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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울려 퍼진 위안부 할머니들의 목소리(동영상)

ⓒYTN

19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중부 셰필드시(市)에 있는 한 극장.

셰필드대학 동아시아학과와 셰필드 할람대학 인권연구센터의 학생들과 교수 등 200여명이 진지하게 90분 내내 스크린을 주목했다.

스크린에선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군에 철저히 짓밟힌 한 서린 삶들을 얘기하는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변영주 감독)가 상영되고 있었다.

1995년 제작된 이 작품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국제적으로 알리고 여성 인권 문제를 확산하는 데 크게 기여한 작품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당한 인권 유린이 인권을 중시하는 유럽에서 처음으로 다큐멘터리를 통해 일반에게 소개됐다.

셰필드는 유럽에서 동아시아학 연구가 가장 활발한 곳으로 꼽힌다. 소수민족과 인권에 대한 연구들이 유럽 어느 곳보다 활발히 전개되는 지역인 만큼 이날 일본의 위안부 만행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상영은 단순한 소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문제가 한국과 일본 양국을 넘어 여성 인권과 관련된 국제 사회 이슈로 부상했지만, 사실 유럽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은 낮은 편이다.

이에 일본 도쿄의 릿쿄대학 이향진 교수가 동북아역사재단 및 릿쿄대학의 도움으로 '일본군 위안부, 그들의 목소리를 듣다'를 주제로 한 영상심포지엄을 통해 이를 영국에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틀 동안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4편을 상영하고 전문가들이 토론을 벌인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실제 어떤 일을 당했는지, 그리고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고스란히 담은 다큐멘터리들이다.

정치적 부담에도 릿쿄대학이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셰필드 할람대학 역시 인권 유린 고발이라는 취지에 공감하고 행사를 후원했다.

이향진 교수는 "전통적으로 영국은 국제 인권 문제에서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해왔다"면서 "이곳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전하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영화를 관람한 조지 터너 셰필드대학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 양국에 매우 미묘한 문제인데 이는 일본 정부와 정치권의 많은 인사들이 잘못한 일을 한 과거를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일본 정부가 명백히 잘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학을 10년간 연구한 그는 "독일 젊은층이 과거 나치가 자행했던 일들을 얘기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반면 일본은 매우 상황이 다르다"면서 "과거를 가르치지 않으려는 일본 정부의 태도 때문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처음 들어봤다는 대학생 림 볼은 "참혹한 경험을 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한 다큐멘터리였다"면서 "어떻게 풀어야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들에 대한 사과가 우선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리암 제임스도 "다큐멘터리를 보기 이전에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다"면서 "매우 가슴 아픈 얘기들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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