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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은 더 이상 기사를 쓰지 않겠다고 했다(사진)

세상에는 이런 사직서도 있다.

'전남매일신문기자 일동'은 1980년 5월 20일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공동 사직서'를 제출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당시 기자들은 '역사를 기록하자'며 <18, 19일 이틀 동안 계엄군에 학생, 시민 피투성이로 끌려가><민주화 부르짖다 숨지고 중태>의 기사를 작성했으나 군부의 압력으로 신문에 실리지 못했다.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두 남녀가 전남도청으로 붙잡혀 가는 사진도, 진압군에게 머리가 맞아 쓰러진 시민이 들 것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지는 사진도 보도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자들은 더 이상 기사를 쓸 이유가 없다며 공동 사직서를 제출했던 것이다.

5·18 당시 전남매일 편집국장으로 재직했던 신용호 씨는 2008년 5·18 기념재단에 신군부의 가혹한 언론통제의 실상을 보여주는 자료를 기증하기도 했다.

신씨가 기증한 자료는 1980년 6월 2일자 전남매일 신문 1면과 3면으로, 1면에 게재된 김준태 시인의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이 십자가여' 글 본문은 대부분이 사인펜으로 그어져 있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신씨는 "5.18이 발발하자 더 이상 신문을 발행할 수 없다는 생각에 신문사 스스로 발행을 중단한 뒤 12일 만에 발행을 재개했다"며 "당시는 언론 검열이 워낙 혹독해 독자들에게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데 무척 어려움을 겪었다"고 회고했다.

[앵커브리핑] 반쪽 5·18 35주기…검열 당한 시 '35행'

지금으로부터 35년 전의 이야기. 무더웠고 뜨거웠고, 그리고 붉게 물들었던 광주의 5월이었습니다.

Posted by JTBC 뉴스 on 2015년 5월 18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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