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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 포스터를 본 후 HIV 보균자의 피를 만졌다(동영상)

  • 강병진
  • 입력 2015.05.29 10:24
  • 수정 2015.05.29 10:52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말까지 전 세계에 살고 있는 HIV 보균자와 에이즈(AIDS) 환자는 약 350만 명이다. 다행스럽게도 의학의 진보는 그들이 바이러스와 함께 정상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은 HIV바이러스가 어떻게 전염되는지에 대해서는 편견을 갖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편견 중 하나는 HIV 보균자의 피에 노출되면 전염된다는 것이다. HIV 보균자인 미카엘라(Micaela)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가 꼭 폭탄처럼 여겨졌어요. 내가 코피라도 흘리면, 학교 전체가 비상에 걸리곤 했죠.” 이러한 편견은 미카엘라를 비롯한 수많은 HIV 보균자와 에이즈(AIDS) 환자에게 바이러스보다 더 무섭고 치명적이다.

이 영상은 브라질의 비영리단체기구인 Life Support Group (GIV)과 광고에이전시인 오길비(Ogilvy)가 함께 기획한 포스터 캠페인의 과정과 결과를 설명한 것이다. 이들이 만든 포스터의 이름은 ‘HIV 양성반응 로스터’(The HIV-Positive Poster)다. 이 포스터에는 HIV 보균자의 피가 한 방울씩 찍혀있었다. 그리고 포스터의 입장에서 쓰인 다음과 같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내 크기는 세로 60cm에 가로 40cm입니다. 나는 매우 하얀 종이에 인쇄됐습니다. 나의 무게는 250g입니다. 나는 다른 포스터와 다를 게 없습니다. 한 가지를 제외하면 말이죠. 나는 HIV 양성반응 포스터입니다. 당신이 읽은 그대로 입니다. 나는 바이러스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내가 해로울 것 같아, 당신은 뒷걸음질을 칠지도 모르겠네요.”

캠페인에 참여한 상파울루 에이즈 프로그램의 코디네이터인 아르투르 칼리치먼 박사는 “이 포스터에 찍힌 핏방울이 다른 이에게 HIV를 감염시킬 일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포스터는 전혀 해롭지 않습니다. 피는 이미 말라붙었어요. HIV 바이러스는 인간의 몸 바깥에서 살아남지 못하거든요.”

이 포스터는 상파울로의 시내 곳곳에 부착됐다. 많은 사람이 포스터를 주목하면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모든 게 오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은 핏방울이 찍힌 부분에 손가락을 갖다 대고 만지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포스터에 입맞춤을 하기도 했다. “내가 전혀 몰랐던 이 포스터의 사람이 사랑스럽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더 놀라운 반응은 실제 핏방울의 주인공이 그들의 눈앞에 나타났을 때였다. 거리의 사람들은 그들을 포옹했고,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이 영상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로 끝을 맺는다. “편견이 질병이라면, 정보는 치료입니다.” 이 포스터는 편견을 갖고 있던 사람들을 치유한 셈이다. 어쩌면 비싼 약보다도 HIV 보균자를 살릴 수 있는 진짜 치료일지 모른다. 실제 권관우 한국에이즈퇴치연맹 상임부회장은 지난 2013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나라는 발병해서 죽는 에이즈 감염자보다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더 많아요. 에이즈는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사회적 낙인이기 때문이죠.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을 개선하지 않으면 에이즈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H/T upwor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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