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확산하는 한국에 대해 처음으로 사실상 '여행 경보'를 공지했다가 이를 철회했다.

중국 쓰촨(四川)성 정부는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에서 메르스가 완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성 주민들과 단체에 "한국 방문 계획을 잠정 보류하거나 신중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동안 홍콩에서 한국에 대한 여행 '홍색' 경보가 내려진 것을 제외하고는 중국 대륙에서는 중앙 및 지방정부 모두 공식적으로 여행 자제령이나 여행 경보를 내린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쓰촨성 정부의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 차원에서 내려진 한국에 대한 첫 여행 경보인 셈이다.

쓰촨성 정부는 이어 한국에 체류 중인 주민들에게 전염병 정보에 유의하면서 감염자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스스로의 예방조치를 강화할 것도 당부했다.

쓰촨성 정부는 그러나 이날 오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지사항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이는 한국에 대한 여행금지 권고 등이 불필요하다는 세계보건기구(WHO) 측 판단과 한국 당국이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공지사항을 재고해달라는 우리 정부의 요청을 사실상 수용해 내린 조치로 전해졌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정부는 우리 공관을 통해 쓰촨성 외사판공실에 관련 내용을 정정해줄 것을 요청했고, 쓰촨성도 게시물을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게시 내용과 동일하게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수정된 게시물은 WHO 발표 내용을 언급하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경우 전염병 예방노력을 기울일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다.

외교부는 "재외공관을 통해 국내 메르스 상황과 우리 정부의 대응조치를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등 외교적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와 민간기관은 아직은 한국의 메르스 상황에 대해 전반적으로 '주목 태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상황이 조속히 수습되지 않는다면 여행 자제령이나 경계령 등 더욱 적극적인 조치들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