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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서퍼들의 엉덩이를 연구하는 이유

  • 박세회
  • 입력 2015.06.22 07:44
  • 수정 2015.06.26 11:53
ⓒRORY OBRIEN/FLICKR

현재 연구자들은 항생제에 저항력을 가진 '슈퍼버그'와의 전쟁을 의외의 장소에서 벌이고 있다. 바로 서퍼들의 엉덩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서퍼들의 '직장'이다.

WHO는 항생제에 저항력이 있는 박테리아인 슈퍼버그가 ‘오늘날 전염병에 있어 가장 큰 도전’이라고 한다. 이런 끈질긴 박테리아들은 해양 오염, 특히 인간이 배출한 오수 때문에 바다에서 점점 더 많이 발견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이 찾아낸 증거가 바로 서퍼의 직장이다. 해변에 가는 다른 사람들보다 서퍼들이 바닷물을 더 많이 마시기 때문에 – 바다에서 수영하는 사람들보다 약 10배 정도 – 과학자들은 슈퍼버그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단서를 서퍼들의 뱃속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비영리단체인 Surfers Against Sewage는 영국의 엑세터 의료 대학의 과학자들과 함께 Beach Bums 연구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자원자들에게 키트를 주고, 면봉으로 직장을 닦아서 영국 콘월에 있는 유럽 환경과 인간 건강 센터에 샘플을 보내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엑세터 대학의 박사 과정이자 이번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앤 레너드는 서퍼들의 창자를 연구하면 ‘해양 오염의 영향에 대한 꼭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물에 항생제에 저항력이 있는 박테리아가 들어있을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 창자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들에 어떤 영향을 주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아직 모르고 있다.” 그녀가 성명에서 밝혔다.

연구자들은 잉글랜드, 웨일스, 노던 아일랜드에서 한 달에 최소 세 번 이상 바다에 가는 서퍼들과 보디보더들 150명의 샘플을 채집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서핑을 하지 않는 사람들 150명의 샘플도 채집하여 통제 집단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그리고 서퍼들이 서핑을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슈퍼버그를 더 많이 먹는지, 박테리아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분석할 것이다.

“지금 단계로서는 과정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서퍼의 장 박테리아에서 항생제에 저항력이 있는 박테리아가 더 많이 있다는 걸 밝힌다면 처리되지 않은 하수가 바다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의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그리고 수질에 영향을 미치는, 농장에서 유출되는 하수 관리를 더 잘해야 한다는 뜻이 되지요. 전세계 물 사용자들과 건강 단체들이 적용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Surfers Against Sewage'의 캠페인 디렉터 앤디 커민스가 허핑턴 포스트에 말했다.

커민스는 과학자들은 여름이 끝날 무렵까지는 샘플을 모두 채집해서 겨울 중에 연구할 계획이라고 한다.

*본 기사는 허핑턴포스트 US의 'Why Scientists Want To Look Inside Surfers' Butts'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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