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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 강아지는 항상 줄을 당기며 걷는 걸까?

"산책을 나가면 항상 개에게 끌려 다녀요. 산책이 정말 힘들어요." 사람들 대부분은 '개가 줄을 당긴다'라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사람은 개가 줄을 당긴다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개는 사람이 줄을 당긴다고 생각한다. 목줄로 연결된 여러분과 반려견은 이 문제에 각자가 50%씩의 기여를 하고 있다. 반려견과 즐겁고 편안한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반려견이 목줄을 당기지 않고 편안하게 걷도록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줄의 반대편을 잡고 있는 나 스스로도 안전하고 즐겁게 반려견과 산책할 수 있는 기술을 익힐 필요가 있다.

  • 폴랑폴랑
  • 입력 2015.06.10 07:56
  • 수정 2016.06.10 14:12

"산책을 나가면 항상 개에게 끌려 다녀요. 산책이 정말 힘들어요."

사람들 대부분은 '개가 줄을 당긴다'라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사람은 개가 줄을 당긴다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개는 사람이 줄을 당긴다고 생각한다.

목줄로 연결된 여러분과 반려견은 이 문제에 각자가 50%씩의 기여를 하고 있다.

반려견과 즐겁고 편안한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반려견이 목줄을 당기지 않고 편안하게 걷도록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줄의 반대편을 잡고 있는 나 스스로도 안전하고 즐겁게 반려견과 산책할 수 있는 기술을 익힐 필요가 있다.

목줄을 손에 드는 순간 나와 반려견이 두 손을 맞잡고 춤을 추는 파트너라는 것을 기억하고, 내 반대편에 선 반려견이 어떤 느낌과 욕구를 갖고 나와 연결되어 있는지 공감하는 것, 그것이 즐거운 산책의 시작이다.

목줄은 탯줄과 같은 것 /

산책은 데이트와 같은 것 /

목줄은 나와 반려견의 커뮤니케이션 도구 /

산책할 때는 언제나 반려견과 연결할 것

늘 야외에서 뛰어놀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반려견이 언제나 군인처럼 각을 맞추어 걸어야 할 필요도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충분히 주변을 탐구하고 오감을 통해 경험하고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목줄을 당기며 이리저리 뛰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목줄은 당기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탐구할 수 있는 방법, 반려견과 산책에서 건강하게 걷는 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바람직한 반려견 산책 - 교육의 최종 목표

아침 저녁 한 번씩, 또는 최소 하루 한 번의 산책은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럼에도 정기적인 산책이 번거롭고 내키지 않는다면 산책만으로 문제 행동의 70%를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과 무엇보다 병원비가 현저히 줄어든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는 반려견은 병원과 멀리 지낼 수 있다.

생각해보자. '왜 우리 강아지는 항상 줄을 당기며 걷는 걸까?'

반려견이 줄을 당기는 대표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줄다리기

상대방이 당기면 넘어지지 않기 위해 나도 상대방과 반대 방향으로 당겨야 한다. 이건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반사적 행동(opposition reflex)이다. 일반적으로 반려견이 줄을 당기며 걸으면 '말도 안 듣고 고집스럽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와 전혀 다르다. 목줄이 팽팽하게 당겨지면 반려견은 넘어지지 않기 위해 반사적으로 줄을 당기며 몸의 밸런스를 유지한다.

2. 밸런스

신체의 밸런스가 깨지면 어느 쪽으로든 치우친 자세로 걷게 되어 있다. 이 또한 비의도적이고 무의식적인 행동이다. 줄을 잡고 있는 보호자의 신체 밸런스가 깨지면(신체 균형을 잃으면) 반려견도 밸런스를 잃는다. 따라서 밸런스를 되찾기 위해 줄을 당기게 된다. 내가 걸을 때 앞이나 뒤로 쏠려서 걷지는 않는지, 코어 근육에 중심을 잘 잡고 있는지 확인해보아야 한다.

반려견마다 신체적 조건이 다르고 그에 맞는 산책 도구(하네스, 목걸이, 목줄)을 잘 선택하여 사용하여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도 신체 밸런스는 깨진다.

또한 대중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달리 반려견을 항상 같은 방향(보호자의 왼쪽)에서 걷게 하는 습관도 반려견의 신체 밸런스가 깨지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이다. 매스컴의 영향으로 반려견은 항상 사람의 왼쪽에서 걸어야 한다고 오해를 하고 있는 데서 기인한다. 반려견이 나의 오른쪽에 서 있을 때도, 왼쪽에 서 있을 때도(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쪽에 서 있든지 항상 균형감 있게 걸을 수 있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3. 첫날부터 목줄은 당기는 거라고 배웠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가르치려고 했던 것은 아니겠지만, 목줄을 처음 사용하던 날부터 '목줄이란 자고로 당겨야 걸을 수 있는 것이란다'라고 가르친 경우 반려견은 목줄만 매면 당기며 걷는다. 목줄을 잡을 때 신체의 긴장을 이완하면서도 안전하게 잡는 법을 모르기 때문에, 또는 나의 습관이 반려견의 몸에 어느 정도의 압박을 주고 있는지를 잘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목줄을 통해 긴장감을 전달한다. 그러다보니 개는 목줄은 항상 팽팽해야 하고, 당겨야 앞으로 갈 수 있다고 인지한다. 목줄에 긴장감이 없으면 불안정해진다.

