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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완치 40대 "삼성서울병원 무대책에 너무 화가 났다"

ⓒ연합뉴스

“국내 최고라는 삼성서울병원의 무대책에 너무 화가 났습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 뒤 경기도립의료원 수원병원에서 열흘간 입원 치료를 받고 최근 퇴원한 ㅊ(45·회사원)씨는 삼성서울병원과 수원병원의 초기 대처에 분통을 터뜨렸다. ㅊ씨는 경기 수원시 최초의 메르스 확진 환자였다.

ㅊ씨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수원병원에 입원한 것은 지난 5일이었다. 각혈을 하고 쓰러진 ㅊ씨의 어머니는 지난달 26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29일까지 응급실에 있다가 병실로 옮겼다. 사흘간 꼬박 응급실에서 어머니 병간호를 하는 사이 병원에서 메르스 이야기가 나오자 병원 쪽은 일반 병실로 옮겨진 ㅊ씨의 어머니에 대해 메르스 검사를 실시했지만, ㅊ씨에 대해선 메르스 검사는커녕 별도의 관리 조처도 이뤄지지 않았다.

ㅊ씨는 21일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어머니는 응급실에서 칸막이가 되어 있었지만 나는 응급실에서 그냥 노출되어 있었다. 곳곳에 기침을 하는 환자, 기관지 환자들이 많았지만 메르스 이야기가 나온 뒤 어머니만 검사를 하고 내겐 어떤 조처도 없었다”고 말했다.

ㅊ씨는 2일 병원에서 나와 회사에 출근을 했다가 열이 느껴져 다음날인 3일 동네 병원에 들러 약을 처방받았다. 그 뒤 열이 일시적으로 내려가면서 다시 어머니가 입원중인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미열이 남아 있고 불안감이 커진 ㅊ씨는 이날 오후 10시 병원 내 응급실을 찾아가 메르스 검사를 요청했다.

ㅊ씨는 “3시간을 넘게 응급실 한켠에 나를 몰아넣은 채 방치를 하더라. 미열이 있고 메르스 검사를 받겠다는데 너무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 병원에서 ‘내일부터 검사를 해준다’고 하더라. 그러다 새벽 1시가 되어서야 메르스 검사를 하는 데 1분도 안 걸리더라. 1분이면 될 것을…”이라고 말했다.

뒤늦게 언론을 통해 14번째 환자가 자신이 어머니 병간호를 위해 머물던 응급실을 찾았던 사실을 안 ㅊ씨는 삼성서울병원이 처음부터 응급실 위험 상황을 알면서 왜 자신에게 별도의 안내 통보도 안 해줬는지, 그리고 메르스 검사 요청을 왜 3시간이나 묵살했는지 알 수 없다며 분이 풀리지 않은 모습이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검사를 끝낸 ㅊ씨는 주변 감염이 걱정돼 비어 있는 어머니 아파트로 가서 홀로 자가 격리를 하며 대기하던 중 4일 오전 수원시 보건소로부터 메르스 확진 통보를 받았다.

ㅊ씨는 “메르스 확진이라는 말에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겼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많이 낙담했다. 처음에 보건소 직원 2명이 나와서 열을 재고 갔다. 수원에 병실이 없으니 포천에 있는 의료원 산하 병원으로 옮기겠냐고 묻더라. 내가 무슨 죄지은 사람도 아니고 해서 왜 내가 거기를 가야 하냐 했더니 수원병원에 병실이 나지 않았다”고 했다.

다음날인 5일에서야 수원병원에 입원한 ㅊ씨는 “병원에 입원하니까 곳곳이 공사하며 난리더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메르스 치료를 받고 완쾌돼 퇴원한 ㅊ씨는 “어머니 병간호를 하다 메르스에 걸린 것도 황당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그렇게 큰 삼성서울병원에서 무대책인 것이 너무나 화가 나고 욕이 나왔다”고 말했다.

메르스 확진을 받고 치료를 받는 사이 삼성서울병원에 하루 들렀던 ㅊ씨의 아내도 대전의 한 병원에 격리됐으나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10일 동안 불안과 초조함 속에서 흩어졌던 ㅊ씨의 가족은 열흘 만인 지난 15일에야 재회했다.

ㅊ씨는 “입원 중 가족들이 제일 걱정이 됐다.이젠 완쾌됐으나 다행이다. 19일 어머니를 퇴원시키려 삼성서울병원에 갔는데 3-4단계를 거쳐야 하더라. 진작 그렇게 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ㅊ씨는 치료 과정에 대해선 “입원해 있는 동안 크게 아프지는 않았다. 5일 정도 고열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다리가 뒤틀리고 많이 아프다고 하는데 나는 고열만 있었다. 그리고 나서 나머지 4~5일간은 괜찮았다”고 말했다. 또 “병원에 있는 동안 치료를 따로 받지는 않았고 내복약 주는 것만 먹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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