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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씨몽·에픽하이·프라이머리의 공통점

엠씨(MC)몽, 에픽하이, 프라이머리. 이들은 최근 3년새 성공한 피처링곡을 가장 많이 발표한 가수다. 2012년 1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지니 월간차트 100위권에 들었던 곡중 엠씨몽은 16곡, 에픽하이는 12곡, 프라이머리는 9곡이 다른 가수들의 피처링을 받은 곡이었다.

앨범을 내는 뮤지션이 음악적 표현의 폭을 넓히고,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다른 가수 또는 연주자를 참여시켜 노래 또는 연주를 녹음하는 피처링은 이제 음악을 만드는 가장 흔한 방식이다.

케이티(KT)뮤직에서 꼽아보니 2012년~2014년 3년동안 나온 가요디지털음원수는 모두 16만6881곡이며, 이중 피처링으로 제작된 콜라보레이션 가요 디지털 음원수는 1만279곡이다. 전체 출시곡중 6.1%다. 2014년 결산 차트에서 긱스 릴보이가 피처링한 ‘썸’(1위)을 포함해 피처링이 포함된 노래 18곡이 100위 안에 들었다.

■ ‘크루’ 손을 떠나 ‘회사’로

같은 기간 다른 가수들의 피처링에 가장 많이 참여한 가수는 다이나믹듀오의 개코(11곡), 자이언티(8곡), 버벌진트(8곡), 빈지노(7곡) 순이었다. 가장 인기있는 피처링 가수인 개코는 그 자신도 피처링을 많이 받는다. 지난해 데뷔 15년만에 낸 솔로 음반 <레딘 그레이>의 18곡 중 8곡에 자이언티, 크러쉬, 에일리, 도끼 등의 피처링을 썼다.

피처링은 친한 힙합 멤버들의 모임인 ‘크루’나 같은 회사(‘레이블’)에 속한 뮤지션끼리 음악을 주고 받으며 집단 창작하는 식으로 발전해온 힙합 문화가 키운 창작 방식이다. 피처링이 포함된 음원 중 38%, 4521곡이 ‘랩·힙합’ 장르다.

다이나믹듀오, 프라이머리, 얀키 등이 속한 ‘아메바컬쳐’는 최근 3년 동안 ‘조만간봐요’(프라이머리) ‘화장 지웠어’(개코) ‘허그 미’(크러쉬) 등 소속사 다른 가수들이 피처링한 13곡을 100위권 안에 올렸다. 라이머, 버벌진트, 산이, 팬텀 등이 활동하는 ‘브랜드뉴 뮤직’이 피처링 방식으로 9곡의 히트곡을 만들어 그 뒤를 이었다.

그런데 보아는 얼마전 정규 8집 앨범을 통해 개코가 피처링한 ‘후 아 유’와 에디킴이 피처링한 ‘더블 잭’을 발표했는데 이중 에디킴과는 “전혀 친분이 없고 아직 만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지금의 피처링이 단순히 음악적 동지인 ‘크루’들이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프로듀싱하듯 진행된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음악평론가 김윤하씨는 “프로듀서들이 3~5분짜리 곡에서 분위기를 쉽게 환기하는 요소로 피처링을 즐겨 이용한다”며 “한 곡을 진득하게 듣기 보다는 순간적으로 귀를 확 잡아채는 곡을 편식하는 청취 분위기와도 관련 있다”고 분석했다.

■ 피처링에 ‘강한 여자들’

남자 피처링 가수들의 전공이 주로 힙합이라면, 여자는 ‘힘’이다. 지니 사이트 조사를 보면 피처링 활동이 많은 여성가수는 에일리(100위권 곡중 5곡), 조현아(4곡), 효린·진실·윤하·김제니(모두 3곡) 순으로 대부분 강하고 개성있는 음색을 가진 보컬들이었다. 피처링은 남자 가수들의 영역처럼 되어 있지만 이 사이트에서 월간차트 100위권에 오른 곡 중 여성 가수 참여 곡 비율은 2012년 29%에서, 2014년 36%로 확연히 늘었다.

피처링에선 음악만이 아니라 이미지가 무기가 된다. 박진영이 ‘어머님이 누구니’라는 곡에서 굳이 여성 래퍼 제시를 피처링으로 기용한 것도 ‘래퍼’만이 아니라 찌질한 남자에 대비되는 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여자 이미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조용필이 10년 만에 컴백하면서 버벌진트에게 타이틀곡 ‘헬로’ 피처링을 맡겼듯, 피처링은 고참 가수들이 새로운 이미지를 덧입는데도 사용된다. 케이티뮤직 서비스사업부문 시너지 사업본부 이상협 본부장은 “원래 피처링은 주 가창자가 가지지 못한 음악적 요소를 빌려오는 방법인데 지금의 피처링은 마케팅 요소에 더 가깝다.

지금처럼 전성시대를 맞게 된 배경에는 아이돌들이 댄스 가수, 립싱크 가수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디 음악가나 예술적 성향이 강한 음악가들의 피처링을 받기 시작했던 시기가 있다. 피처링은 음악적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뿐 아니라 다른 장르의 팬들을 데려오기 위한 활동이 됐다”고 했다.

■ 피처링, 어디까지 해봤니

피처링은 양날의 검이다. 음악평론가 김윤하씨는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다른 뮤지션을 셀러브리티로 초대할 것인가, 아니면 자신이 앨범의 중심에 서 있고 다른 뮤지션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것인가”가 피처링의 질을 좌우한다고 했다. 발라드라면 백지영, 가녀린 목소리가 필요하다면 아이유나 윤하 등에게 맡기는 관성화된 피처링은 이제 신선하지 않다는 것이다.

2013년 가수 윤종신은 프로듀서한 곡들을 모아 <행보 2012 윤종신>을 냈다. 12곡 모두 다른 가수들이 피처링이라는 이름으로 참여한 이 음반으로 그는 프로듀싱과 피처링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또 매드 소울 차일드의 진실이 피처링한 ‘내가 그리웠니’로 2014년 11월 지니 월간차트 1위에 올랐던 엠씨몽은 지금까지 발표한 89곡 중 피처링을 받은 곡이 무려 59곡이다. 어디까지가 음악 활동이고 어디까지가 친목활동인가. 확실한 것은 피처링은 지금 음악을 좌우하는 가장 강력한 장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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