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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여성 혐오 콘텐츠를 삭제하라는 청원이 등장했다

  • 박수진
  • 입력 2015.06.19 13:32
  • 수정 2015.06.19 13:58
ⓒkimchi-woman.blogspot.kr

'이갈리아의 딸들'은 1996년 출간된 노르웨이 작가 게르드 브란튼베르그의 여성주의 소설이다. 소설의 배경 '이갈리아'는 여자는 '움', 남자는 '맨움'으로 불리며 전통적인 성 역할을 그대로 남녀가 바꿔 수행하며 살아가는 가상의 세계다.

여성 혐오자들에게 그 '혐오'를 되돌려준다는 디시인사이드 메르스 갤러리에서 파생된 페이스북 페이지, '메갈리아'의 이름이 여기서 왔다. ('메르스 갤러리'의 기원을 알고 싶다면 아래 링크들을 참조하자.)

메갈리아 페이지 정보 소개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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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혐오자들에게 여성혐오의 존재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곳이 등장했다. 그 이름은 '메르스 갤러리'다.

메르스 갤러리에서 '남성혐오'가 쏟아져 나온 까닭

그런데 이후 페이스북에서 일어난 일련의 상황에 여러 사용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먼저 '메갈리아' 페이지가 다수 사용자의 신고로 정지됐다. 이후 생긴 '메갈리아2'와 '메갈리아3'은 삭제됐다. 지금은 '메갈리아4'가 등장한 상태다.

왜 아가씨는~~이러면서 다짜고짜 반말하세요?왜 내가, <여성>으로서 느끼는 부당함에 이야기하겠다는데 그것을 겪어본 적이 없는 <남성>인 당신이 피해의식이라고 하나요?왜 여성인 내가 <여성의 몸>에 대해 말하겠다는데 왜 <남성>인 당신이 나보다 더 잘 아는 것처럼 말하나요? 질..달리셨어요?맨스플레인, 재업합니다.

Posted by 메갈리아4 on 2015년 6월 18일 목요일

문제는 '메갈리아' 페이지들이 짧은 시간 등장했다 사라지기 전부터, 페이스북에는 이른바 '김치녀' 페이지들이 존재해왔다는 사실이다. 19일 현재 페이스북에 '김치녀'라는 단어를 넣어 보면 여러 페이지와 계정이 검색되는데, 이중 구독자(좋아요) 수 1천을 넘긴 페이지가 7개다. 그중 '김치녀'라는 이름의 페이지는 12만이 넘는다.

'메갈리아' 페이지 몇 개가 정지 혹은 삭제된 후, '김치녀' 페이지를 비롯해 '김치녀 죽이러 갈..'로 시작하는 등 여러 관련 페이지를 신고했지만 '문제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는 경험담이 SNS에 등장했다.

페이스북은 정말 '메갈리아의 딸들'과 '김치녀 혐오자'들을 차별하는 걸까? 아니면 차단 기준이 적용되는 과정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었거나, 신고자 수가 크게 차이났던 걸까? 현재 페이스북은 페이지 운영 정책 관련 페이지에 "타인에 대한 신체적 위협 또는 공공의 안전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존재한다고 의심되는 경우" 콘텐츠 삭제 및 계정 비활성화 조치를 한다고 공지하고 있다. 페이지에 대한 신고가 받아들여지는 구체적인 예시 항목은 '직접적인 위협, 자해, 위험한 단체, 따돌림 및 괴롭힘, 공인에 대한 비난, 범죄 활동, 성폭력 및 성적 착취, 규제 상품'이다. (자세한 내용 보기)

지난 12일, 인터넷 청원 웹사이트인 Change.org에 '페이스북 코리아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는 콘텐츠를 삭제해야 한다'는 청원이 등장했다. 청원자가 링크한 '김치녀들 이렇게 패주고 싶다'는 제목의 동영상은 페이스북 '김치녀' 페이지에 올라왔던 것으로 현재는 삭제됐거나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19일 현재 서명자 수는 1만4천명에 가깝다.

사라지거나, 남아도 좋은 콘텐츠는 어떤 것들일까? 지금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 김치녀 관련 페이지(링크)메갈리아 페이지(링크)들을 직접 보고 의견을 주시길 바란다. 알고 있는 다른 사례가 있다면 얼마든지 공유해주셔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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