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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자칭 '건국 1주년' 맞아 총공세 가능성

  • 박세회
  • 입력 2015.06.08 03:51
  • 수정 2015.06.08 03:52
ⓒ연합뉴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정교일치의 칼라파가 다스리는 국가 수립을 선언한 지 1주년이 다가오면서 기념할 만한 성과를 내기 위해 이전과 다른 수위의 총공세가 우려된다.

특히 지난해의 사례를 고려할 때 이달 18일께 시작될 라마단(이슬람권 단식 성월) 기간 공격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영어식 약자로 ISIS 또는 ISIL 등으로 불렸던 이 조직이 '이슬람국가' 수립을 선언한 지난해 6월29일은 라마단이 시작하는 첫 날이기도 했다.

IS가 지난 1년간 이라크와 시리아를 중심으로 예상외로 강력한 전력을 유지했고 국제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능력도 증명된 만큼 라마단을 앞두고 이들의 움직임을 간과해선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여러 시나리오를 예측할 수 있지만 이들이 1주년을 맞아 국제사회에 보내는 정치적 메시지는 '존속과 확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테러조직이라는 결과적으로 절하된 평가 속에 지난해 8월 미군의 공습이 가세하면서 곧 격퇴되리라는 전망을 깨고 이들은 지난 1년간 견고하게 '존속'했다.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포함한 IS 지도부의 일관된 메시지 역시 자신들이 결국 살아남는 것은 물론 세속화된 이슬람권 정권을 정복해 세력을 확장함으로써 중동과 유럽을 휩쓴 초기 이슬람 제국의 전성기를 재현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따라서 이번 1주년을 맞아 IS는 이런 정치적 선동을 대대적으로 펼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 메시지와 맞물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실질적인 군사 공세다.

이들의 영역을 고려하면 이번 총공세는 두 곳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첫번째는 이들의 본거지인 이라크와 시리아다. 이 영역은 IS의 '존속'과 연결된다.

이라크에선 일단 현재 이라크 정부와 일진일퇴를 벌이는 라마디를 중심으로 한 안바르에서 라마단 기간 전투력을 집중해 이 지역을 완벽히 장악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아울러 IS의 전신인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가 장악했다가 2013년 이라크 정부군과 시아파 민병대에 빼앗긴 바그다드 남부 마흐무디야, 유수피야 등도 이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이곳을 장악하면 수도 바그다드의 안위가 크게 위협받게 된다.

무엇보다 위험한 곳은 이라크 시아파 성지인 사마라, 카르발라, 나자프 등이다.

라마단엔 이뤄지는 대규모 성지순례 행렬에 IS 조직원이 섞여 들어가 폭탄테러를 벌인다면 후폭풍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2006년 2월 알카에다가 벌인 사마라의 시아파 성지 알아스카리 모스크 폭파 사건 뒤 종파간 유혈 보복전으로 이라크는 내전 상태에 빠졌다. 따라서 이번에도 IS는 재건된 알아스카리 사원을 겨냥할 수도 있다.

IS의 시아파 성지를 공격으로 이란의 개입 수위가 높아지게 되면 이라크는 이를 경계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걸프의 수니파 왕정과 이란의 종파간 대리전으로 흐르면서 IS는 '어부지리'를 취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이라크 정부를 최대한 흔들어 붕괴시켜야 하는 IS로선 라마단 기간 시아파 성지 공격은 전술적·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시리아에선 지난달 장악한 팔미라에서 서진해 T4, 샤이라트 공군기지를 손에 넣은 뒤 수도 다마스쿠스나 서부 요충지 홈스를 공격할 수 있는 배후 지역을 구축하는 시나리오를 그릴 수 있다.

또 팔미라의 동쪽 데이르에조르와 연결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정부군을 공격해 이라크 안바르주까지 직통선을 구축하기 위한 공격도 예상할 수 있다.

1주년 공세의 두번째 표적은 이라크와 시리아 외부다. 이는 IS가 주창하는 '확장'에 해당한다.

IS는 이미 이집트, 리비아,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를 비롯해 사우디, 예멘까지 지부를 뒀다고 주장하는 터라 이들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인 '1주년 테러'가 벌어질 수 있다.

여기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IS가 미국과 유럽 본토에서의 공격을 선동해 온 만큼 이들 지역에서 IS와 연결되거나 이를 추종하는 잠복 조직이나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의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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