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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가 돌아왔다

이론상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이름과 얼굴이 계속 바뀌어야 할 것 같다. 현실에서는 미국 정치계에는 왕조가 흔하고, 개인적으로나 회사에서나 큰 돈이 선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지금은 더 심해지고 있다. 젭이 대선 도전을 발표함에 따라, 미국과 세계가 2016년에 공화당 후보 젭 부시와 민주당 후보 힐러리 로뎀 클린턴의 대결을 보게 될 가능성이 생겼다.

ⓒASSOCIATED PRESS

미국을 건국한 사람들은 토마스 제퍼슨이 '부와 출생에 기반한 인위적 귀족'이라 부른 것을 증오했다.

그러니 그들이 바바라 피어스 부시를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뉴욕의 부유한 교외 라이에서 자란 그녀는 90세이고, 머리는 새하얗고, 신랄한 말을 하는 부시 왕조의 귀족 여성 가장이다.

그녀는 한 대통령(프랭클린 피어스)의 먼 친척이고, 한 대통령(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의 배우자이고, 한 대통령(조지 워커 부시)의 어머니이고, 자신도 대선에 도전하겠다고 발표한 다른 아들, 즉 존 엘리스 '젭' 부시의 어머니이도 하다.

부시 가문은 '인위적'일까, 아니면 제퍼슨이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한, 오로지 '미덕이나 재능'에 근거한 귀족일까?

미국 유권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곧 보게 될 것이다.

이론상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이름과 얼굴이 계속 바뀌어야 할 것 같다. 현실에서는 미국 정치계에는 왕조가 흔하고, 개인적으로나 회사에서나 큰 돈이 선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지금은 더 심해지고 있다.

젭이 대선 도전을 발표함에 따라, 미국과 세계가 2016년에 공화당 후보 젭 부시와 민주당 후보 힐러리 로뎀 클린턴의 대결을 보게 될 가능성이 생겼다.

그리고 익숙한 모습이 될 것이다. 1980년부터 2008년까지 열린 미국의 총선 중 부시나 클린턴이라는 이름이 있었던 선거가 총 7번 있었다.

그런 선거가 또 한 차례 열릴 가능성이 생겼다. 힐러리는 민주당 초기 설문 조사에서 앞서 나갔다. 후보가 14명이 넘을 수도 있는 공화당에서 젭도 승산이 있다.

부시라는 이름과 전통에는 유리한 점이 있다. 인맥, 방대한 기부자 목록 때문만은 아니다.

부시 가문에 대한 글을 많이 써온 역사가 에번 토마스는 이렇게 말한다. 부시라는 이름이 '신선하다고 볼 수는 없으나,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그들은 국가에 봉사한다는 구식 이미지를 발산하기 때문에 어필한다'.

그들은 또한 사회적 변화의 요소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다. 적응을 통해 이룬 왕조라고 할까. H .W. 부시는 '선 벨트' 지대가 공화당의 새 텃밭이 되던 시절에 젊은 나이에 텍사스로 이사갔다. 조지 W. 부시는 그 트렌드를 굳히고 그걸 자기 기반으로 삼았다.

젭 부시는 '스윙 스테이트'인 플로리다에 정착했다. 게다가 그는 지금 가장 영향력 있는 새로운 유권자층, 즉 히스패닉을 유혹하기에 유리하다. 그는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하고, 1974년에 멕시코 레온 출신의 콜룸바 그라니카 데 가요 부시와 결혼했다. 그들은 세 자녀를 두고 있고, 한 명은 정치에 몸담고 있다.

젭과 콜룸바의 아이들이 어렸을 때, 첫 번째 부시 대통령은 손주들을 가리켜 농담으로 '갈색 꼬마들'이라고 불렀다. 그 말은 엄청난 실수로 여겨졌다. 지금 그 말은 강력한 진실이다.

1999년부터 2007년까지 플로리다 주지사로 두 번의 임기를 거치며 젭 부시는 - 공화당의 우경화에 발맞추어 - 정치적으로 대체로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낙태 반대, 동성 결혼 반대, 대규모 감세 찬성, 기업 규제 반대 등이었다. 환경 이슈, 이민과 교육 기준 등 예외적인 경우도 있었으나, 그는 공화당의 핵심 지지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이런 이슈들에서도 보수적으로 입장을 바꾸었다.

그동안 내내 그와 가족들은 뉴잉글랜드의 옛 기반의 끈을 놓지 않았다. 메인 주의 대서양 해변에 있는 케네벙크포트 워커스 포인트에 있는 부시 가족의 여름 별장이 상징하는 뿌리다. 심지어 젭은 부시 가문의 집이 모인 곳에 별장을 짓고 있다. 다음 여름에 완성된다.

