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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에 발묶여 고국 못가는 네팔 노동자들

  • 원성윤
  • 입력 2015.05.24 11:30
  • 수정 2015.05.24 11:31
ⓒ연합뉴스

카타르에서 2022년 월드컵 경기장을 짓고 있는 네팔 노동자들이 지진 피해를 본 고국의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경기장 공사가 급하다며 특별 휴가를 주지 않는 카타르 건설업체들 때문이다. 네팔 정부는 카타르 쪽에 말이 안통하자 국제축구연맹(FIFA)을 압박하고 나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4일(현지시간) 카타르에서 월드컵 시설을 짓고 있는 네팔 노동자들이 대지진 이후 가족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친지를 방문하려 고국행을 희망했지만 대부분 거부당했다고 보도했다.

텍 바하두르 구룽 네팔 노동장관은 "지진 이후 네팔 노동자에게 특별 휴가와 항공료를 지급하라고 카타르 기업 전체에 요청했으나 일부에서만 수용되고 월드컵 경기장 공사 관련 업체들은 제 시간에 공사가 끝나야 한다며 불허했다"고 말했다.

구룽 노동장관은 네팔에서 항공료를 대겠다는 제안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카타르 도하의 네팔 대사관에 고국행 허가를 받지 못한 노동자들의 지원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카타르에서 일하는 네팔 건설 노동자는 40만 명이나 되지만 고국 방문을 하게 된 이는 500여명에 불과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높은 실업률을 견디지 못하고 외국으로 나간 국민이 네팔에 송금해오는 돈은 연 40억 달러에 달한다. 네팔 국내총생산의 20%에 맞먹는 금액이다.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네팔 정부는 FIFA에 카타르 정부 압박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렇지 않아도 카타르 내 외국인 노동자 처우가 열악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국제앰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카타르의 외국인 노동자 일부는 여권을 몰수당한 채 임금 체불에 시달리고 있다.

구룽 노동장관은 다음달 카타르를 방문해 자국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다. 카타르에는 네팔과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에서 건너온 150만 명의 노동자가 있지만 이들 국가는 그간 관계 악화를 우려해 입장표명을 삼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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