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에게 물어보면 그녀는 자신의 결혼 생활이 전반적으로 괜찮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녀와 남편은 10년 동안 잘 지내며 재미있게 살고 있다. 그들은 그저 섹스를 하지 않을 뿐이다. 최소한 최근 1년 동안은 하지 않았다.
32세의 헤더는 그녀와 남편이 15년 전에 처음 만났을 때면 기회가 될 때마다 섹스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혼하고 2년이 지나자 그들의 성생활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몇 번 씩 하다가, 몇 달에 한 번, 1년에 한 번으로 줄었다. 늘 헤더가 원해서였다. 헤더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지만, 남편은 섹스에 관심이 없다. 헤더는 이게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해결 방법을 의논하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여러 가지 대답을 들어요. 그럴 기분이 아니다, 피곤하다, 복통이 있다 등등.”
그녀는 남편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게 아닐까 의심하고 있지만, 남편은 의사를 만나기를 거부한다. 그녀가 섹스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꺼내면 남편은 입을 다물거나 방어적이 된다. 그녀는 남편에게 자기가 매력이 없다고 느낀다, 그들이 그저 룸메이트에 불과하다는 기분이 든다고 말하며 운 적도 있다. 하지만 헤더는 공감도 격려도 얻을 수 없어서, 그냥 포기해버렸다. 거절 당하는 데 지친 것이다.
결혼한 다섯 커플 중 한 커플은 지난 달에 섹스를 하지 않았다. 6%의 기혼자들은 지난 한 해 섹스를 하지 않았고, 12%는 지난 3달 간 섹스를 하지 않았다.
남편이 자신을 원하기를 바라는 여성들이 느끼는 특정 종류의 수치심이 있다
여성들이 남녀관계에 있어 남성이 늘 성적으로 먼저 선동하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방적인 섹스 충동을 거절 당해도 아무렇지 않을 수는 없다. 특히 전통적인 성역할이 아직 팽배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럴 기분이 아닌 아내와 흥분한 남편'이라는 고정관념은 잘 사라지지 않는다.
남편들이 계속해서 진심으로 섹스를 거부하면, ‘나의 문제가 뭘까?’ 라고 생각하게 되는 아내들이 많다.
43세의 페니가 15년 전에 남편을 만났을 때, 그녀는 그들이 ‘즉시, 방 저쪽 편에 있는 걸 보자마자 끌렸다’고 한다. 그러나 결혼 후 3년이 지나자 남편은 더 이상 섹스를 원하지 않았다. 결혼기념일이나 휴가처럼, 페니가 관계를 가질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상황에서도 남편은 그녀를 거부했다.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내가 대단한 미인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그 일 전에는) 나는 내가 매력적이고 강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해왔거든요.”
페니의 남편은 섹스리스 결혼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카운셀링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페니는 혼자 세라피를 받았다. 그 결과 그녀는 이것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어서도, 그녀가 매력이 없어서도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페니는 수 년에 걸쳐 조용히 그녀의 남편에게 다가가 의료 지원이나 카운셀링이 필요한지 알아보라고 격려했지만, 그는 이 문제만 나오면 계속 완고하게 군다.
더 이상 친밀함 없는 생활을 견딜 수 없게 되자, 페니는 남편과 혼외 관계를 의논했다. 결국 그녀는 남편이 다 알고 용납하는 가운데 지인과 섹스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그녀의 결혼 생활의 성적 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고, 남편과 더 가까워지고 싶은 욕구를 완화시켜주지도 못했다. 그들은 현재 별거중이다.
어떤 부부들은 아이들이 자라서 손이 덜 가게 되기 전까지는 섹스가 줄어드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기도 한다. 아이를 셋 둔 어머니인 30세의 메건의 경우가 그랬다. 메건은 언제나 성적으로 먼저 주도하는 사람이었지만, 아이들이 그녀의 힘을 다 빼놓아서 그녀가 먼저 유혹하는 일이 없어졌다. 그녀는 자기 남편이 이제 더 이상 섹스나 육체적 애정에 관심이 없고, 그녀를 알아보지도 못하는 것 같다고 한다.
메건은 섹스에 대한 대화를 나눠보려고 했다. 그녀는 남편에게 새로운 출발점이 될 만한 기사들을 보내주었고, 심지어 자신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 질 수축 수술이라도 받겠다고 제의했다. 하지만 섹스를 더 자주 하자고 계속 밀어붙이기엔 너무 의기소침해져 버렸다.
