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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ordingToMyMother: 게이 아들을 둔 한국계 미국인 엄마의 웃기는 질문들

  • 김도훈
  • 입력 2015.05.21 11:49
  • 수정 2015.05.21 14:39

많은 동성애자들과 마찬가지로, 다니엘 K. 아이삭과 그의 어머니 에스더의 관계는 복잡하다.

에스더는 독실한 기독교인 한국계 미국인으로, 아들의 성적 지향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리고 주저하지 않고 아들에게 자기 의견을 말한다. 오랫동안 아이삭은 어머니의 반감,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언급을 해결해 보려 애써 왔다. 하지만 그의 친구들이 강력한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의 삶과 성 정체성에 대해 어머니가 말하는 방식은 사실 엄청나게 웃기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엄마: 게이들은 섹스를 너무 더럽게 해서 깨끗하다고 들었다

그리고...

너 게이 몇 명이랑 섹스하니?

워낙 웃겨서 다니엘은 #AccordingToMyMother 라는 해쉬태그를 만들었다. 이것은 인터넷에서 바이럴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들의 대화가 우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문화적, 종교적 차이가 그들 사이를 멀어지게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와 아들이 서로에 대한 사랑을 찾아가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었다.

아이삭은 킥스타터로 자금을 조달해서 #AccordingToMyMother를 영화로 만들 계획을 세웠다. 그의 어머니는 캘리포니아에, 아이삭은 뉴욕에 산다. 어머니는 온라인에서 자신이 받는 관심을 부끄러워하고 있지만, 영화 제작에 적극 찬성하고 있으며 예술에는 치료 효과가 있다는 주장에 찬성한다.

허핑턴 포스트는 지난 주에 아이삭을 만나 그와 어머니 사이의 일을 사람들에게 알리기로 결심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이 영화를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물었다.

허핑턴 포스트(HP): 어머니가 하신 말들을 사람들과 공유하기 시작한 계기가 뭔가요?

다니엘 K. 아이삭: 서로 미국의 끝과 끝에 살다 보니, 엄마와 나는 주로 전화로 소통해요. 통화 시간을 한정 지으려고 나는 주로 어디 가는 길에 엄마한테 전화해요. 지하철 역, 일, 리허설, 집에 가면서요. 목적지에 도착해서, 친구들이나 동료 배우들이나 같이 일하는 사람들 앞에서 전화를 끊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면 어머니 때문에 나는 그때 그때 어떤 감정 상태가 되어 있고, 사람들은 왜 그러느냐고 물어봐요. 내가 어머니와 했던 대화를 들려주면, 사람들은 내가 고생한 것에 대해 공감이나 연민을 느끼기보다 웃음을 터뜨리거나, 큰 충격을 받거나, 믿기 힘들어 하더군요. 우리 엄마의 말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지, 혹은 터무니없거나 대놓고 코미디 같은지를 깨닫는 데는 외부인의 관점이 필요했어요. 부정적인 말 그 자체보다 우스운 면을 보는 법을 익히자, 엄마랑 통화하는 게 별로 괴롭지 않았어요. 통화가 기대되기까지 하더군요. 어쩌면 다른 사람들도 이 이야기를 듣고 재미있어 할 것 같다, 관점이 달라지만 관계의 역학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느끼겠구나, 하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이제껏 그 어떤 새 프로필 사진을 올렸을 때보다도 이 짧은 대화들이 받은 ‘좋아요’가 더 많았어요. 페이스북에 이어 텀블러랑 인스타그램에도 올렸어요. 이젠 영화로 만들 거예요!

HP: 반응이 어땠나요?

이젠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엄마 이야기가 빠지는 법이 없어요. 이젠 사람들이 나를 배우 다니엘이라고 소개하지 않고, ”다니엘 엄마 이야기를 더 읽을 수 있게 다니엘을 페이스북 친구로 추가해.” 라는 말을 들어요. 나와 몇 년 동안이나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던 사람들이 자기 가족에 대한 부끄럽고 사적인 이야기들을 털어놓고, 자기와 부모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기들도 ‘남부 출신 우리 어머니에 의하면’이라든가 ‘독일인인 우리 어머니가 하시는 헛*리들’ 같은 해쉬태그나 블로그를 만들 생각이라는 말을 해요.

