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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소녀' 무더기 오보, 사과한 언론과 아닌 언론 (업데이트)

  • 박수진
  • 입력 2015.06.11 18:43
  • 수정 2015.06.13 11:18
ⓒjtbc

업데이트 : 2015년 6월13일 15:15 (경향신문 측 입장 반영)

한국언론들이 무더기로 재미 한인 고등학생이 미국 하버드대와 스탠퍼드 대학 두 곳에 ‘동시 입학’하게 됐다는 내용의 오보를 냈다. 이중 일부 신문과 방송들은 11일 사과문을 게재하거나 사과방송을 했지만, 일부 언론은 사과를 하지 않았다.

관련 보도가 처음 나온 언론은 미국에서 발행되는 <미주 중앙일보>로, 지난 2일 이 신문은 “한국인 김아무개(18)양이 하버드와 스탠퍼드에 동시 합격했고, 김양의 천재성을 높이 평가한 두 학교가 김양이 두 학교를 2년씩 다닌 뒤 졸업학교는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파격적인 제안을 해왔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이후 <연합뉴스><뉴시스> 등 국내 통신사들이 이를 그대로 받아 보도했고, 4일에는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 여러 신문들과 방송들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시비에스>(CBS) <박재홍의 뉴스쇼>는 발빠르게 김양과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미주 한인 커뮤니티 사이에서 김양이 두 학교에 합격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 확산됐고, 10일 <경향신문>이 온라인에 “합격증은 위조된 것”이라는 두 학교 관계자 발언을 보도하면서, 오보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동아일보 천재소녀 관련 기사와 사과문.

중앙일보 천재소녀 관련 기사와 사과문.

11일 <조선일보>는 1면에 ‘미 명문대 동시입학 주장 ‘천재소녀’ 미스터리’라는 제목으로 “김양이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에 동시진학한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두 대학이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이와 함께 2면 ‘바로잡습니다’란에 “4일자 관련 기사를 취소합니다. 본지가 받은 이메일과 김양이 받았다고 주장한 합격통지서의 진위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당사자의 주장을 철저한 검증 없이 보도한 점에 대해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도 이날 2면에 ‘한인 여학생, 하버드·스탠퍼드 동시 입학 보도, 사실과 달라 독자 여러분께 거듭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사과문을 싣고 “본지는 사실 확인을 끝까지 하지 않고 보도해 독자들에게 혼란을 일으켰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거듭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같은날 2면 머리기사로 “‘천재 수학소녀‘ 커지는 거짓말 의혹”이란 기사를 통해 “김양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한 뒤, 기사 말미에 별도문구로 “학생과 가족들의 주장을 믿고 검증하지 않은 채 4일 첫 기사를 보도해 혼란을 초래한데 대해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덧붙엿다.

이밖에 <채널에이>도 같은날 <박정훈의 뉴스 탑텐>에서 “검증 못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고, <시비에스>(CBS) <박재홍의 뉴스쇼>도 “청취자 여러분들께 혼돈을 드린 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후속취재를 통해 진실이 무엇인지 알려 드리겠다”고 사과한 뒤, 하버드 로스쿨에 재학 중인 하버드 한인학생회 회장과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이 인터뷰서 하버드 한인학생회장은 “한국의 큰 언론에 소개가 됐는데 그렇게 속일 수 있었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초기에 <미주 중앙일보> 기사를 받아 보도했던 통신사 <연합뉴스>와<뉴시스>, 이를 보도한 <국민일보>와 <경향신문>, 종합편성채널 <제이티비시><뉴스룸> 등은 관련 후속보도만 내보낼 뿐 11일까지 자신들의 최초보도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고 있다.

최초 기사를 쓴 <미주 중앙일보> ㅈ객원기자는 10일 <미디어오늘>에 입장문을 보내 “기사 작성 당시 가족이 제시한 합격증서와 해당 대학교수들과 주고받은 이메일 등을 의심 없이 수용해 기사작성을 하였으나, 합격 대학과 교수 등에게 사실 확인을 끝까지 하지 않은 우를 범해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하게 됐다”며 오보를 인정했다.

업데이트 : 경향신문 측은 13일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이메일로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기사 본문 중 경향신문이 11일까지 사과를 내보내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6월 11일자 기사에 사과문이 올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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