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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환자 접촉한 의료진은 아직도 진료 중

  • 김병철
  • 입력 2015.06.04 11:28
  • 수정 2015.06.04 11:29
ⓒ연합뉴스

4일 의료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5명으로 늘어나면서 의료 현장에서 의사와 간호사의 안전 문제와 이들을 통한 환자의 추가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은 말로는 감염이 의심되는 의료진에 대한 철저한 격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이들이 환자를 진료하거나 병원 밖으로 이동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4일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의료진 감염자가 2명 추가로 확인돼 의료진 중 메르스에 감염된 사람은 모두 5명으로 늘어났다.

전날까지 의료진 환자는 국내 최초의 메르스 환자 A(68)씨를 ⓒ병원에서 청진·문진한 5번(50) 환자, ⓑ병원과 ⓐ병원에서 같은 환자를 각각 접촉한 7번(28.여) 환자와 8번(46.여) 등 3명에서 ⓑ병원의 의료진인 34번(여.25) 환자와 ⓓ병원 의료진 35번(38) 환자 등 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34번 환자는 A씨와 접촉한 2차 감염 환자이지만 35번 환자는 14번 환자에게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옮은 3차 감염자다.

이처럼 의료진 감염 환자 발생이 늘어나고 감염 환자들이 거쳐간 병원도 증가하면서 보건당국은 감염 우려가 있는 의료진을 통한 추가 감염을 막는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어제까지 현재 감염 환자가 거쳐간 병원은 14곳이었다.

그러나 의료 현장의 현실은 이와 정 반대다.

국내 첫 메르스 사망환자가 입원했던 경기도 모 병원 중환자실의 경우 의료진 상당수가 격리조치 없이 정상 근무 중이다.

사망 환자가 별도 격리조치 없이 6일간 중환자실에서 진료받은 곳이지만, 그와 밀접 접촉했던 의료진은 자가 격리되지 않고 출·퇴근 근무를 하고 있다. 이 병원 내과 중환자실에는 10여명이 입원 치료 중이며 이 중 1명은 발열 증상을 보여 유전자 검사 중이다.

25번 환자의 사망으로 감염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자택에 머물러야 할 의료진이 직접 진료까지 하고 있어 다른 환자들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병원 의료진이 자택에 머물지 않고 병원에서 진료를 하는 것은 보건복지부가 이 같은 상황을 묵인했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해당 병원측에 '자가 격리자'인 의료진이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귀가도 허용했다. 복지부는 해당 병원의 자가 격리자 의료진이 자택에 갈수 있고 이동 시에는 자가 차량을 이용하도록 하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연합뉴스가 취재에 들어가자 뒤늦게 3일 오후 병원 직원들을 불러 모아놓고 설명회를 열고 뒤늦게 코호트 격리 중이라고 말을 바꾸고 언론에도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이는 이날 오전 입장과는 180도 달라진 것이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권준욱 기획총괄반장은 3일 오전 브리핑에서 "의료진 본인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자칫 잘못할 경우 의료진이 접촉하는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따라서 철저한 격리와 자가격리를 철저하게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었다.

권 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는 코호트 격리 중인 병상이 1곳이라고 얘기했다가 오후에야 3곳으로 늘었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뒤늦게 코호트 격리 병상으로 정해 해당 병원에서 설명회를 한 뒤 말을 바꾼 것이다.

코호트 격리 중이라고 해도 격리 의료진에게 환자의 진료를 허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코호트 격리는 메르스 발병 병동의 환자를 모두 특정 '동일 집단(코호트)'으로 묶어 전원 격리해 확산 위험을 줄이는 조처이지 격리 대상자의 이동이나 진료를 허용하는 의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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