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은 성차별이 뭔지 인종차별이 뭔지도 모르면서 그런 말을 쓰기를 좋아한다"
제리 사인펠트가 최근에 한 라디오 쇼에서 한 이 발언 때문에 미국의 방송가가 들썩이고 있다. ESPN의 라디오 호스트인 콜린 카워드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제리 사인펠트는 "코미디언이 정치적으로 올바른 발언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여성 비하적이고 흑인으로서는 자학적인 크리스 락이나, 못 배운 트러커 자학 개그로 유명한 '래리 더 케이블 가이'같은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코미디를 하냐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사인펠트는 이렇게 대답했다. "일단 전 대학에선 공연 안 해요. 그런데 사람들이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대학 근처에는 가지마. 걔들은 너무 정치적이야'라고. 예를 들어 드리죠. 저한테는 14살짜리 딸이 있어요. 제 아내가 하루는 딸에게 '얘야 너도 몇 년 즘 지나면 너도 도시로 나가게 될 거고 남자애들이랑 어울리게 될 거야'라고 말을 했더니 딸애가 뭐라고 대답한 줄 알아요? '그건 성차별이야'라고 하더라고요. 걔들은 그저 그 단어를 쓰고 싶은 거예요. '그거 성차별이야'. '그거 인종 차별이야', '그거 편견이야'라고 말하고 싶은 거죠. 걔들은 자기들이 뭘 말하는 줄도 몰라요"
이 발언 이후 인터넷이 폭발했다.
Photo of Jerry Seinfeld taken earlier today. pic.twitter.com/INrXXGp7Bq
— Lindsay Ellis (@thelindsayellis) June 8, 2015
그러나 제리는 그 후에 또 다른 토크 쇼에 나와서 "(정치적 올바름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사람들은 아무 이유 없이 코미디의 경계를 너무 좁히고 있어요"라고 다시 한 번 자신의 견해를 강조했다.
사인펠트의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코미디언들이 그를 두둔하고 나섰다. 유명 코미디언 빌 마어(Bill Maher)는 자신의 토크쇼에서 게스트인 제프 로스에게 물었다. "제리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하다면, 제프 당신도 거울 한 번 봐야 할 것 같은데요"라고 빌이 말하자 로스는 "코미디는 약이에요. 웃음이라고요"라며 제리 사인펠트의 편을 들었다.
과연 코미디에도 정치의 잣대를 들이밀어야 하는가? <소셜 애니멀>의 작가로 유명한 미국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은 지난 샤를리 엡도 사태 때 뉴욕 타임즈에 쓴 칼럼에서 공론의 장을 두 개의 식탁으로 구분했다. 사회에는 어른의 식탁과 아이의 식탁이 있다는 것이다. 입법자들이나 정책 결정자들이 어른의 식탁에서 중요한 사안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하는 공간이고 아이의 식탁은 풍자와 해학에 좀 더 열려 있는 공간이다.
문제는 명확하다. 아이들이 이치에 맞지 않는 얘기를 한다고 해서 그 공간에 어른들의 진지한 잣대를 들이댈 것인가? 아니면 아이의 '진짜 마음'을 훔쳐 볼 수 있는 채널로 삼을 것인가? 물론 제리가 아이라는 뜻은 아니다. 그는 올해로 벌써 61세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