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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옵티스 인수희망자로 등장, 팬택 회생길 다시 열렸다

ⓒ연합뉴스

위기의 '24년 벤처신화'에 다시금 희망의 볕이 들었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팬택은 3차례에 걸친 매각 시도가 모두 불발로 끝나자 자포자기했었다. '새 주인'이 되겠다며 앞다퉈 등장한 국내외 업체들은 하나같이 부실했다. 미국의 한 투자 업체는 팬택을 '제2의 샤오미'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다가 결국 눈치만 보다가 떠났다. 더 버틸 힘이 없었다. 그래서 결국 법정관리를 그만두겠다고 나섰다. 스스로 파산의 길을 선택한 셈이다.

하지만 법원은 포기하지 않았다. 오랜 물색 끝에 또 다른 인수후보자를 찾아냈다. 팬택처럼 벤처 DNA가 강한 국내 기업이 이끄는 컨소시엄이었다. 법원은 16일 이 컨소시엄과 팬택 간 인수합병(M&A) 계약 체결을 허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옵티스 컨소시엄은 약 열흘 전 법원에 팬택 인수 의향서를 냈다. 팬택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폐지 신청을 한 날로부터 약 1주일 뒤였다. 인수 의향서 제출 자체는 중요하지 않았다. 법원도 그걸 잘 알았다. 앞서 3차례에 걸친 매각 시도에서도 숱한 업체들이 인수의향서를 보내왔지만 대부분 자격이 없었고 믿음이 가지도 않았다.

실제로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된 2차 계약 당시 사실상 팬택의 새 주인으로 급부상했던 원밸류에셋매니지먼트는 계약금 한 푼 없이 수려한 말만 늘어놓고는 연락을 끊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옵티스 컨소시엄은 달랐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이행보증금(계약금) 명목으로 20억원 가량을 이미 냈다. 이는 팬택 인수에 대한 진정성으로 읽혔고 법원은 계약 체결을 허가했다.

이제 남은 절차는 옵티스 컨소시엄의 팬택 실사에 이은 7월 17일로 예정된 본계약이다. 실사는 팬택 자산 가운데 취할 것과 버릴 것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단계인데 이를 통해 인수 금액 규모가 정해지고 채권단과의 협의 하에 본계약이 이뤄지게 된다. 본계약이 체결되면 이변이 없는 한 팬택은 비로소 새주인을 찾아 '회생'의 길을 간다.

팬택 내부 분위기는 아직 '대환영'보다 '반신반의'에 가깝다. 기존에 인수를 시도한 다른 업체들보다는 믿을 만하지만 또 어떻게 뒤틀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1년 가까이 이어진 '희망고문'의 후유증이 큰 탓이다.

일각에서는 '제2의 원밸류 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옵티스 컨소시엄은 팬택의 구체적인 회생안으로 국내에서는 연구개발(R&D)만 하고 생산은 인도네시아에서 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런데 엔지니어 인력 300여명만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소문도 있는 만큼 앞으로 실제 협의 과정에서 일어날 마찰을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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