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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대응 정부 컨트롤타워는 대체 어디일까?

  • 허완
  • 입력 2015.06.08 13:42
  • 수정 2015.06.08 14:39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 설치된 ‘범정부 메르스 대책 지원본부’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범국가적, 범정부적” 대응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현장 방문에서 향후 정부의 방역대책 방향과 관련,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방역대책 본부에서 전문가들이 전권을 부여받을 필요가 있다"며 "(전문가 의견을) 참고하고 이러는 것이 아니라 이분들이 전권을 부여받고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대해 즉각즉각 대응할 수 있어야 하겠다"고 지시했다.

(중략)

박 대통령은 방역의 핵심으로 감염경로의 완전한 파악, 연결고리의 완벽한 단절, 추가접촉 차단 등 3가지를 들면서 "이것이 계속 변하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여기에 맞춰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 중심으로 즉각 대응팀을 만들어 여기에 전권을 줘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6월8일)

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범정부 메르스 대책지원본부 상황실에서 열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 추진상황 점검회의에서 발언하는 박근혜 대통령. ⓒ연합뉴스

박 대통령이 언급한 ‘방역대책본부’는 어디일까? 이날 방문한 ‘범정부 메르스 대책 지원본부’를 말하는 걸까?

복지부 산하에는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설치되어 있다. 박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곳과는 별도로 운영되는 조직이다. ‘민관합동대응 태스크포스’도 있고, 청와대에는 또 이와는 별개로 ‘메르스 긴급대책반’이 구성되어 있다.

관련기사 : 정부, '메르스 대응 컨트롤타워' 구축한다

[앵커] 그런데 궁금한 게 보건복지부에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있죠.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8일) 방문한 곳은 범정부메르스대책본부입니다. 어떻게 다르고 어디가 콘트롤타워인가요?

[기자] 네, 범정부메르스대책지원본부는 지난 3일 박근혜 대통령의 메르스 대응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 이후 새롭게 꾸려진 곳입니다.

국민안전처 장관이 본부장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이 본부장인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와는 별도로 가동 되는데요, 그러다 보니 일각에선 컨트롤타워 혼선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어제 최경환 국무총리 대행은 "메르스 대응 창구를 복지부로 일원화 한다"고 밝혔는데, 오늘 박 대통령이 안전처 장관이 본부장으로 있는 범정부메르스대책지원본부라는 곳을 방문한 것입니다. (JTBC 6월8일)

통상 정부의 재난대응 컨트롤타워는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중앙안전관리위원회가 있지만, 지난달 20일 이후 중앙방역대책본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범정부 메르스 대책지원본부, 메르스 민관종합대응 태스크포스(TF), 청와대 메르스 방지긴급 대책반 등이 생겨나면서 '어디가 컨트롤 타워인지'가 헷갈릴 정도로 혼란스런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뉴스1 6월8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컨트롤타워가 어디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다.

“컨트롤타워는... 그 위에 국무총리가 있고, 그 위에 대통령이 계시다.”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분야별로 컨트롤타워를 세웠고, (민관합동대응 태스크포스, 메르스관리대책본부, 메르스지원대책본부 등) 세 본부가 구성이 돼서 각자 맡은 바 일을 하고 있는데, 국무총리가 중앙안전관리위원장이니까 대행이기는 하지만 국무총리가 메르스관계장관회의도 열고 그러면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된다. 청와대에서는 메르스긴급대책반 만들었다고 말씀드렸고 반장은 정책조정수석과 고용복지수석이다.” (한겨레 6월8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최경환 국무총리 대행은 메르스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주, 기획재정부 장관 업무를 위해 해외 출장을 떠났다가 ‘정부에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급히 귀국한 바 있다.

최 총리대행은 메르스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다가 메르스 사망자가 발생하자 2일 오전에야 관계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그는 “국가적 보건역량을 총동원해 불안과 우려를 조기에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정작 본인은 오후에 유럽으로 출국했다. (이데일리 6월4일)

이날 회의는 애초 일정에 없었던 것으로, 메르스 확산으로 인해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으나 정부에 메르스 대응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비판이 야권을 위주로 제기되는 가운데 소집됐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각료회의 참석 등을 위해 영국을 방문했던 최 총리대행은 출장 일정을 단축해 이날 조기 귀국한 뒤 회의를 주재했다. (연합뉴스 6월6일)

하지만 민 대변인의 말대로라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최경환 국무총리 대행은 메르스 확산이 본격화하고 국민들의 불안이 극에 달했던 지난 2일~6일 사이 기획재정부 장관 업무를 수행하러 해외 출장에 다녀온 셈이 된다. 국정을 총괄하는 조직으로서 청와대의 역할과 이에 따른 초동대응 실패 책임을 피하려다 보니 청와대 스스로도 앞뒤가 맞지 않는 민망한 설명을 내놓은 것이다.

‘각 분야별 컨트롤 타워가 제대로 총괄이 될 수 있느냐’며 기자들이 재차 질문을 하자, 민 대변인은 “좋은 질문 감사드리고… 오늘 황교안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있다”면서 답변을 피하기도 했다. (한겨레 6월8일)

한편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이 메르스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 청와대는 다음과 같이 '발끈'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메르스 관련해서 청와대가 뭘하느냐 하는데, 지난 2일 긴급대책반을 편성해서 비상채널을 가동하고 있고,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로 풀가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박 대통령에 대해선 "박 대통령은 새벽부터 비서실장과 관련 수석으로부터 실시간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리고 있다"며 "또 비서실장과의 통화를 통해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하루 24시간이 아니라 하루 25시간 비상체제를 유지한다는 각오로 뛰어달라고 당부했다"고 강조했다. (뷰스앤뉴스 6월8일)

뷰스앤뉴스는 이같이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청와대가 사실상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해석했다.

컨트롤타워(control tower)는 원래 공항에 있는 '관제탑' 등을 뜻하는 단어다. 일반적으로 관제 업무를 총괄하는 곳은 한 공항에 하나씩, 공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기 마련이다.

메르스 컨트롤타워가 정부에 있긴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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