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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구병원 응급실 '입원' 관행, 메르스 '시한폭탄' 됐다

ⓒ연합뉴스

전국구 병원에 해당하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노출, 감염된 환자가 급증하면서 전국적으로 메르스 동시 다발 우려가 가시화 하고 있다.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확진된 메르스 환자 14명 중 10명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35)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발생한 환자 64명 중 17명이 이 병원의 3차 감염자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다수가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됐다면, 첫 환자가 입원한 평택성모병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규모 확산 사태가 우려된다.

삼성서울병원은 '빅(Big)4' 또는 '빅(Big)5'로 불리는 전국구 병원이기 때문이다.

'명의'로 불리는 의료진과 진료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온 만성질환 환자들이 보호자와 함께 응급실을 방문,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 온 환자·보호자들이 감염 사실을 모른 채 각자 집으로 돌아가 지역사회에 바이러스를 퍼뜨리게 되면 메르스가 전국에서 동시 다발로 튀어나올 수 있다.

사실상 통제불능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14번 환자는 응급실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단기에 바로 병동으로 올라간 것이 아니라 응급실에서 사흘간이나 머물렀다. 응급실에서 사실상 입원이 이뤄진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을 통한 바이러스 노출 규모가 수천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메르스 민관대책반의 공동위원장인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전국 곳곳에서 1차 양성 얘기가 들려 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큰 일"이라며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방문자 다수가 감염됐다면 그 여파는 평택성모병원 때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환자 1인이 퇴원할 때마다 리넨(침대보 등)과 물품을 모두 소독하는 입원병동과 달리 응급실은 수많은 환자가 잠시 스쳐가는 곳이어서 감염관리가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일부는 병원 내 메르스 환자 진료 사실을 알고도 출퇴근을 하는 등 원내 감염관리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통한 메르스 전국 확산 우려가 가시화됨에 따라 정부는 이 병원에 대해서도 평택성모병원과 같은 방문자 전수조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우주 교수는 "만성질환자들이 서울 인기병원에 무조건 드러누워 대기하는 한국 특유의 관행이 메르스와 같은 신종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큰 문제를 일으킨 것"이라면서 "사태를 수습한 후 개선을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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