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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피파스캔들에 대해 당신이 알아야 할 6가지

  • 허완
  • 입력 2015.05.29 13:27
  • 수정 2015.05.29 14:42

계 축구계 ‘절대권력’인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의 부패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고위 간부들이 줄줄이 소환됐고, 제프 블래터 회장도 곧 소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 세계 축구계가 들썩이고 있는 건 물론, 이번 수사가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마저 보인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이번 ‘피파 스캔들’을 6가지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1. 어떤 혐의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나?

‘지난 수십년 동안 관행적이고 체계적이며 조직적으로 이뤄져온 뇌물 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다.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공소장 내용 중 잭 워너 전 피파 부회장에 관련된 부분을 살펴보자. 그는 비리의 ‘몸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미 검찰은 공소장에서 남아공 정부가 아프리카의 첫 월드컵을 자국에 유치하기 위해 1천만 달러(110억4천800만) 이상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 돈을 받은 FIFA 임원들이 남아공을 차기 개최지로 밀어준다는 조건이었다.

(중략)

워너 전 부회장은 한번은 자금전달책인 제3자에게 프랑스 파리로 가서 남아공 월드컵유치위원회 고위 관계자로부터 '호텔방에서 1만 달러의 지폐묶음들로 채워진 서류가방'을 받아올 것을 지시했다. (연합뉴스 5월28일)

FIFA: A timeline of corruption - in 90 seconds - The Telegraph

그뿐만이 아니다. 기소 대상에 포함된 스포츠마케팅 회사 관계자들은 천문학적 규모의 리베이트를 전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마케팅·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1억5000만달러(약 1657억원)을 건넸거나 약속했다는 것.

2018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가 각각 러시아와 카타르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뇌물이 오갔다는 의혹도 있다. 스위스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한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2. 왜 미국이 수사를 하나?

피파의 본부는 스위스 취리히에 있다. 그런데 수사는 미국 검찰이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무슨 근거가 있는 걸까?

이에 대해 미국 검찰은 혐의자들이 뇌물 수수를 미국에서 논의했고, 미국 은행을 통해 돈을 주고받았기 때문에 현행 미국의 세법이나 금융기관 규제법상 이들을 자국 법정에 세우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검찰이 FIFA 부패 척결에 나선 것은 통상 말하는 미국의 '세계 경찰' 역할 때문이 아니라 미국의 일부 법에 외국인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치외법권관련 조항들에 근거한 것이다. (연합뉴스 5월28일)

미국의 생각과는 달리 논란의 여지가 아주 없는 건 아니다. 다만 스위스 수사당국이 미국과 공조 하에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위스 검찰은 미국 수사당국과 별도로 수사를 진행하되, 미국과 일종의 ‘역할 분담’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스위스 사법당국은 별도로 수사를 진행하면서 미국 뉴욕 연방검찰은 주로 미국과 라틴 아메리카의 월드컵 지역 예선 경기와 남미 대륙 챔피언 컵인 코파 아메리카 경기의 TV 중계권 배분과 광고·후원 등에 집중하고, 스위스 검찰은 스위스에서 벌어진 개인적인 부정행위와 돈세탁 등의 수사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5월27일)

3. 피파가 왜 문제인가?

1904년 창립된 피파는 세계 축구계에서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고 있다. 유엔보다 회원국 수가 더 많다.

피파의 사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역시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축구대회다. 피파는 바로 이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부터 각종 수익사업 배분 단계까지 거의 모든 걸 주관한다. 그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이 오간다.

연합뉴스가 블룸버그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피파는 지난 4년 동안 57억2000만달러(약 6조3028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 중 방송 중계권 판매료가 약 43%, 공식 후원업체로부터 받은 돈이 29% 가량이다.

FIFA Corruption: Is It an Existential Crisis? - Bloomberg Business

그러나 피파는 비영리단체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세금을 내지 않는다. 또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다. 그 모든 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처럼 지난 10년간 수익금이 많아지자 FIFA가 은행에 예금한 현찰만도 15억2천만 달러이다. 하지만, 월드컵 관련 비용 지출과 은행에 예금한 돈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의 행방은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5월28일)

4. 블래터 회장은 권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회장 선거를 앞두고 비리 스캔들이 터진 상황에서, 각 대륙별 축구연맹의 여론은 대략 ‘유럽 vs 비유럽’ 구도로 나뉘고 있다.

'FIFA 부패의 원흉'으로 지목된 블라터 회장의 재선을 막으려고 UEFA가 미국의 힘을 등에 업고 총력전을 펼치면서 세계 축구계는 '유럽 대 비유럽' 양상으로 나뉜 형국이다.

