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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박근혜 vs 유능한 박근혜

진정 염려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생각하는 정치가 선거승리와 의전과 외국순방과 지지율 정도에 국한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박 대통령은 정치의 영역에서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지만, 비정치의 영역에서는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창궐사태는 박 대통령에게 정치의 영역일까? 아니면 비정치의 영역일까?

  • 이태경
  • 입력 2015.06.13 07:11
  • 수정 2016.06.13 14:12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무능하다. 박 대통령은 내치와 외교와 경제에 두루 무능한데, 그녀의 무능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짝할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애초 골고루 행복한 대한민국을 박 대통령에게 기대하진 않았다. 나는 적어도 박 대통령이 가장 작은 국가라 할 야경국가를 다스릴 정도의 역량은 보여줄 줄 알았다. 어리석은 기대였고, 허망한 예측이었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창궐이 증명하듯 박 대통령은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데 완전히 실패하고 있다. 역병조차 제대로 못 막는 행정부의 수장이 도대체 무언들 잘 할 수 있단 말인가?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사고의 발생시 그리고 메르스 같은 전염병의 발병시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할 일은 자명하다. 모든 채널을 동원해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를 해석해 솔루션을 만들며, 만들어진 솔루션을 집행할 자원을 배분하고 동원하는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알다시피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현재진행형인 메르스 창궐사태에도 박 대통령은 그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 그 자리를 대신한 건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는 자기부정이었다.

메르스 사태가 심각해지자 박 대통령은 방미를 연기했다. 잘한 결정이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예정된 방미마저 취소하면서 메르스 사태 진정을 위해 무얼하는지 도통 모르겠다는 것이다. 무얼 잘해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안도해야 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출한 대한민국의 운명은 위독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유능하다. 박 대통령은 권력의 획득과 권력의 집중과 권력의 행사에 몹시 유능하다. 박 대통령은 선거 때마다 지지자들을 규합하고 동원하는 데 동물적 후각을 지니고 있다. 박 대통령은 적과 아를 가르는 것에 유능하고, 통진당 해산사태에서 보듯 적으로 간주된 사람과 세력을 제압하고 무찌르는데 놀랄 정도로 유능하다. 문제는 박 대통령의 유능함이 대한민국과 시민들을 향하고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를 향하고 위한 것이라는 데 있다.

진정 염려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생각하는 정치가 선거승리와 의전과 외국순방과 지지율 정도에 국한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박 대통령은 정치의 영역에서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지만, 비정치의 영역에서는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창궐사태는 박 대통령에게 정치의 영역일까? 아니면 비정치의 영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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