친구들과 오래 알고 지낸 지인들 중 날 지지한다는 말을 잘 꺼내지 않는 사람들이 좀 있어요. #AccordingToMyMother가 부도덕하다는 말도 들은 적 있고요. 집안의 남부끄러운 일을 드러낸다든가, 연장자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말도요. 가족의 유대, 부모 자식간의 비밀(이런 게 있긴 해요?)을 더럽힌다고도 하더군요. 그런 말에는 내게 자신의 유별난 가족 이야기를 해준 친구, 지인,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고 대답해요.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었던 일화들을 처음으로 남에게 이야기한 사람들, 개인적 경험을 표현할 수 있는 허가와 배출구를 얻은 사람들, 자기 가족의 배경에 공감을 느끼게 된 사람들요. 적어도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는 것은 가치가 있는 일이죠.

HP: 당신과 엄마의 관계가 의견이 다른 사람들 사이의 이해와 사랑에 대해 무엇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내가 게이라서 어머니가 나와 연을 끊었을 때 난 대학교 신입생이었어요. 나는 16살이었는데 갑자기 예상치 못하게 재정 독립을 해야 했죠. 그래서 학자금 지원 부서를 찾아갔던 게 기억나요. 거기서는 놀랄 정도로 간단한 서류를 작성하게 하고, 세라피를 10회 받게 하더군요. 그 세라피스트가 학자금 지원 부서에서 얻은 최고의 수확이었어요. 다른 곳도 아닌 학자금 지원 부서에서! 어머니와의 관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정말 많이 도와줬어요.

그는 내가 ‘흰색’, ‘검은색’, ‘회색’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했어요. ‘흰색’은 엄마가 바라는 대로 다시 내가 게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기도하고 교회에 나가며 이 ‘죄’에 맞서 싸우며 어머니와 예전의 관계를 회복하는 거예요. ‘검은색’은 계속 연락을 끊고 지내고, 어머니와 나 사이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도록 내버려 두고, 우리 둘 중 누구도 바뀌지 않을 테니 어머니와의 관계 없이 사는 법을 익히는 거예요. 나는 앞으로도 계속 게이일 거예요. 어머니는 앞으로도 계속 동성애는 선택에 의한 것이고 죄라고 믿을 거예요. 아니면 나는 ‘회색’을 찾으려 할 수도 있어요. 그는 내 어머니가 싱글 맘이고 나는 외아들이고, 우리의 관계는 비록 엉망이 되었을지언정 두 사람 모두에게 중요하다는 걸 강조했어요. 엄마는 믿음을 바꾸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내가 받아들이되, 엄마의 호모포비아에 연민을 갖거나 엄마가 무시하는 걸 무시하는 법을 터득해서, 내게 상처 주려고 엄마가 던지는 말들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버리는 ‘회색’ 지대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죠. 앞장서서 사랑하라, 같은 식으로 되돌려 받지 못할 지라도, 라는 거죠. 내가 늘 이걸 잘 해냈느냐? 아뇨. 나는 엄마와의 대화를 글로 옮겨서 세상에 보여주면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껴요. 하지만 의도는 순수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가 극단적인 시각에서 회색 지대를 조금씩 더 찾을 수 있다면, 우리는 이 세상을 조금 더 잘 이해하게 될 지도 몰라요. 사랑이 조금 더 많아지고요.

HP: 사람들이 당신의 경험에서 배웠으면 하는 한 가지가 있다면요?

#AccordingToMyMother 를 쓰면서 나는 웃음과 코미디가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일 때에도 웃음과 코미디를 찾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웠어요. 유머가 내 치유와 대처의 일부였고, 내 포스트와 영화로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게 그거예요. 우습고 어처구니없는 것 너머에 있는 한 사람의 ‘회복’이 보였으면 좋겠어요. 회복이란 단어는 너무 강렬한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 이 이야기는 내가 처한 상황을 극복한 이야기고, 어쩌면 자신의 길을 가는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르죠.

아, 엄마한테 전화하세요.

허핑턴포스트US의 'According To My Mother' Takes A Comedic Look At LGBT Acceptance And Cultural Difference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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