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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만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

은하수를 처음 본다면, 은하수가 막 떠오르는 하늘에서 구분하기 어렵다. 은하수가 걸쳐있는 별자리를 기준으로 흐름을 따라 천천히 찾아보면 희끗희끗한(?) 은하수를 어렴풋이나마 볼 수 있다. 새벽이 되어서 고도가 높아지면 은하수가 더 잘 보이긴 하지만, 떠오르는 은하수를 보기 위해서는 은하수의 위치를 먼저 알아두는 게 중요하다. 은하수가 막 산능선에 떠오를 때 하늘에 번지듯이 올라오는 장면은 말 그대로 장관이다. 하늘에 우유를 풀어놓은 듯한 그 느낌. 그것이 떠오르는 은하수만의 느낌이다.

  • 권우태
  • 입력 2015.05.19 13:49
  • 수정 2016.05.19 14:12

벗고개에서 촬영한 은하수 파노라마. 클릭하면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5월 중순, 밤 12시쯤에는 은하수가 관측하기 좋은 고도까지 올라온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웬만한 관측지의 경우 산능선 위로 은하수가 떠오르는 시간이 12시다. 동쪽에 산이 없는 평지라면 좀 더 빨리 은하수를 볼 수 있겠지만, 지표면과 가까울수록 광해로 인해 은하수가 잘 안보이니 광해 영역을 지나 은하수가 보이는 고도까지 올라오는 시간은 밤 12시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계절이 여름으로 넘어가면, 습도가 높아지고 장마가 시작되어 관측이 어려우니, 조금 늦게까지 있을 수 있다면 지금이 은하수 관측의 적기라 할 수 있다. 장마가 끝난 8월에는 더 이른 시간에 은하수가 떠오르지만 습도를 생각한다면, 요즘 이후에는 9월 가을이 적기일 것이다.

은하수 관측을 위해 알아두어야 할 것들

1. 은하수가 걸쳐 있는 별자리를 알아두자.

은하수를 처음 본다면, 은하수가 막 떠오르는 하늘에서 구분하기 어렵다. 은하수가 걸쳐있는 별자리를 기준으로 흐름을 따라 천천히 찾아보면 희끗희끗한(?) 은하수를 어렴풋이나마 볼 수 있다. 새벽이 되어서 고도가 높아지면 은하수가 더 잘 보이긴 하지만, 떠오르는 은하수를 보기 위해서는 은하수의 위치를 먼저 알아두는 게 중요하다.

여름철 대삼각형

궁수자리와 전갈자리

은하수는 고니자리 데네브부터 알비레오를 거쳐 독수리 자리 알타이르의 위를 지나 궁수자리, 전갈자리 꼬리까지 연결된다.

여름철 대삼각형인 거문고자리 베가와 고니자리 데네브, 독수리 자리 알타이르만 찾을 수 있다면, (봄 동쪽의 밝은 별이라 의외로 찾기 쉽다.) 은하수의 위치는 거의 다 찾은 것이다. 베가에서 남쪽으로 선을 그어보면 삼각형 꼭지점의 라스알게하를 찾을 수 있다. 뱀주인자리의 별로 큰 오각형이 누워있는 형태이다. 베가에서 라스알게하로 연결되는 선을 계속 연장하면 빨간 밝은 별이 하나 잡힌다. 이것이 전갈자리의 알파별인 안타레스다. 안타레스 아래로 늘어뜨려진 별들이 전갈의 몸통이고 그 아래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은하수의 남쪽 끝이다. (첨부된 사진은 올해 3월에 촬영한 사진으로, 전갈자리의 전갈 머리 위에 밝은 별 하나가 있는데, 이것이 토성이다.)

다시 데네브부터 시작해서 알타이르 전갈 꼬리까지를 찬찬히 살펴봤을 때 희끗희끗한 구름들이 느껴진다면, 그것이 은하수이다.

2. 은하수는 우리 은하의 단면이다.

은하수 from GaeGuRi on Vimeo.

은하수가 우리 은하의 단면이라는 건 의외로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은하수를 보기 위해 이 사실이 중요한 이유는 태양계는 우리 은하의 중심에서 3만 광년 떨어진 외곽에 있다는 것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볼 수 있는 은하수의 남쪽(전갈자리, 궁수자리)이 우리 은하의 중심부 방향이다.

그래서 우리 은하의 중심부인 궁수자리와 전갈자리에서 가장 화려한 은하수를 볼 수 있다. 데네브 방향으로 페르세우스자리, 마차부자리, 오리온의 어깨를 지나는 겨울 은하수는 우리 은하의 바깥쪽이기 때문에 희미한 은하수이다. (육안으로 은하수의 느낌을 받을 정도로 볼 수 있는 곳도 드물다.)

