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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건설 위해 최대전력 전망 조작했나

7차 계획의 전력수요가 의도적으로 조작되었다는 의혹은 연간 최대전력이 나타나는 시기에서 동계와 하계가 역전되었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 6차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6차 계획)에서는 2016년부터 하계의 최대전력이 동계의 최대전력보다 높은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7차 계획에서는 동계가 하계보다 줄곧 더 높은 것으로 예측하는 결과를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7차 계획 수립 과정에서 수요계획실무소위원회에 참석한 ㄱ위원의 말에 따르면, 왜 6차 때와 달리 7차 때 동계피크를 더 높게 잡았느냐는 수요실무소위에 참석했던 대다수 위원들의 질문에 정부 관계자는 정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한다.

  • 배보람
  • 입력 2015.06.22 12:21
  • 수정 2016.06.22 14:12
ⓒ연합뉴스

이제 에너지 없는 삶은 상상조차 어렵다. 현대인의 삶에서 필수 요소인 에너지에 대한 국가정책이 수립되어 곧 확정될 예정이다. 전기를 무엇으로 생산하고, 어떻게 안정적으로 송전할 것인지를 다루는 전력수급기본계획과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추기 위한 장기온실가스감축목표가 바로 그것이다.

정부는 최근 원자력 발전소 2기를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7차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기후변화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해 각국이 내놓아야 하는 자발적 기여방안의 목표치(2030년 온실가스감축 목표)도 지난 정부 때 전 세계에 약속했던 2020년 목표치와 비교했을 때 최소 8% 더 높은 후퇴한 정책을 내놓았다.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가 활동을 종료하며 보고서를 냈고 한편 노후 원전인 고리1호기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국가의 에너지 문제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정책들이 결정되고 지금. 바로 지금이,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국가에너지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정부가 국가에너지정책 방향을 어디에 두고, 어떻게 실현하려는지 톺아보자.

[연속기획, 국가 주요 에너지 정책 현안 톺아보기] 1. 원전건설 위해 최대전력 전망 조작했나

장기온실가스감축 목표를 정하고, 7차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7차 계획)을 정하는 데 가장 핵심요소는 앞으로 전기사용이 얼마나 될지를 예측하는 수요 전망이다. 전력수요전망은 GDP전망, 전기요금 인상폭,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영향 등을 고려하여 산정한다.

모든 수요 전망은 다소간 부풀려지기 마련이다. 경제가 나아진다는 낙관적 전망을 제시해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고, 부족해서 공급을 하지 못하는 것보다 약간의 여유를 갖는 것이 사회 문제를 덜 불러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누군가 의도성을 가지고 전망을 조작했다면, 그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한다. 민자도로가 그 폐해를 적나라하게 입증했다. 민자도로 건설과정에서 부풀려진 수요전망 때문에 민자도로의 전체 수익 중 40%를 국민혈세로 보전해주고 있다. 이를 운영권이 끝나는 시점까지 계산해 보면 총 6조 6천억 원에 이른다.

부풀려진 수요는 단순히 가동되지 않는 발전시설이 생겨나 재원이 낭비된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불필요한 시설에 따라 불필요한 사회 갈등이 유발될 수 있고, 그로 인해 피해를 받는 주민들의 심각한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다. 밀양을 통해 우리는 그 교훈을 뼈저리게 겪었다.

7차 계획의 전력수요가 의도적으로 조작되었다는 의혹은 연간 최대전력이 나타나는 시기에서 동계와 하계가 역전되었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 6차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6차 계획)에서는 2016년부터 하계의 최대전력이 동계의 최대전력보다 높은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7차 계획에서는 동계가 하계보다 줄곧 더 높은 것으로 예측하는 결과를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7차 계획 수립 과정에서 수요계획실무소위원회에 참석한 ㄱ위원의 말에 따르면, 왜 6차 때와 달리 7차 때 동계피크를 더 높게 잡았느냐는 수요실무소위에 참석했던 대다수 위원들의 질문에 정부 관계자는 정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한다.

6차 계획에서 여름철 최대전력이 겨울철 최대전력보다 더 높은 전망이 나온 이유는 겨울철 난방의 전기수요를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는 정부 정책에서 나온 것이며, 이 정부정책이 7차 계획 수립과정에서 바뀌어야 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 따라서 7차 계획의 최대전력도 여름철이 더 높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7차 때 신규로 지어야할 발전소 용량 규모가 2GW로 줄어든다. 신규 원전을 지을 때 경제적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2기씩 지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신규 발전소 용량 규모가 최소 2.8GW다. 0.8GW의 차이, 전체 전력량에서 보면 매우 적은 양이나, 원자력발전소를 채택하기 위해 꼭 필요한 수치다. 따라서 이를 메우기 위해 겨울철 최대전력을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 질문이 가능하다. 정부는 향후 진행되는 검증 과정에서 이에 대해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 명확한 해명이 없다면, 7차 계획에서 신규물량으로 잡힌 원전2기 추가는 취소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수도권 등 대도시 주변에 폐지 계획을 낸 화력발전을 고효율친환경의 가스복합화력발전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

글 | 윤기돈 녹색연합 에너지기후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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