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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메르스 권위자 "대중 전파력 갖지 못했다"

ⓒVincent Munster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이 가속화하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 대유행할 위험성은 아직 작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메르스 권위자 빈센트 먼스터 박사는 5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병원 내 감염(병원 안에서만 병이 도는 것) 수준을 넘어서는 전파력은 갖지 못했다. 대유행의 가능성은 아직 작다"고 말했다.

먼스터 박사는 건강한 사람이 메르스가 걸리면 증상도 미미하고 전염력도 낮다면서, 이런 경우에는 별 조처 없이 자연스럽게 치유가 되도록 놔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먼스터 박사는 메르스처럼 동물에서 인간으로 옮아온 이종간(異種間) 바이러스 질환을 연구하는 유망 과학자로 현재 NIH 산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AID)에서 바이러스 생태학 부서를 이끌고 있다.

그는 메르스에 대한 대중의 공포를 줄이기 위해서는 보건 당국이 페이스북 같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전문가와 인류학자를 참여시켜 적극적 교육과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다음은 먼스터 박사와의 일문일답.

-- 메르스 확산 억제를 위해 한국 정부가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은 뭔가

▲ 한국 당국이 질병 감시를 강화하고 확진자·의심환자 접촉자를 추적하고 방역을 한 것은 적절한 조처였다. 메르스 발병에 아주 적합한 대처로 보인다.

-- 국민이 공포에 빠져 정부의 당부나 지시를 잘 안 들으려고 한다. 해법은

▲ 대책 기관에 SNS 전문가와 인류학자를 참여시켜야 한다. 현 상황을 제대로 알리고 대중을 잘 교육해야 국가적으로 효율적 대응을 할 수 있다

-- 메르스가 한국에서 대유행하고 세계적 전염병까지 될 가능성은

▲ 메르스가 병원 내 감염 수준을 넘어서 더 효율적으로 대중에 퍼질 수 있는 전파력을 갖지 못했다. 한국 정부의 질병 대처 방식도 적절했던 만큼 대유행의 가능성은 아직 작다고 본다

-- 메르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뭔가

▲ 메르스는 직접적 치료제가 없고 환자의 생존과 회복을 도와주는 처치밖에 없다. 단 메르스 병세가 심하지 않을 때는 자연스럽게 병이 낫도록 놔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메르스 바이러스가 중동에서 아시아로 넘어오면서 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지

▲ 사우디아라비아 메르스와 관련해 최근 바이러스 유전자 자료를 보면 전염력이 강해지는 쪽으로 돌연변이가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할 근거가 전혀 없었다. 한국에서 나타난 메르스 바이러스의 유전자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사우디아라비아 사례와 비교해야 한국에서의 돌연변이 여부를 알 수 있다.

-- 메르스 치사율이 애초 40%대로 알려졌는데 한국의 사망률은 10%가 안 된다

▲ 치사율은 각 환자의 상태와 직접적 연관이 있다. 건강한 사람은 메르스에 걸려도 증상이 미미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염도 잘 안 된다. 반대로 환자가 65세 이상 고령이거나 당뇨나 심장병 등 기존 질환이 있으면 메르스가 생명을 위협하는 중한 폐렴으로 악화할 위험성이 현저하게 커진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메르스 치사율이 40%대였던 이유는 여러 가설이 있다. 예컨대 병세가 약하거나 증상이 없던 감염자들은 아예 현지 당국의 집계에서 빠졌을 수 있다. 즉 메르스 증상이 심한 중증 환자들만 감염자 통계에 반영돼 치사율이 실제보다 커져 보였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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