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메르스 대책을 둘러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비판의 온도 차가 사뭇 비교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8일 사설과 칼럼에서 박근혜 정부의 메르스 관련대책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을 한 반면, 동아일보는 지난 6일 사설에서 "대한민국의 면역력을 모으면 메르스를 이길 수 있다"고 밝혀 대조되는 행보를 보였다.
조선일보는 8일 ‘범정부 메르스 컨트롤타워 이제라도 바로 세워야’라는 사설에서 “지자체장들이 독자적으로 나선 데엔 ‘정치적 보여주기’ 목적도 있을지 모른다”면서도 “그러나 정부가 분명한 컨트롤타워(중앙 통제탑) 없이 우왕좌왕하며 부실하게 대처했던 탓도 크다”고 꼬집었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확대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기자 출신(1985~2001)인 박성희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문제를 해결하는 정부를 갖고 싶다’는 칼럼에서 “미숙하고 우왕좌왕하는 정부와 당국, 그 틈에 눈치 보듯 정쟁(政爭)을 잠시 중지한 것 이외에는 어떤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은 오늘도 조용히 인터넷을 켜고 집단 지성을 동원해 문제 해결책을 구한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박 교수는 “오랫동안 우리는 '억압하지 않는 정부'를 꿈꾸어왔고, 그 꿈은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 같다. 이제는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 정부'를 갖고 싶다”며 “유독 '골든타임'을 자주 외친 지금의 정부에 과연 고장 난 아날로그 시계 하나라도 고칠 능력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TV조선 역시 허핑턴포스트와 뉴욕타임즈 등 해외 언론을 인용하며 박근혜 정부의 메르스 대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TV조선은 기사에서 “허핑턴포스트가 미국내에서 에볼라 환자가 발생했을 때 환자의 동선을 파악하고 환자 발생 병원까지 상세히 공개했던 미국 정부와 비교하며 한국정부의 대응은 무의미한 비밀주의라고 꼬집었다”고 보도했다.
또 “뉴욕타임즈는 한국 정부가 부정적인 여론에 못이겨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24곳의 병원을 전체를 공개하긴 했지만 너무나 늦게 공개하면서 국민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확대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동아일보의 보도는 달랐다.
동아는 지난 6일 ‘대한민국 면역력 모으면 메르스 이길 수 있다’는 사설에서 “효율적인 정책과 성숙한 시민의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는 말처럼 경각심을 가지면서도 막연한 공포를 뛰어넘어야 메르스 제압에 성공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 같은날 다른 사설에서는 '최경환 박원순부터 메르스 식당 찾아 소비 진작시키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제외하고 최경환 총리 대행과 박원순 서울시장을 묘하게 대조시킨 제목을 뽑기도 했다.
온라인 상에서 떠도는 괴담에 대한 시각도 달랐다.
조선일보에 칼럼을 쓴 박성희 이화여대 교수는 “미숙하고 우왕좌왕하는 정부와 당국, 그 틈에 눈치 보듯 정쟁(政爭)을 잠시 중지한 것 이외에는 어떤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은 오늘도 조용히 인터넷을 켜고 집단 지성을 동원해 문제 해결책을 구한다. 간혹 괴담이라는 암초에 부딪치겠지만 인터넷 바다를 항해해야 하는 사람들은 그조차 숙명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다. 정부가 메르스보다 더 두려워 해야 하는 것은 그렇게 마음을 접고 떠나가는 국민의 뒷모습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아는 “국민들은 정부에 협조해야 하고 정보와 괴담을 구분하는 안목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국민과 정부가 힘을 합치면 빠른 시일 내에 메르스 퇴치가 가능하다”며 국민들이 정부에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