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WHO, "한국 메르스 단기간 해결 예상하면 안 된다" (전문)

  • 허완
  • 입력 2015.06.13 09:03
A worker wearing protective gear fumigates as a precaution against the spread of 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virus outside Wangsimni Subway Station in Seoul, South Korea, Thursday, June 11, 2015. Experts from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and South Korea on Wednesday urged the reopening of more than 2,700 schools closed over fears of the deadly MERS virus.(AP Photo/Ahn Young-joon)
A worker wearing protective gear fumigates as a precaution against the spread of 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virus outside Wangsimni Subway Station in Seoul, South Korea, Thursday, June 11, 2015. Experts from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and South Korea on Wednesday urged the reopening of more than 2,700 schools closed over fears of the deadly MERS virus.(AP Photo/Ahn Young-joon) ⓒASSOCIATED PRESS

세계보건기구(WHO)와 한국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한국-WHO 메르스 합동평가단'이 한국이 메르스의 지역사회 산발적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

신뢰 강화를 위해 국내외에서 더 활발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합동평가단은 13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한국내) 지역사회 감염의 증거는 없으나 병원에서 감염된 환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내 메르스 유행이 대규모이고 복잡한 상황이므로 조치가 완전한 효과를 발휘하는 데 수 주가 걸릴 것"이라며 "단기간에 해결될 것을 예상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평가단은 특히 "국내외 신뢰 강화를 위해 더 활발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고 조언을 하기도 했다.

평가단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열린 의사소통이 필요하다"며 "반면 휴교와 같은 조치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경우 신뢰를 저해할 것이므로 수업 재개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가단은 "병원 감염 예방 및 환자 이동 제한, 접촉자 확인 및 추적을 통한 격리조치, 환자와 접촉자의 여행 제한 등 강력한 공중 보건 조치가 중요하다"며 " 감염이 진행되는 동안 해외 여행의 경우 특히 제한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종구 서울대 의과대학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센터장(오른쪽)과 케이지 후쿠다 WHO 사무차장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평가단은 한국의 공중보건기관과 공공 의료시설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평가단은 "한국에서 유사한 신종전염병 추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질병관리본부와 같은 공중보건기관의 역량 강화 및 감염전문가, 역학전문가 등 인력 양성과 공중보건 실험실 및 음압병실 확대 등에 대한 추가 투자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평가단은 WHO에서 파견된 8명을 포함해 국내외 전문가 16명으로 구성됐으며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차장과 이종구 서울대 의과대학 이종욱 글로벌 의학센터 소장이 공동단장을 맡았다.

평가단은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닷새 동안 삼성서울병원 등 메르스 감염 장소를 둘러보면서 국내에서 메르스와 관련된 조사를 벌였다.

평가단은 한국 정부의 초기대응 실패 원인으로 소통 문제와 거버넌스 문제, 지방정부의 자원 동원 문제 등 3가지를 꼽았다.

평가단은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 공개가 제일 중요했는데 이 부분이 초기대응에 실패한 원인 중 하나"라며 "아울러 리스크를 관리하는 거버넌스가 제대로 확립 안돼 초창기에 혼란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 "질병확산 규모에 대한 예측실패로 지방자치단체의 자원을 동원하는 부분에서 혼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평가단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많은 사람이 메르스에 감염된 원인 중 하나로 '의료쇼핑 관행'을 지적하기도 했다.

평가단은 "한국의 의료진들이 메르스에 익숙지 않았고 일부 병원은 응급실이 너무 붐볐으며, 다인병실에 여러 명의 환자들이 지내는 등 감염예방통제조치가 최적화되어 있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평가단은 "치료를 받으려고 여러 의료시설을 돌아다니는 의료쇼핑 관행과 여러 친구나 가족들이 환자와 병원에 동행하거나 문병하는 문화 탓에 2차 감염이 더 확산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가단은 한국 정부의 방역 조치에 대해서는 "한국의 메르스 발병 통제 노력은 상당히 강화됐고 올바른 조처를 하고 있어서 매우 인상적"이라며 "감염자와 접촉자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이 광범위하고 집중적이어서 세계 어느 국가와 비교해도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후쿠다 사무차장은 "어떤 국가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감염병이 발생하면 놀라고 조정하는 시기가 있다"며 "대응이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종구 메르스 합동평가단 한국 측 단장>

안녕하십니까? 합동평가단에 한국 측 단장을 맡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이종구 교수입니다.

그동안 일반의 지대한 관심과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중동 메르스의 국내 전파 차단 노력에 대해 합동평가단이 수행한 일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1주간 앞서 소개한 전문가들이 모여서 많은 토론을 했습니다. 주로 이 질환이 중동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 이렇게 광범위하게 발생한 첫 사례이기 때문에 그만큼 '전파 양상과 성격이 무엇인가'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두 번째로는 이 질환 전파 차단에 우리 정부가 격리조치나 추적조사, 병원 감염예방 조치를 잘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평가를 했습니다.

