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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준, "독자들이 판단 내려주시리라 믿는다"

  • 허완
  • 입력 2015.06.17 12:12
  • 수정 2015.06.17 12:19
ⓒ이응준

소설가 신경숙씨의 표절 의혹을 제기한 소설가 이응준씨는 17일 신경숙씨가 표절 의혹을 전면 부인한 데 대해 “독자 분들께서 추상같은 판단을 내려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보낸 입장에서 “기어이 반성하지 못하는 문단이 너무도 치욕스러워 그저 죄스러울 뿐”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응준씨는 전날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쓴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에서 신경숙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다음은 이응준씨가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보내온 글 전문이다.

문학의 진정성을 향해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쓴 글이었습니다. 그 글에 대한 신경숙과 창비의 이러한 반응에 대하여서는 한국문학을 사랑하시는 모든 독자 분들께서 추상같은 판단을 내려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만, 한 사람의 문인으로서 제 모국어의 독자 분들께 이 기어이 반성하지 못하는 문단이 너무도 치욕스러워 그저 죄스러울 뿐입니다.

마지막 부탁입니다.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을 다시 한 번 더 깊이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모든 질문과 대답은 이미 그 안에 다 들어 있고, 그것을 온당하고 정의롭게 사용해주실 당사자들은 신경숙의 독자 분들도, 이응준의 독자 분들도 아닌 바로 한국문학의 독자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신경숙씨는 도서출판 창비를 통해 낸 입장에서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오래전 <금각사> 외엔 읽어본 적 없는 작가로 해당 작품(<우국>)은 알지 못한다. 이런 소란을 겪게 해 내 독자분들께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풍파를 함께 해왔듯이 나를 믿어주시길 바랄뿐이고,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일은 작가에겐 상처만 남는 일이라 대응하지 않겠다.”

이응준씨가 16일 표절 의혹을 제기한 부분은 아래와 같다.

두 사람 다 실로 건강한 젊은 육체의 소유자였던 탓으로 그들의 밤은 격렬했다. 밤뿐만 아니라 훈련을 마치고 흙먼지투성이의 군복을 벗는 동안마저 안타까와하면서 집에 오자마자 아내를 그 자리에 쓰러뜨리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레이코도 잘 응했다. 첫날밤을 지낸 지 한 달이 넘었을까 말까 할 때 벌써 레이코는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고, 중위도 그런 레이코의 변화를 기뻐하였다.

미시마 유키오, 김후란 옮김, 「우국(憂國)」, 『金閣寺, 憂國, 연회는 끝나고』, 주우(主友) 세계문학20, 주식회사 주우, P.233. (1983년 1월 25일 초판 인쇄, 1983년 1월 30일 초판 발행.)

두 사람 다 건강한 육체의 주인들이었다. 그들의 밤은 격렬하였다. 남자는 바깥에서 돌아와 흙먼지 묻은 얼굴을 씻다가도 뭔가를 안타까워하며 서둘러 여자를 쓰러뜨리는 일이 매번이었다. 첫날밤을 가진 뒤 두 달 남짓, 여자는 벌써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여자의 청일한 아름다움 속으로 관능은 향기롭고 풍요롭게 배어들었다. 그 무르익음은 노래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 속으로도 기름지게 스며들어 이젠 여자가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노래가 여자에게 빨려오는 듯했다. 여자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남자였다.

신경숙, 「전설」, 『오래전 집을 떠날 때』, 창작과비평사, P.240-241. (1996년 9월 25일 초판 발행, 이후 2005년 8월1일 동일한 출판사로서 이름을 줄여 개명한 '창비'에서 『감자 먹는 사람들』로 소설집 제목만 바꾸어 재출간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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