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리뷰] 애플워치 : 오해하지 말아줘

(Image Credit: FiftyThree/Danurigom)

플 워치는 테크 저널리스트와 소비자 모두에게 수수께끼 같은 물건이다.

안드로이드 웨어가 스마트워치 시장을 열었지만, 애플 워치가 스마트워치를 한 단계 올려놓는 제품이 될 거라는 말이 자자했다.

그러나 나는 스마트워치에 대한 우리의 기대에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없어도 되는 것들을 찾고 있다, 제품을 오히려 더 안 좋게 만드는 추가 기능을 원한다는 뜻이다.

애플 워치는 이 새로운 카테고리의 IT 장비가 취할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 준다. 아주 가끔이지만 최악의 모습도 보여 준다.

자세히 한 번 살펴보자.

디자인

애플 제품들이 다 그렇듯, 만듦새는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하다. 합쳐 놓으면 믿기 힘들 정도로 자연스러운 작은 판단들의 매혹적인 조합물이다. 스트랩은 엄청나게 편하고, 유리 센서는 자연스럽다. 가장 중요한 것은 더운 날에도 아직 불편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더운 날 땀 찬 시계만큼 불편한 것은 없다는 것, 소리내어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다들 동의하지 않는가.

애플이 커브를 대폭 수용했다. 아이폰 5와 아이패드 2의 테두리는 날카롭게 각이 져 있었지만, 조너선 아이브를 비롯한 애플의 디자이너들은 보다 부드러운 학파로 옮겼다.

내가 몇 달 전 오피니언 기사에 썼듯이, 애플 워치는 애플에게 있어 진정한 터닝 포인트라는 느낌이다. 디자인 적으로는 맥 프로 이래 최초로 딱 보는 순간 ‘전반적으로 괜찮군’이 아니라 ‘생각할수록 인상적이다’는 느낌을 주는 애플 제품이었다.

이 단계에서 처음으로 현실을 느끼게 되었다. 모든 사람이 마음에 들어 할 제품은 아니다. 그리고 이건 좋은 일이다. 남들과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우리의 욕구를 어느 정도나마 뛰어넘은 최초의 개인용 IT 장비가 스마트폰이었는데, 그것조차 우리는 케이스에 넣어 다니니 말이다.

시계의 경우 전화보다 더욱 그런 경향이 심한데, 애플에서는 어떤 취향에도 맞출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스트랩을 내놓고 있지만, 그래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으리라 예상된다. 어느 회사에서 백이면 백 누구나 다 인정하는 제품을 만들었다면, 나는 그게 지루하게 생겼거나 마법에 걸린 거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내 마음에 드는지 처음에는 확신을 갖지 못했지만, 보면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제품들이 다 그렇듯 나는 장점을 찾아냈고 결국 반해버렸다.

워치 OS

이 단계에서 두 번째로 현실을 느끼게 되었다. 개발자들은 애플 워치 앱을 그만 만들어야 한다.

화면이 하나 더 생겼다고 해서, 그게 꼭 필요하다는 뜻은 아니다.

애플 워치는 잠깐 쓰는 장비다. 한 번 언뜻 보고, 빨리 인터랙션하는 물건이지 열차에 앉아서 하염없이 스크롤하며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는 장비가 아니다. 그러면 일단 우스꽝스러워 보일 것이고, 인스타그램은 사진이 올라오는 곳인데 워치의 성냥갑 만한 크기의 스크린으로 보기엔 어울리지 않는다.

이것은 유저 경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이 애플 워치 로딩이 너무 느리다고 불평하는 경우, 거의 언제나 (내 의견으로는) 애초에 넣지 말았어야 했을 앱들이 원인이었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피들리, 아마존.

그러나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애플의 자체 앱들은 훌륭하고(사진 앱은 좀 바보 같을지 몰라도), 다른 곳에서 만든 좋은 앱들도 있다.

나이키의 러닝 앱은 심플하고 사용하기 쉽다. 그냥 열고 큰 빨간 버튼만 누르면 된다. 우버, 샤잠, 국가 철도도 탭 몇 번 하고 간간히 흘끗 보기만 하면 되는 간결하고 단순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티매퍼는 아이디어는 아주 좋지만 지금으로선 너무 느리다.

시간이 지나면 여러 앱들이 분명 개선될 것이고, 애플이 OS를 개선하고 새로운 점들을 추가하면 애플 워치의 생태계는 점점 더 애플이 원하는 유저 경험에 가까워 질 것이다.

하드웨어

딱 잘라 말해 애플 워치의 스크린은 아름답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작지만 멋지고, 모토 360이 내 마음에 쏙 들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스크린에 걸맞게, 애플은 작지만 굉장히 잘 고안해 낸 시계 표면들을 만들었다. 다이얼 베이스 옵션은 좀 따분하지만, 스크린을 떠다니는 해파리가 보고 싶어 내 워치를 보지 않는 날이 하루도 없다. 아름답다. 더 갖고 싶다.