비록 초기 대응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증가하던 환자 추세가 주춤하거나 꺾이는 양상으로 이미 방역조치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그러나 완전히 종료되었음을 선언하기는 아직 이르고,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우리 평가단은 환자치료, 역학, 감염관리, 바이러스, 여행의학, 언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지난 월요일부터 긴밀하게 토론을 해 왔습니다. 그래서 이런 이슈에 대해서 토론회와 더불어 현장도, 특히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삼성서울병원도 방문해서 현장점검도 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전문가들이 현재 진행 중인 연구나 이런 상황도 면밀하게 살피고 또 발표할 기회를 드렸고, 그 내용에 대해서도 우리가 점검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 점검한 내용에 대해서는 우리 후쿠다 게이지 박사께서 토론 내용을 소개하기로 하겠습니다.

samsung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차장>

안녕하십니까? 저는 후쿠다 게이지라고 합니다. 먼저, WHO를 대표해서 한국에서 메르스를 잡고자 노력하고 계신 한국의 전문가 여러분과 이렇게 공동평가를 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리 합동평가단에서는 활발한 정보와 의견교환, 토론을 통해서 원활하게 조사를 진행했고 또 팀 멤버들간에 협력이 잘 이뤄졌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종구 박사님께서 조금전에 말씀하셨다시피 현 상황에 대해서 한국의 국민이 아주 많은 관심과 우려를 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바이러스가 사람 간의 전염력이 강해진 것 아니냐' 라는 점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먼저,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에 따라 지금 현재 가용한 정보에 기반해 말씀드리면 메르스 바이러스가 전염성이 더 강한 바이러스로 변이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한 가지의 중요한 질문이 남아 있는 것들이 있는데요. 일단 환경오염이나 열악한 환기시설, 또는 다른 요인들이 이번 메르스 유행에서 바이러스 전파에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한 궁금증일 것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이번에 합동평가단 차원에서 확정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에 이번 메르스의 역학적인 양상은 중동지역의 병원에서 발생했던 메르스의 유행과 비슷합니다.

두 번째, 우리가 스스로에게도 했던 질문은 메르스의 지역사회 전파 여부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도 현재 시점에서 우리 평가단은 지역사회 전파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메르스 유행이 진행되는 동안 그러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이번 메르스 발병 규모가 크고 양상이 복잡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환자 발생은 아마 예상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한국 정부는 본 상황이 완전히 종결될 때까지 경계태세를 유지해야 할 것이고, 강화된 질병통제, 감시, 예방조치를 유지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합동 평가단에서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왜 많은 사람이 메르스에 감염이 되었는지 그 원인을 몇 가지 파악했습니다.

먼저, 특히 발생 초기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라는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고, 대부분의 한국의 의료진들이 이 질병에 익숙지 않았던 것이 요인이 되었습니다. 그랬기에 어떤 호흡기 질환 증상을 보였을 때 그 잠재적인 원인으로서 한국의 의료진들이 메르스 감염을 의심하지 못했습니다.

또 다른 요인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일부 병원은 감염예방 통제조치가 최적화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응급실이 너무 붐볐고, 다인병실에 여러 명의 환자가 지냈던 것도 일부 요인이 되었습니다.

또한, 한국 사회에 특정 관습과 관행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치료를 받으려고 여러 군데의 의료시설을 돌아다니는 의료 쇼핑 관행이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여러 친구나 가족들이 환자를 병원에 동행하거나 문병하는 문화로 말미암아서 2차 감염이 더 확산했을 수 있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추가적인 환자 발생을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강력하고 지속적인 기본공중보건조치의 이행이라는 점입니다.

먼저, 모든 접촉자 즉 감염자와 접촉을 했었던 접촉자 모두에 대해서 조기에 완전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 접촉자와 감염의심자 전원을 격리하고, 감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 모든 의료시설에서는 감염예방 및 통제조치를 완전하게 이행해야 합니다.

네 번째, 모든 접촉자와 의심환자들은 여행을 금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국외 여행은 더욱 그렇습니다.

다시 한번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감염이 진행되는 기간에는 모든 감염자와 접촉자는 여행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 제가 말씀드린 조치들 즉, 접촉자에 대한 추적관리와 감시 격리조치를 강화하고, 또 실험실 검사를 확대하는 조치들이 마련되었다는 점을 오늘 말씀드릴 수 있게 되어서 매우 기쁩니다. 여기까지의 말씀을 마치고 마무리 말씀은 이 박사님께 부탁하겠습니다.

<이종구 메르스 합동평가단 한국 측 단장>

모두에서 말씀드렸듯이 환자가 줄어든다는 것이 상당히 좋은 현상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서 첫 발생을 했고, 우리가 아는 것과 또 이론적으로 또 아는 것과 현상과의 차이가 있다는 점이 밝혀져서 이런 부분들은 우리가 추가로 많은 조사와 연구를 통해서 계속해서 밝혀낼 예정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이와 관련해서 우리가 결론을 내는 것은 조금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지속적으로 적어도 수 주 동안은 양상을 봐가면서 이 질환이 좀 더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관찰해 가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사회 #메르스 #세계보건기구 #WHO 메르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