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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너무'를 긍정적인 서술어와 쓸 수 있다"

  • 강병진
  • 입력 2015.06.21 11:34
  • 수정 2015.06.21 11:38

그동안 ‘너무’는 많은 교열담당자의 골칫거리 중 하나였다. 부정적인 표현에 사용하는 ‘부사’이지만, 사람들은 이미 부정적이든 긍정적인 서술어든 상관없이 쓰고 있는 부사였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너무 어렵다’는 말이 되어도, ‘너무 예쁘다’거나 ‘너무 좋다’란 말은 표준국어에서 잘못된 말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국립국어원은 '너무'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리기로 했다.

배연일 안동대 생활환경복지학과 외래교수는 지난 3월, ‘경북일보’에 게재한 칼럼에서 “우리 사회 전체가 마치 '너무 증후군'에 빠져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라는 말을 그야말로 너무나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방송 관계자는 물론, 교육계마저도 이 '너무 증후군'을 그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있으니 필자로서는 정말 여간 안타깝지가 않다. 하루빨리 특단의 대책이 있기를 간절히 촉구하는 바이다.”

하지만 ‘너무’의 쓰임새에 대해서는 ‘너무’라는 말을 막기엔 ‘너무’ 늦은 감이 든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은 지난 6월 14일 ‘한국일보’에 게재한 칼럼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너무’를 대체할 적당한 말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이제는 ‘너무’의 용법을 ‘너무’ 좁게 한정하기 보다는 확장시켜 인정할 때가 되었다.”

그리고 국립국어원은 2015년 6월 15일자로, ‘너무’의 뜻을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에서 “일정한 정도나 한계를 훨씬 넘어선 상태로”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이제 “‘너무 좋다’, 너무 예쁘다’처럼 긍정적인 서술어와도 어울려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립국어원은 이러한 방침을 반영해 지난 2007년 ‘너무’의 쓰임새에 대한 질문에 응했던 답변까지도 고쳐놓았다. 교열담당자들에게는 ‘너무’ 좋은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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