"부시 가는 변하는 인구학적 현실을 체화하는 능력이 있다. 워커스 포인트(메인)와 텍사스, 플로리다를 조합한 것이 그들을 오래 가는 정치 권력으로 만든 것이다." 역사가 존 미첨의 말이다. 첫 번째 부시 대통령에 대한 그의 책 'Destiny and Power: The American Odyssey of George H.W. Bush'는 랜덤하우스에서 11월에 출간될 예정이다.

적응에 의한 왕조라는 것을 덜 듣기 좋은 이름으로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엘리트주의와 기업 자산의 힘.

그러니 가문의 역사를 들을 거란 기대는 하지 마라. 혈통 이야기는 기대하지 마라. 젭의 캠페인에서 '부시'라는 단어를 자주 듣게 될 거라는 생각조차 하지 마라. 그는 그저 '젭'으로 알려질 것이다.

부시 가는 지금은 정치 왕조의 자손은 고사하고 직업정치가로 간주되는 것조차 좋은 시기가 아니라는 걸 아주 잘 알고 있다. 억만장자들과 글로벌 기업의 손아귀에 유례없이 단단히 틀어잡힌 미국의, 그리고 전세계의 유권자들은 정치에 반감을 품고 있다.

비즈니스, 감세, 기업 권력의 당인 공화당의 풀뿌리 지지자들조차 젭 부시를 힘들게 만들 수 있는 일종의 포퓰리스트 열병을 보이며 저항하고 있다.

"난 부시 가 사람들을 더 안 보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젭의 경쟁자 중 한 명을 위해 일하고 있는 공화당 고위 전략가가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가 가진 것은 친숙한 이름과 두둑한 돈뿐이에요. '왕조'를 가지고 공격할 수 없게 되니, 힐러리에 맞서기엔 최악의 후보죠."

가족의 전통은 젭 부시에겐 축복이지만 짐이기도 하다.

이라크 전쟁이 실수였다고 생각하는지 처음으로 질문 받았을 때, 형과 가족의 명성에 대한 충성 때문에 그는 말실수를 했다. 지금은 공화당의 매파들조차 대부분 실수였다고 동의하지만, 젭은 말을 얼버무리다가 다른 사람들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부모 부시들은 늘 62세인 젭이 대통령이 되기에 가장 적당한 아이라고 생각해 왔다. 물론 그들 생각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젭은 형제 중 똑똑한 아이였다. 학구적인, 거의 공부벌레에 가까운 아이였다. 그는 텍사스 대학에서 우수한 학생이었고, 그의 형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스포츠 페이지를 읽는 걸 좋아하는 것 만큼이나 젭은 복잡한 글 읽기를 좋아한다. 그는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는데, 모든 주제에 정통하다. 그는 솜씨있게 공격을 피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자기 주장을 관철시킨다.

그리고 그는 키가 크다. 192cm로, 조지 W. 부시보다 10cm 이상 크다. 부시 가에겐 중요한 문제다. 그들은 키 크고 흐느적거리는 걸 좋아한다. 그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과 어울린다. 1991년에 그의 부모가 주최한 백악관 공식 만찬에서, 조지 W.는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자기가 '우리 집안의 골칫거리'라고 농담한 적이 있다. 그는 남매들 중 자신이 제일 못났다는 뜻으로 한 말이었다.

그들의 아버지가 재선에 실패한 지 2년 뒤, 젭과 조지는 1994년에 정상을 향한 자신들의 정치적 여정을 시작했다. 젭은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 조지는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 나갔다.

가족 밖에서는 젭은 이기고 조지는 질 거라고 예상했다. 가족 안에서의 희망은 만약 한 명만 이긴다면 젭이 이겼으면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결과가 나와 거의 모든 사람은 충격을 받고 놀랐다. 그리고 흔히들 하는 표현로, 그 이후의 이야기는 역사가 되었다.

지금까지는.

백악관 행 열차가 초기에 탈선한 지 21년이 지난 후 - 그리고 수 년간의 자기 탐구, 가슴 아픈 가족사(딸이 마약 중독으로 고생했다), 가톨릭으로 개종을 거친 후 - 젭이 돌아왔다.

1994년 여름, 나는 그와 함께 소형 비행기를 타고 플로리다 중부를 가로질렀다. 그는 주지사로 처음 출마해서 결과적으로 낙선했던 선거 운동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넓고 귀중한 에버글레이즈 습지 야생동물 보호지역 위를 날아갔다. 그는 아래에 펼쳐진 푸르고 넓은 땅을 보며 눈에 보이지 않는 얕은 강에서 물이 어떻게 흐르는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공중의 그는 박식한 '공무원' 감으로 보였다.

그러나 플로리다 중부의 시골 공항에 착륙하자, 그의 아버지의 옛날 정치적 후원자들과 동맹들이 그를 맞으러 비행기로 왔다. 그들은 그를 잘 알지 못했지만, 자동으로 존중, 애정, 충성을 갖고 대했다.

그건 좀 귀족 같아 보였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에 게재된 'Planet Politics: The Bushes Are Back'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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