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부채비율 1400% 넘은 카페베네의 사연

  • 허완
  • 입력 2015.06.10 13:27
  • 수정 2015.06.10 14:02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기업 카페베네의 지난해 부채비율이 140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9일 전한 내용에 따르면, 카페베네의 부채비율은 국내 주요 커피업체 중 단연 최고 수준이다.

6개 업체 중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카페베네로 1401%에 달했다. 전년보다 무려 736.6%포인트 급등, 재무구조가 더 나빠졌다. 부채는 차입금이 증가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등이 반영돼 늘어난 반면, 자본은 적자가 누적되면서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CEO스코어 6월9일)

앞서 지난 4월 이데일리도 카페베네의 부채비율을 다음과 같이 전한 바 있다.

재무 건전성의 지표로 통하는 부채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카페베네의 자본 총액은 110억원인데 부채 총액은 1549억원이다. 부채비율이 1400%를 넘는다. 보통 부채비율이 200%만 넘어도 빚이 많다는 평가를 듣는다. (이데일리 4월15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나머지 업체들의 부채비율은 다음과 같다.

  • 탐앤탐스 : 321.6%
  • 커피빈코리아 : 194.6%
  • 스타벅스코리아 : 130.0%
  • 이디야 : 104.6%
  • 할리스 : 21.0%

카페베네의 부채비율이 급격히 증가한 이유 중 하나로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라는 신종 자본증권이 꼽힌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7월 한 사모투자펀드에서 약 22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 투자를 받았다.

상환전환우선주란 명목상으로는 주식(자본)이지만 채권처럼 만기 때 투자금을 상환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를 말한다. 국제회계기준(IFRS)상 부채로 분류되지만, 증권을 발행한 회사가 상환권을 가지면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IFRS가 적용되지 않는 비상장사는 자본으로 인정받지만, 자금 사정이 나빠져 투자금을 상환하기 어려워지면 부채로 바뀐다. (이데일리 5월7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카페베네의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2431%로 껑충 뛰어올랐다.

사업 실적도 좋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카페베네는 약 114억원(연결재무재표 기준)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영업이익은 31억원 규모였지만, 금융비용으로 지출된 금액이 66억원에 달했다.

카페베네의 매출액은 2012년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감사보고서의 재무재표(연결 기준)에 따른 매출액 추이는 이렇다.

  • 2014년 : 1463억원
  • 2013년 : 1873억원
  • 2012년 : 2207억원
  • 2011년 : 1675억원
  • 2010년 : 1010억원

지난 4월, 뉴스1은 카페베네 실적 악화의 이유 중 하나로 ‘해외진출’을 꼽았다. 카페베네는 2012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해외 1호 매장을 오픈한 이후 동남아시아, 중국 등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 뛰어들었다.

9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해외진출에 나선 이후 매출은 줄고 부채비율은 늘어났다. 카페베네 해외매장수는 572개로 해외진출한 외식기업 가운데 두번째로 많다. 카페베네는 2014년 4월 중국 중기투자집단과 양해각서를 맺고 해외진출에 나섰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

(중략)

업계에서는 돌파구로 삼은 해외진출이 오히려 성장의 족쇄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스1 4월8일)

카페베네 베트남 동커이점

카페베네는 레스토랑(블랙스미스), 드럭스토어(디셈버24), 제과점(마인츠돔) 등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도 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야심차게 출범한 블랙스미스는 100여 매장까지 확장했지만 현재 25개 점포로 축소됐다. 블랙스미스의 모델이었던 배우 송승헌 씨가 낸 매장조차 올 초 폐업했다. 마인츠돔은 강남역 한복판 노른자위 땅에 매장을 열었다. 하지만 이 자리는 현재 영어학원인 ‘영단기’가 넘겨받아 학원 본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오랜 준비 끝에 내놓은 디셈버 24는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모든 매장을 철수 시켰다. (일요신문 제1174호 2014년 11월12일)

카페베네의 사업 확장에 대해서는 이미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8월 '블랙 스미스'라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브랜드를 론칭, 외식업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이미 과당 경쟁 체제라는 게 업계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중략)

하지만 대기업 중심의 기존 업체들이 치열한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후발 주자인 카페베네의 성공 가능성은 불투명한게 현실이다. 현재 드럭 스토어 시장은 CJ올리브영을 비롯해 GS왓슨스, 코오롱 W스토어 등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더벨 2012년5월25일)

카페베네는 지난해 11월 부채 상환을 위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보유하고 있던 건물과 토지를 363억원에 매각했다. 그에 앞서 7월에는 청담동에 있던 본사 사옥도 팔았다.

지난해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는 “커피사업에 올인하겠다”고 밝혔다. 카페베네는 지난 4월 중저가 커피를 판매하는 베이커리카페 ‘바리스텔라’ 1호점을 서울 홍대입구에 냈다. 일종의 ‘세컨브랜드’다.

하지만 이 같은 카페베네의 세컨드 브랜드 론칭을 바라보는 시각은 곱지 않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들자 기본 브랜드의 내실을 다질 생각보다는 세컨드 브랜드 출시로 쉬운 길을 가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중략)

신규 브랜드 '바리스텔라' 출점이 본격화될 경우, 기존 카페베네 가맹점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동일 브랜드 간 거리제한 등으로 신규 출점에 제약을 받는 상황이어서 기존 카페베네 브랜드로는 가맹점 확대에 어려움이 있지만, 세컨드 브랜드는 출점 제한이 없다. (뉴시스 4월23일)

CEO스코어에 의하면 카페베네 관계자는 “작년 부채비율을 높인 요인이던 신사업이 안정적으로 정리되는 등 올해는 재무구조가 확실히 개선될 것”이라며 “최근 커피, 빙수 등 노하우를 가진 제품 개발에 집중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또 반응도 좋아 흑자전환이 확실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데일리가 4월 보도한 바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투트랙 전략'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카페베네는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한쪽에서는 기존 국내 가맹점의 매출을 높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이다.

카페베네는 최근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손잡고 캐릭터를 활용해 디저트 메뉴를 선보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젊은 층과의 접점도 늘리고 있다. 이미 900개가 넘는 매장으로 국내 시장을 확장하기엔 한계가 온 만큼 기존 매장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

해외 사업은 영토 확장에 주력하되 글로벌 슈퍼바이저(GSV) 제도를 활용해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다.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 삼았던 중국과 미국에서 각종 소송이 제기된 탓이다. (이데일리 4월15일)

한편 카페베네는 지난 3월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관련기사 :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경제 #카페베네 #카페베네 부채비율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