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프로듀사' 이주승, 가장 현실 캐릭터가 귀신인 아이러니

  • 강병진
  • 입력 2015.06.21 06:37
  • 수정 2015.06.21 06:38

KBS 2TV 예능드라마 '프로듀사'가 마지막회에서 섬뜩하면서도 깜찍한 반전을 선보였다. 현실과 판타지의 조화인 이 드라마의 성격을 은유적으로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20일 방송된 KBS 2TV 금토 예능드라마 '프로듀사'(극본 박지은, 연출 표민수 서수민) 마지막회에서는 그 동안 '1박 2일'의 막내 백승찬 PD(김수현 분)에게 항상 아낌 없는 조언을 해 준 FD(이주승 분)가 알고보니 실제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란 사실이 드러나 놀라움을 안겼다.

이 FD는 백승찬에게 가르침을 주는 선배이자 휴식 같은 친구였다. 점심 메뉴 고르는 법에 대해 고민하는 백승찬에게 '급하다고 해서 메뉴 100가지 있는 식당은 피할 것', '커피 마실 때 이름 긴 메뉴 시키는 사람은 100% 어린이 입맛'이라는 등의 현실적이면서도 재치있는 조언을 해줬었다. 프로그램 결방에 대해서는 "시청률이 안 나오는 PD 입장에서 결방은 엄청 쪼이는 거다. 심지어 파일럿 프로그램이 그 시간대에 들어간다는 것은 간 본다는 거다"고 상황 설명을 해 주며 그럴 때 선배에게 재롱도 피고 애교도 부려야 할 후배의 도리에 대해 알려주기도 했다.

첫 편집 증후군에 대해서도 알려줬던 이가 FD다. 그는 첫 '1박 2일' 예고편 제작 때문에 밤을 샌 백승찬에게 "때가 왔다. 이제 일상에서도 배경 음악을 깔아야 할 거 같고 자막을 넣어야 할 것 같을 거다"라며 "한 마디로 첫 편집 증후군이라고 하는데 PD로 거듭나기 위한 정상적 과정이다. 너무 놀라지 마라"고 설명해줬다. 그리고 이는 그대로 백승찬에게 현실화 됐다.

더불어 마지막 회에서는 백승찬이 자신의 첫 작품 예고편으로 선배들에게 칭찬을 받은 것에 대한 소감을 FD에게 전하자, FD는 "이제 빠져드는 것이다. 그게 마약같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가만히 듣고 있던 백승찬은 "그런데 FD님은 왜 촬영에 오시지 않느냐. 회의에도 오시지 않느냐"고 물었고 이에 FD는 조용히 웃기만 했다.

이날 따라 유난히 순백의 화이트 의상을 차려입은 FD는 결국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은, 가상 인물임이 밝혀졌다. '1박 2일' 사람들이 이에 대해 "귀신을 본 것"이라고 말하자, 백승찬은 "귀신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요정이다"라며 자신만의 친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 FD 캐릭터는 방송 관계자들이 '프로듀사'에서 가장 현실감 있는 캐릭터를 꼽을 때 종종 1순위, 적어도 상위권으로 뽑히던 인물이다. 그 만큼 방송국 내에서 자기도 잘 모르지만 뭔가 베테랑인 듯 알려주기를 좋아하고, 여러 상황들에 대한 자신만의 색다른 노하우를 갖고 있으며 실제로 이주승 같은 외모의 분위기도 많다는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프로듀사'에서 가장 리얼한 캐릭터를 꼽으라고 할 때 주인공들보다도 FD 이주승이다. 외모나 성격에서 정말로 방송국에 가면 그런 사람이 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런 FD 캐릭터는 현실적이지만 현실적이지 않은, 환상이지만 마냥 허황되지는 않았던 예능드라마 '프로듀사'를 가장 잘 드러낸 캐릭터라고도 할 수 있을 듯 하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드라마 #프로듀사 #이주승 #문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