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가 23일 헌법상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국민투표를 마쳤다. 한국 시간으로 이날 늦은 오후 투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일랜드는 가톨릭 중심의 보수적인 국가로 뽑히지만, 여론상 대부분 언론은 국민투표가 가결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번 투표에서 유권자들은 "결혼은 성별과 상관없이 법에 따라 두 사람 간에 맺어질수 있는 결합"이라는 문구를 헌법에 추가하느냐에 대해 찬반 투표를 했다.

아일랜드는 2010년부터 동성 커플에게 결혼한 부부와 동등한 사회 보장과 세제를 보장했다. 이번 투표가 가결되면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민투표로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국가가 된다.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스페인과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캐나다, 미국 등 18개국이 의회 입법이나 법원 판결 등을 통해 동성결혼을 합법화했지만, 국민투표로 이를 결정한 국가는 아직 없다.

보수당을 포함한 모든 정당이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하고 있으며 16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70%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는 "우리는 사람들이 누구를 사랑하든 동등한 대우를 받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표에서 가톨릭 신자와 노인층, 농촌 주민 등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아일랜드 가톨릭 주교회의는 이번 투표와 관련한 성명에서 "결혼은 남성과 여성 간의 고유한 상호보완적 관계로 보존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 1월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보건장관은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밝힌 후 헌법 개정을 추진했다. 그는 전날 엔다 케니 총리에게 이 사실을 말했으며 케니 총리는 업무 관계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임을 확인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천주교도가 국민의 80%를 차지하는 아일랜드는 1993년 동성애를 범죄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서방 국가 중 맨 마지막이었다.BBC는 동성 결혼이 전 세계 19개국에서 합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