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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18년 '인구 절벽' 맞이하나

ⓒGetty Images

세계적인 경제 예측 전문가 해리 덴트는 2014년에 펴낸 <인구 절벽>(Demographic Cliff)이란 책에서 미국의 평균가구에서 돈을 가장 많이 쓰는 시기는 가구주의 나이가 ‘45~49살’(연간 약 3만7500달러)일 때라고 분석했다.

주택·자동차·가구 등 600여개 품목에 걸쳐 연령대별 소비지출 변동을 실증분석해 내놓은 결과다. 그는 또 전형적인 미국 가구에서 평균 소비성향이 가장 높은 나이는 ‘46살’(2007년)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인구구조 변동과 소비지출 흐름이라는 두 지표를 중심으로 부동산·주식·일반상품시장의 장래 가격 동향을 예측하는데, 소비지출이 정점에 이르는 45~49살 연령대가 줄어드는 시기에 들어서면 소비가 급속히 하강한다는 뜻에서 인구절벽이란 용어를 쓰고 있다.

생애주기별로 소비가 절정에 이르는 특정 연령대 인구수에 주목한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인구추계 자료 등을 활용해 한국인은 ‘47살’에 소비가 정점에 이른다는 견해를 도출했다. 그는 “한국의 소비지출은 2010~2018년에 정점을 찍고, 소비가 가장 왕성한 이 연령대가 줄어드는 2018년부터 한국 경제에 인구절벽이 어른거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인구절벽이 곧 ‘소비 절벽’으로 이어지는 건 미국과 일본이 이미 경험한 바다. 미국의 소비정점은 2003~2007년으로 금융위기 폭발 직전까지였다. 일본의 소비정점 기간은 1989~1996년이었다. 1989년 이래 일본의 장기불황과 미국이 진앙지가 된 2008년 금융위기도 인구절벽에 따른 소비지출 추락이 중요한 요인이라는 얘기다.

그가 주택 등 여러 상품의 미래 가격을 가늠하는 척도라고 주장하는, 우리나라 45~49살 인구를 보자.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2010)를 보면, 이 연령대는 1960년 97만7천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8년에 정점에 이른 뒤 이후 가파른 감소세(‘인구절벽’)로 돌아선다.

이 인구는 2000년 292만1천명에서 올해 422만5천명으로 늘어난다. 이어 2018년 436만2천명까지 증가해 정점을 찍은 뒤 2019년(431만7천명)부터는 감소 추세로 돌아서 2020년 422만1천명으로 떨어지고 2022년엔 396만명으로 400만명대가 무너진다.

2018년께부터 인구절벽에 직면하면서 동시에 소비절벽에 맞닥뜨리게 된다는 경고는 이미 나오고 있다. 케이비(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미국과 일본의 인구센서스 및 주택·지가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미국은 90년대 중반, 일본은 93년에 쌍봉세대(인생 중 가장 많은 금융·부동산자산을 보유하는 40·50대 연령층) 비중이 정점에 올라 그때까지 주택가격도 올랐으나 이후부턴 하락세를 이어갔다.

연구소는 우리나라도 쌍봉세대 비중이 내년에 최고점(33%)에 오른 뒤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주택가격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과거의 데이터로 보면 ‘소득’으로 보이지만, 인구 연령층 역시 구조적으로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주택구입 능력이 높은 45~49살 연령대의 가파른 감소 속도가 주택시장에 충격을 몰고 올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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