3. 은하수는 우리 은하의 별들이 모여 있는 것이다.

고니자리의 은하수

은하수 찾기에 성공했다면, 소구경 망원경이나 쌍안경으로 은하수를 훑어보자. 눈으로 보이지 않던 수많은 별들이 시야에 꽉 찰 것이다.

은하수의 하얀 빛은 수많은 별들이 모인 것이고, 은하 중심부로 갈수록 검은 암흑대들이 보인다. 이는 우리 은하의 먼지들로 인해 별들이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 암흑대가 있기 때문에 은하수는 화려해 보인다.

은하수는 눈으로 보는 것도 좋지만, 작은 쌍안경이라도 하나 준비해서 은하수 방향으로 훑으며 별들을 보는 것이 더 신비롭다.

4. 떠오르는 은하수를 느껴보라

벗고개 은하수 20130602 from GaeGuRi on Vimeo.

아마 은하수가 지평선에서 떠오르는 곳을 볼 수 있는 곳은 국내에 없을 것이다. (혹시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보통 산 위에서 떠오를 텐데, 은하수가 떠오를 때는 은하수라 생각하지 못하고 광해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광해가 심해지는 듯 느껴진다 싶다가 어느새 보면 은하수가 하늘에 보이기 시작한다. 은하수가 막 산능선에 떠오를 때 하늘에 번지듯이 올라오는 장면은 말 그대로 장관이다. 하늘에 우유를 풀어놓은 듯한 그 느낌. 그것이 떠오르는 은하수만의 느낌이다. 은하수를 몇 번 봐야만 그 느낌을 알게 되는 것이 아쉽지만, 이게 은하수를 보는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이다.

5. 사진의 은하수를 많이 보되, 사진의 은하수를 눈으로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버려라.

광덕산 천문대에서 촬영한 은하수

벗고개에서 촬영한 은하수

사진의 은하수는 최소 30초 이상 고감도로 촬영한 장면이다. 육안으로 보는 은하수는 허연 구름과 같은 모양으로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은하수 사진의 암흑대와 별들을 눈에 익혀놓으면, 육안으로도 은하수 모양을 알아볼 수 있다.

은하수 촬영을 위해 알아두어야 할 것들

은하수 사진을 찍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삼각대와 카메라, 광각렌즈, 릴리즈만 있으면 누구나 은하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은하수를 눈으로 보는 것도 좋지만, 사진 한 장 남겨두는 것을 추천한다. 조금만 신경 쓰면 은하수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1. 은하수 사진을 찍을 때 필요한 것

렌즈

은하수를 찍기 위해서는 광각렌즈가 필요하다. 크롭바디라면 12mm 이하의 렌즈를 추천한다. 번들로 많이 제공되는 18mm로는 은하수의 일부만 담을 수 있기 때문에 뭔가 아쉽다. 파노라마를 촬영해서 남긴다면 18mm보다는 35mm이상의 렌즈를 추천한다. 주변부 왜곡이 없는 것이 파노라마 사진을 깔끔하게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별사진을 촬영할 때는 비싼 렌즈를 쓸 필요가 없다. 어차피 AF는 가능하지 않고, 삼각대에 올린 상태에서는 손떨림 방지 장치도 꺼놓는 게 도움이 된다. 그래서 MF방식의 구형렌즈를 더 선호하기도 하는 게 별사진이다. (AF 렌즈에 비해 초점링이 두꺼워 안정적이고, 더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 광각렌즈는 L렌즈 등 고가의 렌즈라도 주변부 별상이 늘어지는 비점수차가 존재한다.

카메라

사진만 찍히면 된다. 보급형 바디도 좋고, 고급형 바디도 좋다. 고감도 저노이즈인 것이 유리하긴 하지만, 별사진은 다크프레임을 찍어서 노이즈를 제거하기 때문에 노이즈가 좀 있는 바디도 쓰는데 무리는 없다. 수많은 별들 사이에 자글자글한 노이즈는 보정 여하에 따라 별이라고 우겨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카메라에서 필요한 기능은 ISO1600 이상, Manual, Bulb 촬영 기능, 타이머릴리즈, 2초 타이머 촬영 정도이다. 장노출시 자동 노이즈리덕션을 끌 수 있는 기능도 필수다.

삼각대

두꺼운 게 좋다. 바람이 안부는 날은 그냥 버티기만 해도 되지만, 바람이 부는 산 위에서 촬영을 하려면 두껍고 단단한 삼각대가 필요하다.

타이머 릴리즈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누를 각오와 열정이 준비되었다면 굳이 필요 없다. 2초 타이머 릴리즈 기능을 이용해서 진동을 줄인다면 컷마다 셔터 버튼을 눌러도 된다.