“옆구리를 찔러 절 받는 것 같잖아요. 부탁해야 받을 수 있는 거라면 진실된 것 같지가 않아요.”
30살이 넘은 남자 4명 중 1명은 테스토스테론이 낮다. 이들 중 12%는 성욕 감퇴를 겪고, 16%는 발기부전을 경험한다.
물론 이 이야기들은 복잡한 역학 관계의 절반만을 반영한다. 남편들도 심리적 걸림돌 때문이든 생리적 이유이든 간에 섹스를 할 수 없을 때는 그들만의 굴욕을 느낀다. 일반적으로 남성의 성욕이 줄어드는 생리적 요인은 발기 부전, 약물(항우울제 등), 뇌화학 문제, 호르몬 불균형(낮은 테스토스테론 등) 등이 있다. 심리학적으로는 낮은 성욕은 우울증, 스트레스, 불안감, 결혼 생활 내의 문제 등이 있다.
그러나 샌디에고의 알바라도 병원에서 성의약품 프로그램 디렉터를 맡고 있는 어윈 골드스타인 박사의 말에 따르면, 남성이 해결책을 찾아나서느냐 마느냐는 대부분의 경우 ‘파트너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자신의 환자들 다수는 자신이 개인적으로 섹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에 대해 상당히 무관심하지만, 사랑 받지 못한다, 무시당한다고 느낄지 모르는 자신의 파트너를 위해 치료를 받는다고 한다.
이런 결혼 관계의 문제는 꼭 섹스가 아닐 수도 있다.
이런 섹스리스 부부 중 상당수가 겪는 문제는 섹스만이 아니다. 남편이 괴로워하는 배우자와 공감하지 못하고,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나갈 능력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만약 당신이 정말 간절히 원하는 게 있는데 배우자가 그 이야기를 할 시간조차 내주지 않는다면, 그건 일반적으로 섹스 이상의 기능 장애가 있는 관계입니다.” 심리 치료사 면허가 있는 관계 전문가 레이첼 서스먼의 말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아내가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한다. 그녀는 남편에게 “당신 문제가 뭐야?”, “당신 그러고도 남자야?”와 같은 공격적인 말을 던지는 아내들을 봐왔다. 하지만 적극적이든 수동적이든, 이런 이슈를 공격적으로 꺼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서로에게 화가 난, 자존감에 상처를 입은 두 사람이 있다면, 공격적인 방법으로는 성생활을 복구할 수 없어요.”
그녀는 부부들에게 느긋하고 애정이 있는 환경을 조성하라고 권한다. 와인을 한 잔 곁들인다든가, 아이들이 잠들고 난 뒤라든가. 건강한 관계의 부부라면 결국 두 사람은 섹스를 하게 될 것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섹스리스'는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되는 결혼 상담 용어다. '결혼'이라는 단어와 연관 검색어로 가장 많이 등록된 것은 '섹스리스'(21,090번), '섹스에 굶주린'(1,658번), '노 섹스'(1,300번)였다.
얼마나 심해지면 결혼을 깨는 게 나을 정도인 걸까?
허핑턴 포스트가 만난 여성들 다수는 자신의 성생활이 불만족스럽지만, 결혼 생활을 끝낼 준비는 되어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49세의 패티는 섹스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는 남편의 태도가 그들 관계의 다른 부분에서도 큰 문제를 일으키는 그의 미성숙함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한다. 그녀와 남편은 결혼 후 5년 동안은 ‘토끼처럼’ 자주 섹스를 하며 지냈지만, 최근엔 거의 7년 동안 섹스를 하지 않았다
“내 결혼은 위기에 처했는데, 남편이 그걸 얼마나 깨닫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우린 함께 여정을 떠나야 하는 거잖아요. 그 여정에는 섹스도 포함돼요.”
절대적인 법칙은 없지만, 서스먼은 네 달에서 여섯 달이 지났는데도 남편이 계속 대화를 거부하면 자신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나는 이 문제 때문에 결혼 생활을 끝낼 의지가 있나?;
하지만 결혼을 유지하며 개선해 나가고 싶다면, 차분하고 열린 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어요. 다른 사람이 뜻을 갖게 할 수 있느냐 하는 게 문제죠.”
*이 기사를 위해 인터뷰에 응한 여성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성은 적지 않았다.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Meet The Women Secretly Suffering In Sexless Marriages를 번역한 글입니다.