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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무능 정부, "괴담 엄벌하겠다" 으름장

  • 허완
  • 입력 2015.05.30 12:01
  • 수정 2015.05.30 12:08

정부가 ‘메르스 괴담’ 등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사람을 수사해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권준욱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현재까지의 추세나 여러 추가 검사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볼 때 앞으로도 환자가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계속 추이를 지켜보면서 관리에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 국장은 "미확인된, 올바르지 않은 감염경로, 치료법, 예방법 등에 대한 정보가 떠돌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관계없다"면서 "유언비어를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수사를 통해 바로 처벌하는 등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수사 의뢰 방침을 밝혔다. (연합뉴스 5월30일)

권준욱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공용브리핑룸에서 메르스 일일상황점검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메르스 괴담’은 빠른 속도로 SNS나 메신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지고 있다.

이날 오전 온라인에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메르스 괴담이 빠르게 유포됐다. “6번째 환자가 A병원을 거쳐 서울 B병원에 왔다가 확진판정을 받아 지정 격리병원으로 옮겨졌다. 중환자실이 폐쇄됐으니 병원 근처에 가지 마라”는 식이었다. 또 “평택ㆍ수원에 확진 환자가 좀 나왔다” “해외에서 한국 긴급재난 1호 속보가 떴다” 는 등 인터넷은 하루 종일 메르스 불안감으로 떨었다. (햔국일보 5월29일)

부정확한 정보가 무분별하게 확산하는 건 분명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초기 대응에 실패하고도 관련 정보를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는 정부가 불신과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공항동 김포공항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마스크를 쓰고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형표/보건복지부 장관 (지난 27일) : 24시간 실험실 검사체계를 가동하고 밀접 접촉자의 경우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이 나타나면 바로 검진 및 격리 입원 조치하겠습니다.]

하지만 문형표 복지부 장관이 국회에서 이런 보고를 하기 전에 이미 메르스 의심 환자가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JTBC 5월30일)

이런 가운데 당국이 초기부터 질병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국민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면서 의사소통을 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직장인 박모(28·여)씨는 "메르스 의심환자가 해외로 나갈 때까지 정부가 전혀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대학원생 이모(29)씨는 "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이 같은 불안감을 가중시킨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세계일보 5월29일)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보건 당국의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환자가 다녀간 병원, 거주지 등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비공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병원 이름을 알리면 적절한 시기에 꼭 치료받아야 할 다른 환자가 불필요한 공포감으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5월30일)

이 같은 근거 없는 괴담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정부가 환자 발생 지역, 환자가 거쳐 간 병원 등을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병원명을 공개하면 해당 병원의 다른 환자들이 공포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공개가 불가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인터넷상에는 이미 구체적인 병원명·지역명까지 올라오고 있다. (서울경제 5월29일)

일반 시민들은 자율격리에 치우친 보건 당국의 그간 대처에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3차 감염(2차 감염자를 통해 확진 판결을 받은 환자) 가능성도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뒤늦게 3차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견해를 공식 밝혔다. 한 평택 시민은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 감염자가 입원했던 평택 한 병원 의료진을 격리조치 하면서 일손 부족을 이유로 일반 환자 40여명을 별도 조치 없이 강제 퇴원 시켰다”며 “다른 환자들에게 전염되지 말라는 보장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한국일보 5월29일)

메르스에 감염된 70대 환자가 아무런 제재 없이 돌아다니며 서울 도심의 유명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이 중환자실이 폐쇄됐다고, 어제 단독 보도해 드렸는데요.

병원 측은 이 사실을 보고했지만 보건당국이 숨겼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중략)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 환자가 격리되지 않은 채 서울 도심의 여러 병원을 돌아다녔다는 사실이 알려질 경우 쏟아질 비난을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갖가지 괴담이 쏟아지는 가운데 정부 당국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불신을 더욱 키웠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습니다. (채널A 5월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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