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동성결혼 반대한다던 조지 W 부시, 레즈비언 커플 주례 자청했었다

  • 허완
  • 입력 2015.05.27 08:14
  • 수정 2015.05.27 08:15

동성결혼에 반대해 온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절친한 레즈비언 커플의 결혼식 주례를 자청했다는 보도가 나와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지역 신문 보스턴 글로브가 지난 23일(현지시간) 아버지 조지 H.W 부시, 형 조지 W 부시에 이어 부시 가문에서 세 번째로 대통령에 도전하는 공화당의 유력 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조명한 기사가 발단이 됐다.

젭 부시 전 주지사가 부시 가문의 여름 별장이 있는 메인 주 케네벙크포트에 집을 짓는다는 내용으로 그의 알려지지 않은 개인사, 부시 가문과 지역 사회의 유대 관계 등을 다룬 기사다.

이 중에서 한 대목이 독자의 시선을 젭 부시가 아닌 조지 W 부시로 돌려놨다.

젭 부시 전 주지사가 보니 클레멘트와 그의 아내 헬렌 토르갈센이 운영하는 아늑한 잡화점에 종종 아침마다 들렀다는 것으로, 보스턴 글로브는 괄호 안에서 독자에게 익숙지 않은 두 사람을 소개했다.

이 신문은 조지 H.W 부시와 바버라 부시 내외가 2013년 클레멘트와 토르갈센 커플의 결혼식에 참석해 전 세계 언론의 머릿기사를 장식했다고 전했다. (아들) 조지 W 부시는 이 결혼식의 주례를 보겠다고 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부시 가문과 친구로 지내온 클레멘트와 토르갈센은 레즈비언 커플이다. 실제 보수적인 공화당 인사인 아버지 부시 내외는 이 커플의 결혼식에 증인으로 참석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이 주례를 자청했다는 사실은 그간 알려지지 않았다.

보수 개신교도인 부시 전 대통령은 결혼을 남성과 여성의 결합으로 인정한 헌법을 지지한다는 자세를 고수해왔다. 이러한 견해를 2004년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주요 이슈로 내걸어 재선에 성공했다.

최근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 있는 남부감리교대학(SMU) 봄학기 졸업식에서도 "종교의 자유가 미국 건국의 핵심 이념"이라면서 동성결혼 인정보다 우선한다는 태도를 견지했다.

이런 부시 전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의 발언과 달리 사적으로 친한 레즈비언 커플의 결혼식 주례를 자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워싱턴포스트, CBS 방송 등 여러 매체에서 놀라움을 나타냈다.

CBS 뉴스에 따르면, 로라 부시 여사는 2004년 대선 때 남편인 부시 전 대통령에게 동성애 친구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동성 결혼 반대 이슈를 선거 운동 캠페인에서 폐기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파문이 커지자 부시 전 대통령의 대변인인 프레디 포드는 26일 "부시 전 대통령이 보니·헬렌 커플과 친구이긴 하나 주례를 서겠다는 제안을 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성명을 내 진화에 나섰다.

오는 6월 연방대법원의 미국 전역에서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을 앞두고 이 문제가 차기 대권 주자 사이에 이슈로 또 떠오른 상황에서 젭 부시 전 주지사는 동성결혼 결정을 각 주에 맡기자는 의견을 냈다.

Bush Daughter Supports Same-Sex Marriage -CBS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조지 W 부시 #동성결혼 #Gay Voices #LGBT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