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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나 그란데, 자신을 ‘ㅇㅇ의 여자'로 표현하는 이들에 일침 놓다(전문)

  • 박수진
  • 입력 2015.06.08 14:35
  • 수정 2015.06.08 14:47
Ariana Grande performs in concert during the Hot 99.5 Jingle Ball at the Verizon Center on Monday, Dec. 15, 2014, in Washington D.C. (Photo by Owen Sweeney/Invision/AP)
Ariana Grande performs in concert during the Hot 99.5 Jingle Ball at the Verizon Center on Monday, Dec. 15, 2014, in Washington D.C. (Photo by Owen Sweeney/Invision/AP) ⓒOwen Sweeney/Invision/AP

영어권에서 아리아나 그란데는 지금 가장 핫한 가수 중 한 명이다. 아역배우 출신이기까지 한 아리아나의 입은 옷, 말 한마디, 트윗 하나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뉴스가 된다. 아리아나는 얼마 전 관계를 끝낸 래퍼 빅 션과의 연애로도 여러 매체의 연예면,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높은 지분을 차지했다. 이를 전후로 저스틴 비버, 원디렉션의 나일 호란 등 다른 연예인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 목격되며 열애설까지 숱하게 뿌려졌다. 아리아나는 7일 이에 대해 아주 긴 글을 써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그리고 그 글은 단지 아리아나 자신에 대한 것을 넘어, 많은 여자들이 겪었을 법한 부당한 상황에 대해 고발하고 변화를 호소하는 글이다. 아래는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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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적인 힘”이 있다는 건…. “썅년(bitch)”이라는 것과 같지 않습니다… ‘할 말이 있다’는 건… ‘태도가 나쁘다’는 것과 같지 않습니다….

제가 ‘나는 션의 ‘전 여친’이 아니다’라고 말했을 때 의도했던 뜻은 이겁니다. 여성을 남성의 과거, 현재, 혹은 미래의 소유물로 일컫는 세상에서 사는 것에 지쳤다는 겁니다. 저는…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습니다. 나 자신 말고는.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요즘 인터뷰에서 남자 관련 질문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 말고도 내가 할 말이 정말 많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제 생애 최고의 음악을 만들고 있고, 제가 이제껏 만난 사람 중 최고의 사람들과 함께 투어하며 제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매일 팬들을 위해 공연하고 음악을 만들고, 매일 전 세계의 팬들을 만나 포옹할 기회가 있으니까요.

저는 여성 운동가의 긴 역사를 가진 집안 출신입니다. 고모 주디는 워싱턴 DC에서 내셔널 프레스 클럽 회장이 된 최초의 이탈리아계 여성이었습니다. 저를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괴롭혀 온 이 문제에 대해 이렇게 목소리를 내는 걸 고모가 아셨다면 자랑스러워 하셨을 겁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1969년, ‘흑인 권력 이후는 여성 해방’이라는 글을 썼습니다. 이후 46년이 지났지만… 아직 우린 여성 해방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여자가 섹스를 많이 하면(아니, 섹스를 하기만 하면)… 그녀는 ‘싸게 구는 년(slut)’이 됩니다. 남자가 섹스를 하면… 그는 종마(種馬), 보스, 왕이 됩니다.

여자가 섹스에 대한 이야기라도 공개적으로 하면… 그건 수치스러운 일이죠! 하지만 남자가 자기가 만났던 여자들(혹은 더 흔히 쓰는 표현으로 ’그 (썅)년들(bitches)’/’헐거운 년(hoes)’… 정말 사랑스러운 표현들)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랩을 하면… 그건 즐거운 일이 됩니다.

만약 여자가 남자 성기가 달린 친구와 있는 모습이 목격되면, 즉시 거기에는 로맨스나 섹스가 있을 거라는 추정과 함께 딱지가 붙습니다!! 하지만 만약 남자가 여자와 있는 모습이 목격되면… 그의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거나 칭송을 받죠. “오오 쟤 한 건 올렸어!!!1!!1!”.

물론 (이런 편견에 대해서는) 다들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중잣대와 여성혐오는 아직도 만연해 있습니다.

저는 하루라도 빨리 ‘사귀는 / 결혼한 / 섹스를 하는 (혹은 하지 않는) / 함께 있었던’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지 않는… 개인으로서의 각자의 가치로 평가되는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본인이 본인 자신으로서 충분한 존재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미디어에서는 이런 저를 도와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서로를 지지합시다.

지난 8년 동안, 정말 문자 그대로 늘 옆에 남자가 있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살았습니다. 그 8년이 지나고서야 이렇게 내가 느낀 것들을 말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싱글로 지내면서 저는 제 옆에 누가 없어도 된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존재감 있고, 현실감 있고, 만족스러워 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보다 더 크게 웃어본 적도, 내 삶을 더 즐겨본 적도 없었습니다.

한 가지 더… 제 ‘허니문 다이어리’는 내가 나의 팬들과 가능한 한 많은 것을 공유하는 방법입니다. 처음부터 그래 왔고, 바꿀 계획도 없습니다. 제가 저 자신으로서 팬들과 함께 우습고 특별하고 개인적인 것들을 공유하고, 제가 한 멍청한 짓 / 제가 겪는 일들을 보며 웃을 수 있는 안전한 공간입니다. 이걸 모니터링하거나 바꿀 생각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예전 어느 때보다 나를 보는 눈이 많기 때문이죠. 저는 팬 여러분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여러분은 처음부터 나를 아티스트일 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 받아들이고 축복해줬으니까요. 아무것도 그 사실을 바꿀 수는 없으며, 저 자신 역시 무엇으로도 바뀔 수 없습니다.

“완전한 인간으로서 행동하기를 선택한 여성에게, ‘현재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수호군 부대(armies of the status quo)’가 그녀를 저급한 농담 같은 것으로 취급할 거라는 사실을 미리 경고해줄 필요가 있다... 그녀에겐 자매애가 필요할 것이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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