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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여행을 위한 기내 위생 수칙 7

  • 박수진
  • 입력 2015.06.08 11:51
  • 수정 2015.08.03 08:02

신혜은

글쓰는 전직 승무원, 책 '낯선 바람을 따라 떠나다' 저자

비행기라는 빠르고 편리한 운송기는 사람과 물자뿐 아니라 각종 질병도 실시간으로 나르며 전 세계를 연결하고 있다. 비행기로 9시간이나 떨어진 중동의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가 우리나라에까지 퍼졌으니 말이다. 승무원으로 일한 7년 동안 다양한 질병과 전염병을 봐왔다. 중국 전역을 휩쓸던 사스가 잠잠해지자 조류인플루엔자(AI)가 나타났으며 이후엔 신종인플루엔자(H1N1)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고 독일에서는 장출혈성대장균이 발병했으며 아프리카에서는 에볼라가 있었다. 그 외에도 홍역과 콜레라, 황열, 말라리아 같은 전염병이나 풍토병의 위협은 늘 존재했다.

이쯤 되면 집을 떠나 다른 나라를 간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 생각하게 된다. 우선 비행기에 탑승하면 전 세계에서 온 수백 명의 사람과 밀폐된 공간에서 함께 호흡해야 한다. 기내 환기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불안한 마음을 떨쳐 버릴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여행객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여행은 이 모든 것을 감수하더라도 떠나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피할 수 없다면 건강하게 여행을 마치는 데 집중하는 게 어떨까. 세계를 내 집처럼 드나드는 요즘, 마지막까지 즐거운 여행을 위해 지키면 좋을 기내 위생 팁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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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손 씻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게 손 씻기다. 많은 사람이 폐쇄된 공간에 밀집해 있는 곳이 비행기 안이다. 바닥에서 천정으로 공기를 빨아올리도록 설계된 환풍기가 박테리아를 정화한 후 공기를 순환시킨다고 하지만 병균이나 세균은 손을 통해 쉽게 감염된다. 되도록 주변 사람과의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고 손을 자주 씻는 것이 좋다. 또한 오염된 손으로 입이나 코, 눈 주위를 만지거나 비비지 않도록 주의하자. 식사 전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알코올이 함유된 물티슈나 손 세정제(sanitizer)를 사용하자.

2. 예방 접종하기

승무원들은 항공사 규정에 따라 비행 전 황열(yellow fever), 장티푸스, 파상풍, 수막염, 간염 등의 예방접종을 하고 만기일 전에 갱신해야 한다. 승객들이 승무원처럼 다양한 질병에 대해 예방접종을 할 필요는 없지만, 방문국에 따라 필요한 예방접종을 하고, 살충제나 말라리아약, 항생제, 해열제 등 비상약을 챙기자. 평소 지병이 있거나 특수 지역이나 상황에서 여행해야 한다면 의사와 상의하고 영문으로 된 처방전을 가져가자. 해외에서 약이 떨어졌거나 위급 시 매우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해외 여행 시 필요한 예방 접종 안내 및 정보는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 홈페이지(링크)와 질병관리본부 앱(아이폰, 안드로이드)에 자세히 나와 있다.

3. 개인용 위생 키트 만들기

살균 소독제, 손 세정제, 물티슈, 일회용 밴드, 비누, 가글, 인공눈물 같은 위생용품을 작은 파우치에 담아 개인용 위생키트를 만들자. 비교적 화장실 용품이 잘 비치된 비행기라 할지라도 없는 게 있기 마련이고, 여러 사람의 손이 닿는 공용품보다는 개인 물품이 위생적이다. 기차나 버스, 페리 등으로 여행을 할 경우에 개인 위생키트는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작은 용기에 담아 가벼우면서도 여행 중 수시로 사용할 수 있게 하자.

