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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난민 분담 EU 협조 없으면 '플랜B' 꺼낼 것"

  • 허완
  • 입력 2015.06.16 07:29
  • 수정 2015.06.16 07:33

이탈리아가 지중해를 통한 난민 유입이 계속되는 가운데 인근 국가인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가 국경통제를 강화하고 이미 입국한 난민까지 되돌려 보내자 유럽연합(EU)에 고통분담을 호소하며 이를 외면하면 다른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 마테오 렌치 총리는 14일 "EU가 협조하지 않는다면 이탈리아는 `플랜B'로 갈 수밖에 없고, 이것은 결국 유럽에 해가 될 것"이라며 "유럽은 이 위기를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고 이탈리아 뉴스통신인 안사가 전했다.

안젤리노 알파노 내무장관도 "이기주의적인 유럽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아직 플랜B를 공개할 수 없지만, 유럽이 고통을 분담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달라진 이탈리아를 보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6일 EU 내무장관 회의에서 회원국에 난민을 공평하게 수용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며 "아울러 리비아에 난민 캠프를 설치하고, 경제적 이유로 건너온 난민들을 본국으로 송환하도록 하자는 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EU가 아프리카 국가들과 난민 재송환 협상을 하고, 현재 전체 난민의 60%를 차지하는 경제적 이유의 난민들을 본국으로 재송환하는 데 드는 비용을 분담하라고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는 또 난민이 가장 먼저 도착한 나라에서 유럽으로의 망명을 신청하도록 한 현재의 `더블린 협정'은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이 수천, 수만 명의 난민을 직접 처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더블린 협정의 수정도 요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더블린 협정을 지켜야 한다"면서 "이탈리아를 통과한 난민이 프랑스에 도착하면 유럽 협정에 따라 이탈리아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최근 프랑스 남부에 인접한 이탈리아 해변 마을인 벤티밀리아에는 수백 여명의 아프리카 난민이 프랑스로 넘어가고자 야영을 하며 지내고 있다.

알파노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벤티밀리아 국경에 검문소가 설치된 상황은 "유럽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탈리아가 아니라 유럽에 가고 싶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이탈리아에는 5만 7천 명의 난민이 도착했으며, 이 과정에서 숨진 사람은 1천800명으로 추정된다고 국제이주기구(IOM)는 집계했다. 지난해 이탈리아에 도착한 난민은 5만4천명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앞서 EU는 2만4천명의 난민들을 의무적으로 분담 수용하는 계획을 마련했지만, 회원국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사실상 의무화 계획을 철회한 상태이다.

더구나 소말리아, 에리트레아 등의 난민 일부가 국경을 넘어 프랑스로 들어갔으나 경찰에 체포돼 이탈리아로 되돌려지는가 하면 오스트리아 경찰은 열차를 이용해 독일로 들어가려던 아프리카 난민 24명을 체포해 이탈리아로 돌려보냈다. 스위스 경찰 역시 지난 주말 240명의 난민을 이탈리아로 되돌려보냈다고 밝혔다.

또한, EU 회원국들의 국경 수비가 강화되면서 이탈리아와 프랑스 국경에서는 프랑스 경찰이 난민들의 입국을 거부하면서 난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국경통제가 강화되면서 이미 포화상태인 이탈리아 난민 수용시설로는 감당할 수 없어 수백 명의 난민들이 로마와 밀라노 기차역에서 노숙을 하고 있으며, 로마에는 민간 보호단체가 급히 난민 텐트촌까지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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