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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의 나라

청년들은 전두환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전사모(전두환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나 전두환을 전땅크라고 부르며 칭송하는 일베충들이 그토록 많은 걸 보면 말이다. 전두환은 어떤 사내인가? 전두환은 12.12군사반란을 일으켜 헌정을 중단시키고 권력을 찬탈했을 뿐 아니라 군을 동원해 광주시민들을 학살한 자다. 전두환의 집권 기간은 7년이었다. 고문, 투옥, 의문사, 언론탄압, 정보기관에 의한 공작정치, 극단적인 노동탄압 등이 그의 치세를 대표하는 단어들이다.

  • 이태경
  • 입력 2015.05.22 10:53
  • 수정 2016.05.22 14:12
ⓒ연합뉴스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다보니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전두환이 회고록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전두환도 회고록?...내년 초·중순께 출판 예정) 한겨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회고록에 실릴 내용들은 대략 아래와 같을 것 같다.

전 전 대통령을 17년 동안 보좌한 민정기 전 비서관은 19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전 전 대통령이 수년 전부터 조금씩 회고록을 준비해왔다"며 "내년 초·중순께 출판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회고록에는 전 전 대통령이 보안사령관으로 있던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무력 진압할 때의 비공개 일화와 1979년 노태우 전 대통령 등과 함께 자신이 이끌던 군부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중심으로 당시 최규하 대통령 재가 없이 계엄사령관이던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강제연행한 12·12 군사반란 사건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담길 것으로 보인다. 민 전 비서관은 "전 전 대통령의 전체 생애를 놓고 봤을 때 그 부분(5·18, 12·12)의 시간은 1년 가량으로 길지 않지만, 당시 상황에 논란이 많았던만큼 회고록에 당시 일들과 알려지지 않은 내용들을 상당 부분 기술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올림픽 유치 및 개최, 야간 통행금지 및 연좌제 해제, 무역 자율화, 직선제 개헌 수용 등 재임기간 있었던 주요 사건과 퇴임 뒤 뇌물수수와 내란 혐의 등으로 구속수감된 일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은 1988년 5공 청문회 등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무력진압에 대해 "좌파 세력의 공세 때문에 불가피했다"는 태도를 밝힌 바 있고, 관련 재판을 받을 때도 이런 입장을 반복해왔다.

청년들은 전두환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전사모(전두환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나 전두환을 전땅크라고 부르며 칭송하는 일베충들이 그토록 많은 걸 보면 말이다. 전두환은 어떤 사내인가? 전두환은 12.12군사반란을 일으켜 헌정을 중단시키고 권력을 찬탈했을 뿐 아니라 군을 동원해 광주시민들을 학살한 자다. 집권을 위해서는 공포가 필요했고 그 희생양이 광주였던 것이다. 80년 5월 국군에 의해 포위당했던 광주는 아직도 고립상태다.

전두환의 집권 기간은 7년이었다. 고문, 투옥, 의문사, 언론탄압, 정보기관에 의한 공작정치, 극단적인 노동탄압 등이 그의 치세를 대표하는 단어들이다. 정의사회를 구현하자고 소리 높여 외쳤던 전두환은 정작 자신과 자신의 친족들에게는 불의를 허용했다. 전두환과 그의 친족들은 갖가지 명목으로 수천억원이 넘는 비자금을 거둬들였고 이를 철저히 은닉하였다. 전두환과 그 자손들은 부정축재한 재산으로 호의호식하고 있다. 전두환은 그런 사람이다.

그렇게 허다한 죄를 저지르고도 그가 치른 죗값은 고작 2년 남짓의 감옥살이가 전부다. 지금도 전두환은 전사모와 일베충 등 유사파시스트들의 우러름을 받으며 전직대통령으로서의 특권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해방 이후 전두환보다 중한 죄를, 전두환 보다 많은 죄를 저지른 자를 찾기는 너무 어렵다.

그런 전두환을 대한민국은 제대로 응징하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전두환이 회고록을 집필해 역사를 능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과연 대한민국은 누구의 나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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