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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총리, "일본은 과거 잘못 인정하고 한국은 사과 요구 그만해야"

  • 허완
  • 입력 2015.05.30 10:50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아시아 신뢰와 협력 증진을 위해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잘못을 인정하고, 한국과 중국도 일본에 거듭 사과를 요구하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날 국제전략연구소(IISS) 주최로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유럽이 그랬던 것처럼 아시아도 지난 일을 묻어둬야 한다"며 이같이 당부했다고 교도, AFP통신 등이 전했다.

리 총리는 우선 "일본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일본 여론도 우익 학자와 정치인의 역사 왜곡을 한층 솔직하게 거부하고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이미 전쟁에 대해 막연하나마 깊은 반성과 사과를 표명했다고는 하나 위안부와 난징(南京) 대학살 같은 특정 사안에 대해선 덜 분명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 총리는 이어 "동시에 이웃 국가들도 일본의 잘못 인정을 받아들이고, 일본에 반복해서(over and over again) 사죄할 것을 요구하지는 말라"고 촉구했다.

리 총리는 올해 종전 70주년을 맞지만, 전쟁의 상흔이 "과거 당사국 간 특히 일본과 중국, 한국 사이에 여전히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며 "70년이면 유럽에서처럼 과거사를 더는 적절히 문제 삼지 않을 때가 지났으며 이를 위해선 당사자 쌍방의 정치력과 포용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또 "전쟁 역사가 일본을 수세로 몰리게 하거나 후손에까지 증오를 대물림하는 데 쓰여서는 안 된다"며 "화해야말로 일본이 스스로도 원하는 '보통 국가'가 되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리 총리의 발언은 과거사 문제를 한·중·일 모두의 책임으로 몰며 과거사를 덮자고 주장한 지난 3월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의 발언과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당시 셔먼 차관은 "정치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이 같은 도발은 진전이 아니라 마비를 초래한다"며 일본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외교적 파장을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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