피기백 적도의

지구의 자전축과 회전축을 맞춰주면 자전속도에 따라 카메라를 회전시켜준다. 30초 이상 장노출을 한다면 필수 장비이지만, 이로 인해 장비가 늘어나고 지름의 강도가 심해진다. 필수 장비는 아니다.

2. 은하수 사진을 찍자

초점

별사진에선 AF가 동작하지 않는다. 별의 초점과 무한대의 초점은 일치하지 않는다. 망원렌즈라면 라이브뷰로 밝은 별의 초점을 맞출 수 있지만, 광각렌즈로는 별이 보이지 않는다. 줌렌즈라면 촬영할 초점거리를 잡고 테이프로 고정한다. 슈퍼줌의 경우 최대 광각과 최대 망원의 초점이 다르기 때문에 줌링이 돌아가버리면 초점도 같이 나갈 확률이 높다. 그래서 줌링은 테이프로 고정한다. 초점링을 무한대에 놓고 감도는 1600이상인 상태에서 10초씩 찍어가면서 일일이 초점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맞춘다. 초점이 맞았다면 역시 초점링도 테이프로 고정한다.

촬영 설정

Manual에 셔터스피드는 20~25초 ISO는 1600 이상이다. 조리개는 최대 개방보다 1/3~1스탑 조인다. 이론적으로 셔터스피드가 6초 이상이면 별이 흐르는 궤적이 찍히지만, 12mm 이하의 광각렌즈를 쓰면 셔터스피드 25~30초 정도에서도 별의 흐르는 궤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블로그나 SNS에 올린다면 리사이징을 할 것이니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제 찍으면 된다. 촬영을 시작한 후 3~4장은 꼭 초점을 확대해서 확인해야 한다. 열심히 찍어서 집에 갔더니 초점이 안 맞은 것만큼 좌절스러운 일도 없다. 테이프로 잘 고정한 초점링과 줌링은 카메라의 구도를 이리저리 바꿔도 움직이지 않으니 자유롭게 구도를 바꿔서 찍어보자.

아래는 30초와 5분 촬영 사진을 비교한 것이다. 두 사진의 감도는 다르다. 길게 추적 촬영을 하면 배경이 흐르지만, 낮은 감도에서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노이즈가 적게 발생한다.

30초 촬영한 광덕산 은하수

5분 추적 촬영한 광덕산 은하수

은하수를 보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것. 가장 중요한 마지막

은하수가 보이는 곳을 알아두자. 은하수는 도심에서 볼 수 없다. 가로등이 많은 곳에서도 볼 수 없다. 은하수가 보이는 곳을 먼저 알아두어야 하고, 보이는 곳으로 가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도권의 관측지라면 여기서 볼 수 있다. (http://gaegul.kr/wordpress/category/place)

단, 관측지에서의 예절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관측지 방문시 주의사항 (관측지 예절)

관측지에는 날이 맑고, 월령이 좋은 날에는 별을 관측하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멀리서 무거운 장비를 들고 오시는 분들이 많다.

관측이나, 사진에 방해되는 행동은 자제해주시는게 좋다.

1. 관측지에 진입할 때는 라이트를 끄고, 미등, 안개등만 켜고 천천히 진입한다. – 어두워서 위험할 수 있지만, 관측지 초입에서 차를 세우고 등을 끄고 2~3분만 대기하면 암적응이 되어, 천천히 진입한다면, 미등만으로 안전하게 진입할 수 있다.

별을 관측할 때는 눈이 암적응을 해야 한다. 어두운 곳에서 동공이 확장되어 별을 보기 좋게 암적응이 되었는데, 강한 불빛이 비치면, 암적응이 깨져 2~30분간 별을 잘 볼 수 없게 된다.

2. 라이트 사용을 자제한다. – 역시 암적응을 이유로 라이트 사용을 자제한다. 필요하다면, 빨간색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빨간색 빛은 암적응을 깨지 않는다.

3. 라이팅그래피티 등 라이트를 이용해서 글자를 쓰는 장노출하는 사진을 하는 분들은 굳이 관측지까지 올 필요 없이 근처에서 하면 된다. 별을 보는 사람들에게 매우 방해되는 행위이다다.

4. 망원경 앞에 불빛을 비추지 않는다. – 가끔 장비를 확인하기 위해 망원경쪽에 라이트를 비추는 분들이 있는데, 사진 찍으시는 분들께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행위이다. 빨간색 불빛이라도 망원경을 비추는 것은 좋지 않다.

5. 쓰레기는 철수할 때 치우고 가셔야 한다.

서로 조금만 주의해주면, 별을 관측하시는 분들은 다들 마음이 넓으셔서 장비도 보여주고, 설명도 잘해준다라는 것이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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