4. 물 마시기

물은 몸속에 쌓인 노폐물이 잘 배출될 수 있게 도와주고 면역력을 높인다. 간혹 화장실 갈 일이 걱정돼 물을 적게 마시는 사람이 있는데, 여행 중 조심해야 할 것 중 하나가 탈수증이다. 건조한 기내에서는 코와 입안이 마르기 쉬워 저항력을 떨어뜨리는 데다 바이러스는 건조한 상태에서 전파되기 쉬우므로 적절한 수분 섭취를 하자. 차나 커피 같은 카페인이 든 음료나 탄산음료, 주류는 수분보충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되도록 순수한 물을 마시자. 무맛, 무취의 생수가 지겹다면 물에 레몬 조각이나 비타민 파우더를 넣는 방법, 또는 과일 주스와 섞어 마시는 방법이 있다.

5. 청결한 나만의 공간 만들기

비행기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사람을 태우고 세계 곳곳을 다닌다. 내가 탄 비행기가 불과 몇 시간 전 이집트나 인도를 다녀왔을 수도 있고, 병명을 알 수 없는 환자가 내 자리에 앉았을 수도 있다. 물론 승객들이 내리고 나면 청소 담당 직원들이 깨끗이 청소를 하지만 내가 앉을 자리를 스스로 청결하게 하는 일이 나쁠 것은 전혀 없다. 우선 트레이 테이블과 팔걸이, 헤드셋은 사용 전 세정제나 물티슈로 한 번 닦는 방법이 있다. 담요는 깨끗한지 확인하고 냄새가 난다면 교환을 요청하자. 때로 여분의 담요가 없을 수도 있으니 피부가 민감한 사람이라면 얇은 개인 담요를 가지고 가거나 가디건을 챙기자.

6. 화장실 위생적으로 사용하기

화장실이 온갖 세균의 번식처라는 것은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화장실 손잡이, 세면대의 수도꼭지, 변기 물 내림 버튼 등 무엇을 만졌던 간에 손을 닦자. 용변을 본 후에는 반드시 뚜껑을 덮고 물 내림 버튼을 누르자. 변기 속에서 튀어나온 세균과 바이러스가 피부에 닿기를 원치 않는다면 말이다. 필자의 오랜 습관 중 하나는 화장실 문을 열고 닫을 때, 손잡이를 휴지로 감싸거나 일회용 비닐장갑을 사용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을 나와 찜찜한 기분을 떨칠 수 없다면 세정제가 함유된 핸드크림을 발라보자.

7. 깨끗하고 매너 있게 행동하기

메르스 전염에 대한 공포가 있는 요즘, 재채기 매너가 더욱 중요해졌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파편이 튀지 않게 화장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사용한 휴지는 즉시 버리자. 화통하게 재채기를 했다가는 다른 사람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할 수 있다. 재채기 후에 손을 씻거나 손 세정제를 사용한다면 센스 만점. 손톱을 깎거나 이를 쑤신다거나 코를 풀고 싶다면 화장실을 이용하자. 당신의 속을 보고 싶어 하는 이는 아무도 없으니 말이다. 가장 참기 힘든 것은 잠에서 깬 승객들의 입 냄새. 장시간 말없이 한자리에 앉아 있었던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잠에서 깼다면 가글이나 양치를 하면 좋다. 청결한 습관은 누구보다 당신 자신에게 이로운 일이다.

마지막으로 주의 사항!

이 모든 수칙을 지켰음에도 고열과 기침, 구토, 설사 등 이상증세가 나타난다면 지체 말고 승무원에게 알리자. 그녀들은 우리에게 없는 구급약을 갖고 있기도 하고, 지상의 의료진과 연락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위급 상황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하고 정확한 대처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예방책은 스스로 몸과 마음을 준비시키는 것이 아닐까. 귀찮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청결한 위생 관리를 통해 건강하고 즐거운 해외나들이가 되기를 바란다.

필자 신혜은은 전직 에미레이트 항공사 승무원이었고 현재 여행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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