UEFA를 포함해 미국축구협회와 캐나다축구협회, 호주축구협회 등이 이번 FIFA 회장 선거에서 알리 왕자의 지지를 선언했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을 비롯해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남미축구협회(CONMEBOL) 등이 '블라터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연합뉴스 5월29일)

숫자로만 따지면, 블래터 회장은 상당수 회원국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 회장이 ‘월드컵 보이콧’을 언급하는가 하면,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블래터 회장 연임 시 탈퇴도 고려할 수 있다’고 블래터 회장을 압박하고 있지만, 신통치 않은 분위기다. 거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수익만 늘어난 게 아니다. 2014년 기준 FIFA 적립금 또한 15억2300만 달러(약 1조6620억원)를 확보해 전년도 대비 6.3% 늘렸다. 블래터 회장은 이 막대한 돈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개발 관련 비용을 전체 예산의 20%로 끌어올렸다. 상대적으로 돈에 취약한 아프리카 축구계가 그를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배경이다. (주간경향 제1122호 4월21일)

블래터 회장은 UEFA를 제외한 5개 대륙에 넓은 지지 기반을 가지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은 절대적이라는 평가다. AFC가 총회 하루 전날인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FIFA 총회가 연기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힌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아시아의 표면적인 흐름도 친블래터 쪽이다. (뉴스1 5월29일)

부패 의혹과 사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블래터 회장이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은 높다. 무척 높다. 각 대륙별 투표권은 다음과 같이 분배된다.

유럽축구연맹(UEFA) : 53표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 35표

남미축구연맹(CONMEBOL) : 10표

아프리카축구연맹(CAF) : 54표

아시아축구연맹(AFC) : 46표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 : 11표

블래터 회장 지지를 선언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표를 합치면 110표가 된다. 나머지 지역에서 30표만 확보하면 3분의2 득표로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

29일(현지시간) 개막된 피파 총회에서 치러지는 회장 선거 결과는 29일 밤 늦게나 30일 새벽에 나올 전망이다.

5. 러시아-미국 외교분쟁 비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수사에 대해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체포된 인사들은 미국 시민이 아니며 무슨 일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미국이 아닌 곳에서 일어난 것으로 미국은 이에 어떤 연관도 없다”는 것.

블래터 회장은 러시아의 2018년 월드컵 개최를 지지해왔다. 러시아는 이번 수사가 그런 블래터 회장의 재선을 막으려는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향후 수사가 자국의 월드컵 유치 과정에 대한 시비로 번질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 장관은 이날 러시아가 월드컵 개최권을 잃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는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나라이며 우리의 월드컵 유치 운동은 정직하게 진행됐다"며 "러시아는 부패에 연루되지 않았고 모든 것이 정직하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5월28일)

미국은 푸틴의 비난에 대해 ‘정치적 의도’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프리 래스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수사의 목적은 아주 명백하다. 부패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미국의 명확한 메시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FIFA 간부들에 대한 체포와 기소의 초점 역시 거기에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미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충분히 불편한 두 나라의 관계는 이번 수사를 계기로 한층 더 불편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일각에서는 가뜩이나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러시아와 불편한 관계인 미국이 이번 수사를 통해 러시아를 압박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면서 이번 FIFA 뇌물 스캔들이 미·러 양국의 외교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 5월29일)

6. 피파는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을까?

블래터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피파 개혁 요구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유엔은 물론, 피파의 공식 후원사들도 철저한 수사와 피파의 자정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28일(현지시간) 국제축구연맹(FIFA)에 비리 스캔들에 대한 수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바흐 위원장은 FIFA가 비리 의혹을 명백하게 밝히려면 미국 사법 당국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5월29일)

Pressure Mounts on FIFA's President Sepp Blatter - WSJ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현재 진행하는 FIFA와의 협력 사업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수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자릭 대변인은 월드컵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행사를 위해 FIFA와 유엔 기구들이 협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런 협력사업은 유엔의 평화 메시지가 주요 스포츠 행사를 통해 전달되게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5월29일)

이번 비리 사태로 동반 타격이 우려되는 파트너들이 FIFA와 재협상을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의 브랜드 컨설턴트인 딘 크러치필드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스폰서들이 비리 스캔들을 고려해 기존 계약을 재협상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비자는 "매우 실망스럽다. FIFA가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스폰서십 재검토를 통보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연합뉴스 5월28일)

The FIFA scandal, explained - Washington Post

Who Holds the Power in FIFA? -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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