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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혼자 '애를 보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 Jenny Witte
  • 입력 2015.06.09 13:45
  • 수정 2016.06.09 14:12
ⓒJenny Witte

미국에서 6월 세 번째 일요일은 아버지의 날이다.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은 짜증나는 이야기가 있는데, 나는 아버지들에 대해 흔히 쓰는 우리의 언어 중에서 바꾸어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이들과 남편 없이 외출하면 십중팔구 사람들이 묻는다. "남편이 애보고 있어?" 이게 그저 '사람들이 그냥 하는 말'에 불과하다는 건 나도 알지만, 그래서 괜찮다는 건 아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풀타임 직업이고, 엄마들에게만 그런 건 아니다. 물론 아빠들, 어쩌면 대다수의 아빠들이 집 밖에서 다른 직업을 갖고 있을 것이고, 아마 그 직업으로 돈을 벌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빠들이 아빠로서의 '직업'과 책임을 지니지 않는 건 아니다. 그리고 이런 책임이 하기 싫은 일이 되어서도 안 된다. 그러니까 "아, 난 못 가. 애 봐야 하거든." 이런 식이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아빠를 '애 보는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은 아이들의 삶에서 아버지들이 맡는 역할을 평가절하하는 일이다. 아버지의 역할은 어머니의 역할 만큼 중요한데 말이다.

나는 어머니가 아이를 돌보는 데 있어 늘 1순위이고, 아이를 키우는 법을 잘 아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낡은 생각이 지겹다. 광고에서 슈퍼마켓에 간 아빠가 기저귀들을 보며 "응? 기저귀? 이게 뭐지?!?!"하는 걸 본 적 있을 것이다. 마치 자기는 아무것도 모르고, '아빠'라는 것이 자신의 이해 능력을 벗어나는 일이라는 것처럼 말이다. 엄마가 밤에 외출했다가 돌아와 보니 아빠는 아이들을 너무 늦게까지 재우지 않고 패스트푸드만 먹였더라는 시트콤도 봤을 것이다. 엄마가 아니라 아빠니까 어쩔 수 없지, 하는 식이다. 이런 식의 묘사는 아빠들(그리고 엄마들도)아 특정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생각을 부추긴다. 엄마와 아빠가 아이를 키우는데(이 경우에는 애 보기) 있어 각자의 역을 맡고, 이런 역은 바꿀 수가 없다, 혹은 어느 한 사람이 더 중요한 사람으로 타고 났다는 생각 말이다.

이걸 이리저리 틀어보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생각인지 깨달을 수 있다. 슈퍼마켓에서 엄마를 마주쳤는데 "오, 오늘은 그쪽이 애를 보나봐요?" 라고 묻겠는가? 물론 그러지 않을 것이다. 내가 남편 없이 아이들만 데리고 나와 있으면 아무도 내가 내 아이들을 '본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아이들과 함께 행사에 참가하면 우리는 '가족으로서 참가'한 것이다. 하지만 남편은 있고 나는 없으면 그는 '애를 보는' 것이다. 바보 같은 소리 아닌가?

아빠는 아이를 돌보는 데 있어서 갈팡질팡하는 멍청이들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아빠들을 어엿한 어버이로 인정해야 한다. 그러니까 내 남편은 '애를 보는' 게 아니라 자기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고, 그건 그가 즐기는 일이다. 그는 아마 나보다 더 좋은 음식을 해줄 것이고(그는 나보다 훨씬 요리를 잘 한다), 기저귀를 갈고, 우리 딸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아들과 함께 볼 영화를 찾아내고, 숙제를 도와주고 세탁을 할 것이다. 그는 '애를 보는' 게 아니라 어버이 노릇을 하는 거고, 실력도 아주 좋다.

실제로 아이를 낳고 수유를 하는 것 같은 일들은 할 수 없지만, 아빠들은 아이들의 상처를 돌봐주고, 티 파티를 하고, 학교에서 먹을 간식을 잊지 않고 챙겨주고, 엉덩이와 코를 닦아주고, 얼러서 재울 수 있다. 이번 아버지의 날에는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는 아빠들을 칭찬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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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허핑턴포스트US블로거이자 마마토가닷컴 창립자 제니 위트의 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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