

=공공 보건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비극이 생기는 때가 무언가를 실천하고 바람직한 변화를 가져올 기회가 열리는 때이다. 총기의 영역에서 이런 비극은 보통 총기 난사다. 총기 난사는 문제의 큰 부분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하루에 300명 이상이 총에 맞고, 그중 90% 이상이 사망한다. 총기 난사는 끔찍하지만, 우리 총기 문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비교적 적다.

하지만 지금은 행동해야 할 때이고, 총기 단속법을 크게 개정한 국가들의 경우 대부분 총기 난사 때문이었다.

미국인은 다른 선진국 국민들에 비해 총으로 살해당할 확률이 25배 높다.

오스트레일리아가 전형적인 예다. 18년쯤 전, 태스매니아의 포트 아서 학살 사건으로 30명 이상이 죽었다. 당시 오스트레일리아의 보수적인 수상이 더 이상은 안 된다고 선언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총기 단속법을 강화하고, 반자동 화기 역구매를 대규모로 실시했다. 변화가 있기 전 18년 동안,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11번 정도의 학살이 있었다. 변화 이후에는 한 건도 없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총기 살인 사건 발생률과 총기 살인율도 내려갔다.

-미국에서는 NRA 같은 단체가 총기 규제 강화에 반대하는 로비 활동을 맹렬히 펼친다. 다른 국가들에도 이와 비슷한 장애물이 있는가?

=미국만큼 많지는 않다. 다른 고소득 국가 중에도 강한 총기 문화가 있는 곳이 있지만, 그건 대부분 1970년대 이전의 NRA와 같은 총 문화다. 당시의 NRA는 보수적인 정치 권력이 아니라, 사냥꾼과 포수들의 직업 능력을 보호하려는 단체였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의 비슷한 단체들을 아주 비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큰 요인이 하나 있다. 그게 바로 미국이다. 왜냐하면 총기 규제 완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총기 통제 지지자들은 “미국처럼 되고 싶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처럼 되고 싶어 하는 국가는 아무 데도 없다.

인터뷰는 의미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편집, 축약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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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허핑턴포스트US의 Other Countries Change Their Gun Laws After Mass Shootings. Why Not America?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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