4. 흥분과 긴장

화장실이 너무 급할 때는 침착할 수 없다. 배를 움켜쥐고 화장실까지 달려야 한다.

하루 종일 실내에 갇혀있다가 또는 간만에 외출을 하는 경우에는 차분하고 편안한 기분으로 산책을 나갈 수 없다. 얼마나 손꼽아 기다리던 순간인가! 수학여행 전날 잠을 설치다 집을 나서며 환호성을 지르며 뛰어오르듯이 반려견도 고대하던 산책과 꽃 향기에 정신을 차리기 어렵다.

5. 커뮤니케이션 부족

산책 중에 반려견이 하는 이야기를 듣지 못하거나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우 목줄을 당기거나 밸런스가 깨지는 일이 지속적으로 일어난다.

반려견이 전하는 시그널(스트레스, 두려움, 호기심 등)을 읽고 그에 따라 반려견에게 가이드를 제공해주면, 반려견은 유사한 상황을 다시 만났을 때 보호자에게 의견을 묻는다.

그러나 의견을 물을 때마다 보호자가 무관심하거나 반응이 없는 경우, 다른 일에 정신을 쏟고 있는 경우에는 스스로 상황에 대처해야 하기 때문에 줄을 당길 수 밖에 없다.

편안하고 안전한 산책을 위해 여러분이 알아야 할 대표적 내용 몇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나의 반려견에게 적합한 도구 선택

도구는 중요하다. 잘못된 도구 또는 도구를 잘못 사용함으로 인해 산책 시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반려견마다 신체적 조건과 여건이 다르므로 그에 맞는 도구가 적합하다. 어느 경우이건 자동 줄(retractable leash)은 절대 권장하지 않으며,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젠틀리더(gentle leader), 이지워크(easy walk) 등의 하네스는 사용 전에 미리 숙지해야 할 내용이 있고 장기적으로 사용할 도구는 아니다.

2. 목줄

목줄은 탯줄과 같다. 목줄은 반려견을 통제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나와 반려견의 커뮤니케이션 도구이다. 평상 시 가정에서 사용할 용도로는 1.8m 내외가 적합하다. 세미나 등 공식적 교육 용도로는 3~5m 정도의 목줄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일상적인 산책에서는 보호자가 혼자 컨트롤하기 어렵고 돌발 상황에 위험하다. 반면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1.4~1.6m 목줄은 반려견이 줄을 당기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무거운 목줄과 하네스 또한 산책에 적합하지 않다. (산책이지 군장하고 유격 훈련하는 게 아니지 않는가?)

3. 목줄의 클립은 항상 누운 상태여야 한다.

클립이 누운 상태가 아니라면 줄이 당겨지고 있으며, 반려견의 몸에 압박이 전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반려견도 반작용으로 줄을 당기게 되고 결국 다시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이 된다.

4. 목줄을 잡는 법과 컨트롤하는 기술

3시간이면 누구나 반려견과 나란히 걷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목줄을 잡는 법: 안전을 위해 단단히, 그러나 긴장을 풀고 편안히 잡는다. 목줄을 잡았을 때는 팔의 힘을 빼고 편하게 팔을 펴야 한다. 여러분의 몸이 긴장되어 있으면 반려견에게 그 긴장감이 그대로 전달되고, 반려견도 긴장을 느낀다.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나와 시선을 맞추며, 산만한 곳에서도 집중하도록

반려견과 함께 있을 때는 언제나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특히 목줄을 잡고 산책을 할 때는 반려견과 연결되어야 한다.

반려견이 항상 나를 올려다봐야 하는 것이 아니다. 올바른 산책법을 배웠다면 다른 곳을 보고 있더라도 나와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꽃향기를 맡고 주변을 탐색하다가도 반려견이 '이제 어디로 갈까?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하지? 저기 있는 비둘기에게 인사해도 돼?'라고 나의 의사를 묻는다.

나 혼자 볼일을 보는 것이 아니라 데이트를 하듯이 함께 즐기는 시간이 산책이다.

정기적인 산책은(올바른 산책이라면) 나와 반려견의 관계를 깊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시간이다.

반려견이 매고 있는 줄의 반대편에는 나 자신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줄의 반대편에서 걷고 있는 반려견이 어떤 느낌과 어떤 욕구를 갖고 있을지 공감하고 이해하는 법을 몸에 익힌다면 안전하면서도 즐겁고 건강하면서도 편안한 산책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동물행동연구소 폴랑폴랑 카페에서 더 많은 반려견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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