속도면에서는 98% 만족스럽다. 여러 앱을 빠른 속도로 오가거나 하면 조금 느려지지만, 솔직히 그렇게 눈에 띌 정도는 아니다.

손목을 들었을 때의 반응 속도는 좀 느리지만, 실수로 켜지는 일이 다른 스마트워치들보다 훨씬 적다는 점에서 애플은 점수를 얻는다. 맞은 편에 있는 사람에게 왜 에 빛을 쏘았는지 설명해야 하는, 사회적으로 불편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포스 터치는 가볍게 누르는 것과 세게 누르는 것의 차이를 구분하게 해주는 기능이다. 살짝 눌렀을 때와 세게 눌렀을 때의 기능이 다르다. 익숙해 지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나중엔 당신은 다른 기기들엔 왜 이 기능이 없는 거냐며 짜증을 낼 것이다.

탭틱 피드백은 새로운 혁신이다. 손목을 부드럽게 두들기는 느낌을 내는 햅틱 모터이다. 이상하게도 애플 앱에서만 작동하고, 다른 알림은그냥 진동으로 온다. 이것이 엄청나게 새로운 기능일까? 알림 기능을 개선한 것이니, 어찌 보면 그럴 수도 있다.

배터리 수명은 합격선을 넘는다. 다른 리뷰에서 평균 이하라고 쓴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지금 이 글을 쓰는 오후 10시에 배터리 수명은 63% 남아 있다. 달리기를 하면 40~50% 정도로 떨어진다.

피트니스

피트니스는 애플 워치의 주요 기능 중 하나고, 내가 매일 애플 워치를 차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애플은 당신이 쓰러지는 걸 막는 어마어마하게 심플한 방법을 만들어 냈다. 당신의 활발한 움직임, 일상적인 움직임을 기록하고 당신이 서 있는 시간을 잰다.

우리는 모두 사무실에 처박혀 살고, 당신의 사무실이 국제 우주 정거장이 아닌 이상 하루 종일 스크린만 쳐다보면서 보내는 날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당신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아주 좋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애플 워치는 당신에게 일어서라고 말해준다.

정말이다. 말을 해준다. 나는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심플하지만 잘 발달된 트래킹 덕분에 운동은 쉬워지고, 센서를 다 잡아먹지 않기 때문에 다른 앱을 돌리면서 달리는 동시에 그 날의 애플 액티비티 목표치를 채울 수 있다.

GPS가 장착되어 있지 않아서, 서드 파티 앱에서는 심장 박동 모니터가 열리지 않아서 실망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 큰 문제는 아니다. GPS는 믿기 힘들 정도로 배터리를 많이 잡아먹고, 애플이 업데이트를 통해 심장 박동 모니터를 오픈하지 않으리라곤 상상하기 어렵다.

커뮤니케이션

애플 워치를 사용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소통할 수 있다. 핸즈프리 통화도 가능하고, 스케치를 그려 보내거나 심장 박동을 보낼 수도 있다.

스케치와 심장 박동은 애플 워치 유저들끼리만 가능하지만, 아이메시지를 통해 보낼 수 있는 애니메이션 이모티콘이 많다. 왓츠앱이나 서드 파티 메시지 앱에 답하는 것은 아직은 불가능하지만, 곧 업데이트되리라 예상된다.

난 심장 박동을 보내는 것은 쓸데없는 짓일 거라고 생각했고, 무척 짜증이 나는 게 사실이지만 이 아이디어 자체는 적극 포용한다. 안부를 전하는 아주 친근한 방법이니 말이다. 내가 기술을 사용하는 방식을 바꿔 놓는 일은 아니지만, 더 많은 사람이 이 기능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는 된다.

(Image Credit: Fifty Three/Tristan)

결론

내가 아는 한, 애플은 애플 워치가 아이폰의 대용품이라 한 적은 한 번도 없고, 그게 중요한 점이다. 아름다운 프리미엄 비서 이상으로 대할 수는 없는 물건이다.

타이머를 맞춰 주고, 좌회전을 하라고 일깨워 주고, 당신의 친구가 여섯 번이나 전화를 걸었다고 슬쩍 알려 주고, 커피 값을 내는 것도 도와 준다. 게임을 할 수 있는 장비는 아니고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에는 적합하지 않다.

애플 워치는 필요할 때만 나를 방해하고, 나는 얼른 확인해 볼 것이 있을 때만 애플 워치를 방해한다. 나는 기대 이상의 것을 요구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돈을 주고 내 마음을 읽어 달라고 하지 않는 이상 이보다 더 개인 비서에 가까운 존재는 없다.

애플 워치는 첨단 기술 장비이지만 이름이 그 본질을 본의 아니게 드러낸다. 스마트하지만, 시계다. 그리고 시계가 그렇듯 이것은 내 전화와 지갑처럼 내 일상에 필수적인 존재가 되었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K에 게재된 'Apple Watch Review: Please Don't Let Me Be Misunderstood'(영어)를 번역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IT #테크 #애플워치 #애플 #가젯 #안드로이드웨어 #스마트워치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