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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병원에만 '원격 진료'를 허용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방문 도중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을 만나 메르스 퇴치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방문 도중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을 만나 메르스 퇴치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집단발생으로 부분폐쇄된 삼성서울병원에 전화 원격의료를 허용해 메르스 확산에 책임이 큰 병원에 오히려 특혜를 줬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8일 삼성서울병원 외래에서 치료를 받던 재진 환자에 대해 한시적으로 담당 의사에게 전화를 걸어 원격으로 진찰을 받고 약국으로 보내진 처방전에 따라 지정된 약국에서 약을 구입하는 진료 방식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처는 삼성서울병원과 이 병원을 이용하는 외래 환자의 요청 등에 따른 것이다. 이 병원에 파견돼 있는 복지부 방역관도 같은 내용의 건의를 했다.

이에 따라 이 병원 의사는 환자와의 전화통화 뒤 기존에 처방한 의약품을 처방하거나 환자가 다른 증상을 호소하면 추가로 다른 의약품을 처방할 수 있다. 이 병원은 외래·입원 환자, 방문객, 의료인 등이 메르스에 감염돼 지난 15일부터 외래 환자 진료를 중단한 바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재진 환자들이 다른 의료기관을 찾았다가 진료를 거부당하기도 했고, 전화로라도 삼성서울병원 담당 의사한테 진찰을 받아 의약품을 처방받고 싶다는 요구가 환자 쪽에서 제기돼 이를 한시적으로 허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폐쇄된 평택성모병원이나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는 전담병원으로 바뀐 국립중앙의료원을 이용하던 환자들에게는 이런 혜택이 없어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특혜라는 지적이 의사들은 물론 시민단체나 야당에서도 나온다. 보건의료단체연합·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등은 이날 일제히 논평을 내어 “원격의료가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세계적으로 도입되고 있지 않다. 다른 의료기관에서 의사를 만나 진찰받으면서 그 의사가 삼성서울병원 의료진과 원격협진을 하는 것은 현행 의료법으로도 가능하고, 전화 원격진료보다 더 안전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이날 성명을 내어 “복지부는 원격의료 허용에 앞서 전문가 단체인 의사협회와 한마디 논의도 없었다. 환자 안전을 위해 정부는 즉각 삼성서울병원의 원격의료 허용 지침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야당도 반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메르스저지특별위원회는 긴급성명을 내어 “메르스 확산 사태에 책임이 있는 병원은 자숙해야지 특혜를 받을 대상이 아니다. 정부가 보호하자고 하는 것은 재벌병원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환자와 의료인 사이의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앞서 지난 8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에서 메르스 사태를 이야기하면서 원격의료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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