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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꿀벌의 40%가 떼죽음을 당했다

ⓒGetty Images

지난해 미국에서 꿀벌 5마리 중 2마리 이상이 폐사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학계와 농가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백악관도 '꿀벌 살리기'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미 농무부(USDA)의 후원으로 곤충학자들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양봉업자 6천1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봉군(蜂群·벌떼)이 전년 대비 42.1% 감소했다고 AP와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년도 꿀벌 폐사율 34%보다 8%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이며, 지난 2010년 이 조사가 시작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오클라호마, 일리노이, 아이오와, 델라웨어, 메릴랜드, 펜실베이니아, 메인, 위스콘신 등 8개 주는 꿀벌 폐사율이 무려 60%를 넘었다.

특히 여름철(4∼9월) 폐사율이 27.4%로 겨울철(10∼3월) 폐사율 23.1%보다 높았다는 데 곤충학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추운 날씨로 꿀벌이 약해지는 겨울철보다 여름철 폐사율이 높게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지아대 키스 델라플레인 교수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꿀벌 문제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농업생태계에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꿀벌 떼죽음의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곤충학자들은 진드기, 농약, 영양실조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한다.

환경단체들은 특히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 성분의 살충제를 지목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 성분의 살충제 사용을 2년간 금지했고 미 환경보호청(EPA)도 꿀벌의 개체수 감소에 관한 연구가 끝날 때까지 이 성분의 살충제 야외 살포를 추가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진드기는 꿀벌의 피를 빨아먹고 병을 전염시켜 소규모 양봉 농가에 큰 피해를 끼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꿀벌이 집단 폐사하면 살아남은 봉군을 분리해 금방 개체 수를 회복할 수는 있지만, 이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돼 양봉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양봉업자들은 꿀벌 폐사율이 19%를 넘으면 재정적 위기를 느끼기 시작하고, 50대 이상 장·노년층 상당수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아예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USDA에 따르면 꿀벌의 꽃가루받이(수분·受粉)에 의존해 재배하는 살구, 아몬드, 호박 등의 농작물이 1년에 150억 달러(약 16조원) 규모여서 관련 농가에도 재정적 타격이 우려된다.

이에 백악관은 지난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꿀벌 개체 수 급감을 막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고, 몇 주 안에 범국가적 '꿀벌살리기'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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